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과 중대형에 청약할 수 있으나 양쪽으로부터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아온 전용면적 102㎡(30.8평) 이하 청약예금이 빛을 본다.
통장을 쓸만한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판교신도시 등에서 5000여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발코니 확장으로 ‘작은 평형’ 이미지 벗어
전용 30.8평 이하에 청약할 수 있는 예금통장의 예치금은 서울 600만원, 인천 400만원, 경기도 300만원이다. 전용 25.7평 이하 민영주택의 중소형 뿐 아니라 전용 30.8평 이하의 중대형에도 청약자격이 주어지지만 그동안 찬밥 신세였다.

중소형에선 특히 인기지역의 경우 주택공사 등의 공공개발로 저축 가입자 몫이 늘고 있다. 중대형의 경우 이 통장의 신청 대상이 되는 30평대 후반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중소형이 37평형까지 나오면서 30평대는 중소형이란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크기가 비슷해도 30평대보단 40평대를 소비자들이 선호해 30평대 중대형 설계를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전용 30평 정도의 중대형 분양이 잇따른다. 발코니 확장 합법화 등으로 30평대 중대형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발코니를 확장하면 50평대의 넓이로 쓸 수 있기 때문에 30평대 느낌이 별로 나지 않는다.

분양가가 6억원이 넘으면 담보대출 규제가 강해지는데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대개 30평대 후반까지는 6억원 미만이다.

실제로 근래 분양된 전용 30평 정도의 30평대가 40평대 이상 중대형보다 높은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 하남시 풍산지구에 분양된 대명세랴뷰 연립의 경우 전용 30.5평인 37평형이 1순위서 5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40∼50평대 경쟁률은 2∼3대 1이었다.

6월 용인 공세지구 피오레 분양에서도 38평형은 1순위서 마감됐지만 40∼50평대는 3순위까지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피오레를 분양한 대주건설 김요식 분양소장은 “발코니를 확장하면 40∼50평대 못지 않게 쓸 수 있는 대신 가격 부담이 덜해 38평형에 청약자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전용 30.8평 이하, 30.8∼40.8평, 40.8평 초과 등 세가지로 나눠진 청약예금 가입자 가운데 상대적으로 홀대받은 30.8평 이하 가입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업체들이 예금 가입자들에게 골고루 청약기회를 주려는 것도 전용 30평짜리 공급 증가 이유다.

판교·은평뉴타운·송도 등에 분양 많아

전용 30평짜리는 판교신도시 2차 동시분양에서 대거 분양된다. 평형은 38∼40평형이고 전체 중대형 물량 5가구 중 2가구꼴인 1906가구다. 지난해 8·31대책에 따라 판교 중대형 가구수를 늘리기 위해 중대형 단지의 평균 평형을 45평에서 42평으로 줄이면서 전용 30평짜리 물량이 많아졌다.

서울 은평뉴타운에선 전용 30평짜리인 41평형이 전체 중대형의 절반에 가깝다. 이주대책용을 제외한 일반분양분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구수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주신도시의 첫 분양 단지와 분양이 계속 늦어진 용인 성복·상현동 등에서 1700가구 정도 분양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쓸모 없는 통장’으로 냉대받던 전용 30.8평 이하 예금통장이 제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지역인 송도신도시와 영종도에 나올 중대형 단지에도 전용 30평짜리가 빠지지 않는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신청가능한 물량이 많지 않아 통장을 보관만 해온 청약 대기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할 것으로 보여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 1순위 청약예금 가입자 187만6611명 가운데 전용 30.8평 이하는 71만8779명이다. 서울 24만8093명, 인천 5만1855명, 경기도 41만883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