2010-07-23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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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대책연기, 그것이 알고싶다

식욕억제가 잘 되지 않아서 비만이 되었다가 부모가 다이어트를 시키면 살이 빠지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10여년전 부모의 사업실패로 가정이 어려워지면서 단기간에 살이 너무 많이 빠졌지만 다시 부모님이 재기를 하면서 가정경제가 살아났고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를 위하여 부모님은 좋아하는 음식을 더불어 보약까지 먹이게 되었지요
그 결과 말랐던 아이의 몸은 살이찌기 시작했고 당황한 부모는 다이어트를 시켰지만 아이의 몸은 오히려 더 찌게 됩니다.
부모는 점점 강도가 높은 다이어트를 시켰고 결국 부모는 자녀가 음식을 사먹을 수 있는 용돈을 줄이게 되자 그제서야 살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년전 다시 위기가 닥쳤고 부모는 인위적으로 돈을 풀어서 위기는 막았지만 아이는 그사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살이 조금 붙었고 부모는 성급하게 돈줄을 막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또 살이 너무 빠져서 급성영양실조를 걱정하는 단계까지 되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비만이 되는 것도 싫지만 영양실조도 안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용돈을 늘려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어머니는 용돈 조금 늘려서 아이가 회복되지는 않고 오히려 부작용만 생긴다고 반대하고 있기때문인데
이렇게 부부싸움을 하고 있는 동안 아이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7월 22일 부동산거래 활성화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며칠전부터 나왔는데 7월 21일 결국 무기한 연기가 되었습니다.
이유는 모두 아시다시피 대출규제의 핵심인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에 대한 부처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때문입니다.
국토해양부는 DTI완화 찬성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는 반대를 하면서 의견대립을 하다가 결국에는 다음에 논의하자가 되었습니다.
현장에 나가보면 거래가 급감하면서 손해보고 팔고싶어도 팔지못해서 아우성입니다만 정부는 시장의 기대를 져버리고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고 무기한 연기를 해버렸습니다.
DTI에 대한 의견일치가 안되면 다른 대책이라도 먼저 발표하고 상황을 보면서 DTI완화를 결정하면 되는데 무기한 연기를 했다는 것은
결국 DTI완화 또는 폐지가 아니고는 다른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부동산을 매수하려면 돈이 있어야하고 실물경기 회복에 따른 실질자산 증가로 돈이 돌아야 하는데 현실은 단기간에 실물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정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출로 인한 자금줄 확보밖에 없는데 DTI일부완화를 하자니 거래활성화에 큰 도움은 되지 않고 오히려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것 같고,
DTI전면폐지를 하자니 부동산거래가 너무 활성화되어 자칫 투기바람이 불 것 같고, 
대출을 계속 묶어두자니 금리인상까지 한 마당에 부동산거래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자칫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때문에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DTI완화 또는 폐지를 반대가 단순히 금융시장안정만을 위한 것은 아니고 정치적인 이유도 있는데 관련부처장들의 토론만으로 정책결정이 나지는 않습니다.
더 높은 곳에서 교통정리를 해주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결국에는 각 부처간 의견조율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동산거래활성화 대책이 무기한 연기하였는데 정부는 네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합니다.
7.28 재보궐선거전까지는 부자정책이라는 정치공세를 피할 수 있고
변경된지 얼마 되지않는 청와대 참모진들의 부담을 줄일 수도 있고
각 부처간 의견조율을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충분한 논의를 할 수 있으며
당장 대책이 나오지 않았지만 준비중이라는 시그널을 주면서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DTI를 뺀 나머지 대책이라도 나왔어야 합니다.

과연 DTI가  금융시장 불안의 주범일까요?
DTI를 풀면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거래가 증가하면서 담보대출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DTI가 묶여있던 상반기에도 담보대출총액은 증가하였습니다.
주택구입은 어차피 담보대출을 활용해야 하고 입주물량이 늘어나면 담보대출총액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존 주택은 이미 담보대출을 받고 있기에 매도하고 다른 매수자가 구입한다고 대출금액이 커지지 않습니다.
집값이 상승하면 매수자가 받아야 할 대출금액도 커지지만 집값이 약보합세 또는 하락하면 매도자가 처음 받았던 대출금액과 비슷하거 오히려 줄어들기도 합니다.
결국 현재의 담보대출증가는 2007-2008년 상반기까지 분양된 신규주택공급에 때문이며 DTI를 완화하거나 푼다고 해서 대출총액이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소득이 없는 사람들이 대출을 많이 받아서 금융시장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처럼 집값의 90%까지 대출을 해주었다가 집값이 하락되면 문제가 되지만 우리는 LTV(담보대출인정비율)가 있어서 대출이 집값의 60%를 넘지 않습니다.
DTI는 대출을 강제적으로 억제하는 정책이며 오히려 LTV가 금융시장 건전성을 위해 필요한 정책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담보도 맡기고 소득소준도 보는 이중규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참여정부 말기 뛰는 집값을 잡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했지만 침체기인 지금 대출억제정책인 DTI를 그대로 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거래가 꽁꽁 얼어붙은 심각한 상황에서 활성화 대책이 나와도 늦은 판에 이렇게 아무런 대책없이 또 시간이 가버리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약으로 해결될 수 있는 병을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고 지금은 약으로 해결될 상황도 아니고 입원이라도 해야 할 상황인데 정부는 기다리다가 수술까지 하려나 봅니다.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한 것인데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까봐 걱정입니다.

DTI를 풀 자신이 없다면 다른 대책이라도 빨리 내야 합니다.
할 수 있는 대책을 먼저 내고 추가논의가 필요한 대책은 충분한 논의후 결론을 도출하면 됩니다.
현재 정부의 이런식의 대응은 신뢰만 더 떨어뜨릴 뿐이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수요자들은 실망감과 불안감에 급매물을 던질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활성화대책연기에서 의미를 부여하자면 영원한 정책은 없고 시장상황에 따라 정책은 변한다는 것을 한번 더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비록 연기가 되었지만 계속 거래침체가 된다면 8월에는 대책이 나올 것이며 그사이 거래가 회복한다면 대책이 안나오거나 약한 대책이 나오겠지요
집값이 상승하면 규제를 해서 열을 식혀야하고 집값이 하락하면 규제를 풀어서 열을 올려야 하는 것이 부동산정책의 기본원리 입니다.
부동산은 투자개념뿐만 아니라 삶의 터전이자 경제의 밑바탕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추가 궁금한 점이나 도움 필요하면 카페 오셔서 질문주시기 바랍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카페  http://cafe.naver.com/atou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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