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은 2000년대들어 교통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편으로 수도권 신규택지개발지역을 중심으로 최근에는 서울 강북지역까지 인기리에 확산되고 있는 주요한 교통수단입니다.

 

문제는 마치 경전철이 들어서면 단순히 교통문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해당 지역의 위상이 상당히 올라서는 것으로 모두들 판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그러한 계획만 발표되더라도 미래의 역세권뿐만아니라 주변지역까지도 상당한 가격 상승을 하게 마련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산 신도시에서의 경우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경전철을 서로 자기 지역으로 끌어당기려 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일산은 경전철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으니 이것이 무슨 일일까요?

일산이 경전철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것에 있습니다. 일산신도시는 호수공원과 조화롭게 이루어진 생태환경도시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고가로 이어지는 경전철이 들어서면 그야말로 일산신도시의 이미지는 사그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교통환경 개선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일산주민들로서는 지금의 생태환경신도시의 이미지를 이것과 바꾸고 싶지는 않은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전철이 교통환경 개선이라는 대의에는 명분이 있지만 이러한 도시미관을 해치는 문제는 소홀해질수밖에 없습니다. 우린 보았습니다. 서울의 청계천 고가가 사라지면서 서울도심이 얼마나 보기좋고 환경적으로 개선되었는지를... 그런데 또 다시 강북지역이나 용인 등 수도권 주요도시들이 경전철을 여기저기 계획하거나 건설하고 있는 것이 향후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면 참으로 단순한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주택시장에 참으로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시장을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일산의 경전철이 악재로 작용하는 것 또한 혼돈의 산물입니다. 이제 우린 부동산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슈들을 그냥 단순하게 바라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변수가 참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일산에서 홀대받는 경전철이 지금 한창 건설 중인 용인에서는 환영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일산은 이미 도심에 지하철이 연결이 되어 있고 광역교통망이 아주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지금 확충되는 경전철 효과보다는 도시미관을 지켜서 나타나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홀대받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에 경전철이 들어서고 있는 용인은 그 경전철이 주요 택지개발 지역을 지나 도농복합지역까지 연결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경전철이 들어서는 지역은 현재 인구는 급증하였지만 1기 신도시같은 지하철이나 광역교통체계가 제대로 갖추어 있지 못하여 용인 주민들은 그야말로 교통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인에서는 경전철 효과가 플러스 효과로 반영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문제는 현재로서는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지만 후에 도시가 안정화되고 교통보다는 환경을 더 중시할 때에는 점차 마이너스 효과도 부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작정 역세권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주거환경의 중요도가 교통환경에서 쾌적한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도 염두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경전철의 경우 고가로 이어진 지상철이기 때문에 소음문제와 시간이 갈수록 흉측해질 수도 있는 고가가 주택가격에 마이너스 효과로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전철 역세권 아파트는 투자매력을 상실할 우려도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일산 경전철이 환영은 커녕 홀대받고 있는 것을 보며 이것이 용인이나 다른 경전철 추진지역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새겨두어야 합니다. 그런 것이 하나 둘 자신의 내공으로 쌓이면 쌓일수록 변화무쌍한 작금의 부동산 시장에서 기회를 남들보다 한 발 먼저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