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시세와 매물가 사이의 괴리를 읽어라

2007-03-20 19:24

시세와 매물가 사이의 괴리를 읽어라

아파트값 업체마다 제각각…시세표 활용팁

올해 내집 마련을 계획 중인 김상철씨(35).

그는 아파트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부동산 정보업체 사이트에 올라온 시세표를 보다가 화들짝 놀랐다. 같은 아파트인데도 회사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아파트 가격이 다르게 매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김씨가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에 직접 문의를 해봤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현장에서 실제 거래된 값’이라는 한결같은 대답뿐이었다.

한술 더 떠 현재 매입을 고려중인 아파트를 취급하는 중개업소에서는 인터넷에 떠있는 가격대의 물건들은 이미 오래 전에 거래가 다 된 것이고, 자금을 더 보태야 원하는 매물을 잡을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결국 김씨는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의 아파트 시세표를 참고해 집을 마련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그러나 만일 김씨가 부동산 정보업체의 시세조사 방식 체계를 이해하고 있었다면 아파트 시세표가 내집 마련의 좋은 길잡이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국민은행, 부동산뱅크, 부동산114 등의 홈페이지에 기재된 아파트 시세는 ‘모니터사’로 불리는 현장의 중개업소가 올린다.

전국 모든 단지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대부분 정보제공업체들은 시세표의 아파트 가격을 현장 중개업소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거래가와 시세표간 아파트 가격 편차는 여기서 발생한다.

■ 매매 평균가와 상·하한가 개념부터 이해해야 ■

중개업소들의 경우 아파트 시세를 실제 거래가보다 약간 낮춰서 제공하려는 경향이 짙다.

매출을 내야 하는 중개업소 입장에서는 시세표에 아파트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으면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선 시세 모니터 중개업소를 통해 제공되는 각 정보제공업체의 아파트 가격이 실제 거래가보다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같은 단지라 하더라도 각 정보제공업체의 모니터사가 다르므로 시세도 차이를 보이게 된다. 그렇다고 정보업체가 제공하는 아파트 시세가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아파트 시세표에 올라온 매매 상한가 혹은 이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서 실제 거래가 이뤄진다고 보면 적당하다.

정확성이 떨어지지만 실제 거래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시세표를 통해 아파트 가격을 산출했다면 매매 평균가, 상·하한가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매매 하한가는 아파트 저층 시세에 해당한다. 1층 또는 2층 시세라고 보면 된다.

매매 상한가의 경우는 중간층에 해당하는 로열층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매매 평균가는 저층이나 로열층을 제외한 나머지 물건들의 가격이다.

예를 들어 A아파트의 시세가 매매 하한가 8000만원, 평균가 1억원, 상한가 1억2000만원에 잡혀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 아파트의 1~2층 가격이 8000만원, 로열층 가격은 1억2000만원 선으로 볼 수 있다.

시세표와 함께 올라오는 매물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일 매도인들이 내놓은 호가가 시세표에 잡힌 아파트 가격보다 낮은 경우라면 이는 현재 매수 우위 시장임을 의미한다.

그만큼 물건이 많고 거래 주도권을 매도자가 아닌 매수인이 쥐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아파트 가격 하락기나 신규 아파트 입주 초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런 경우라면 매도인과 협의를 통해 아파트 가격을 더 깎을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와 반대로 시세보다 높은 매물이 많이 나와 있다면 매물이 아예 없거나, 가격이 상승 추세에 있음을 의미한다. 봄, 가을 이사철이나 아파트 가격 상승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아파트를 갖고 있는 경우라면 차익 실현을 높일 수 있는 매도 타이밍으로 볼 수 있다.

[길진홍 부동산뱅크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