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실거래가 등기부 기재 제도가 시행에 들어간 7월 이후 토지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양도세 강화로 투자환경의 악화가 예상되자 투자자들이 아예 발길을 뚝 끊은 탓이다.

특히 내년부터 비사업용 토지, 부재지주의 농지ㆍ임야에 대해서는 양도세율이 60%로 중과된다. 또 3

년 이상 장기보유자에게 주는 10~30%의 특별공제혜택도 없어진다.

규제로 토지투자 환경 악화

전문가들은 토지시장의 침체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도세를 내고나면 건질 게

없다며 투자자들이 대부분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미 1∼3년전 토지시장 활황기를 틈타 땅에 돈을 묻은 투자자들도 이제는 최소 5년 정도는 기다리

겠다며 느긋하게 마음을 고쳐먹었다. 차라리 5∼10년짜리 장기적금에 든 셈 치겠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물론 5∼10년 뒤에 투자환경이 나아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이들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단위로 움직이는 부동산의 순환주기를 아직도 굳게 믿는 눈치다. 경기 침체기에는 부양책이, 과열

국면에서는 규제책이 나오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강력한 규제로 토지시장이 초토화 직전에 도달하게 되면 정부는 으레 이를 부양하기 위해 경쟁적으

로 각종 법률ㆍ금융ㆍ세제 등의 지원책을 발표하고 꽁꽁 묶어 놓은 규제를 풀어놓는다.

때문에 요즘이 오히려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때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규제정책 쏟아

질 때가 매입 적기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하락기 또는 침체기에 땅값은 당연히 떨어지게 마련이

기 때문이란다. 특히 정부의 고강도 규제정책이 발표되면 땅값은 맥을 못추고 하향곡선을 그리게 된다.

바로 이때 선점할 수 있는 호기를 놓치고 상승기에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서면 성공적인 토지투자를

기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재료가 보이는 곳에 투자 한정해야

각종 규제가 집중되면서 땅은 적어도 5년 이상을 내다봐야 하는 장기 투자 대상이 됐다. 지난해 10

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전매제한기간이 6개월에서 2~5년으로 크게 강화되면서 사실상 단기투자는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 땅 투자를 원한다면 장기적금에 든다는 심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

다. 하지만 이 경우 전제조건은 재료가 확실해 향후 땅값 상승의 여지가 눈에 분명히 보이는 지역으

로 투자를 한정시키는 일이다. 그래야 양도소득세를 내고도 어느 정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에서 확실하게 돈 되는 땅으로는 꼽는 지역으로는 시ㆍ군ㆍ구 등 지자체가 추진하는 경량

전철 역사 예정지, 도시관리계획변경 예정지 인근지역, 상하수도ㆍ도시가스 신규 인입지역, 하수종

말처리장 신규 편입구역 등이다.

특히 이중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는 토지나 고밀도 개발이 가능하게 바뀌는 용

도지역에 인접한 지역의 자연녹지지역 내 임야나 전답은 최상급 투자지로 꼽힌다. 도시관리계획 변

경 예정지역 안쪽의 땅은 개발이 확정되면 지자체에 수용돼 오히려 투자성이 떨어지지만 그 인접지

역은 높은 개발압력으로 땅값이 오히려 급등하기 때문이다.

또 해묵은 규제에서 풀리는 지역은 높은 투자수익이 기대된다. 이들 지역은 신도시, 기업도시, 택지

지구 등 국가적 대규모 개발재료에 비해 파급효과의 범위는 좁으나, 집중적으로 작용하는 개발압력

에 따른 파괴력은 오히려 더 크기 때문에 더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메가톤급은 아니지만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정밀하게 작용하는 스마트폭탄과 같은 파괴력을 가졌

기 때문. 고수들은 토지 투자를 할 때 승부처가 될 만한 지역에 정밀 폭격하듯이 투자자금을 투하한

다.

 

▲ 토지시장은 각종 규제가 집중되면서 투자여건이 크게 악화됐다. 하지만 급매물이나 희소성있는 지역은 아직 투자성이 남아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밀한 분석 따른 투자 필요

예를 들어 2004년 5월 15만평의 준공업지역이 제2종 전용주거지역으로 도시계획변경 공람공고가 완

료된 용인시 고림동 646번지 주변지역의 경우 공람공고 직전에 평당 35만원에 불과했던 주변지역 임

야가 용인 경량전철 노선확정과 맞물리면서 불과 1∼2달 사이에 평당 60∼70만원으로 급등한 상태.

하지만 아직도 상승여력이 남아 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판단이다.

대개 이런 땅값은 개발계획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움직이기 시작해 계획이 발표되기 전에 한차례 손

바뀜이 일어난다. 그리고 한차례 손바뀜이 있은 후 갑자기 매수주문이 급격히 늘어 호가가 가파르게

 급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개발계획 발표 직전이나 직후가 매입 타이밍이다.

경량전철이나 급행전철 노선 예정지역의 경우에는 각 역세권 반경 1.5km 이내로 투자지역을 한정한

다. 하지만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라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적어도 4∼5년 정도를 내다보

고 10∼20%가량 싼 급매물을 구입하면 최소한 아파트 이상의 수익은 가능하다.

하수처리구역으로 신규 편입된 수변구역, 상수원보호구역, 특별대책구역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

수종말처리장의 설치로 새로 하수처리구역으로 지정되면 수변구역이나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해제된

다.

따라서 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능역 범위 내에서 강변이라도 아파트 및 전원주택과 같은 주거시설

은 물론 여관 등과 같은 숙박시설 카페 등 어떤 건축물의 신축도 가능해진다.

하수처리구역은 지자체가 환경부에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 대한 승인을 요청함으로써 지정된다. 지

자체별 하수종말처리시설계획은 환경담당부서의 ‘환경보전 종합계획’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중앙보다는 주변에 관심을

물론 토지 투자는 국가적 대규모 개발재료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부동산 침체기에도 강력한

 개발재료가 있으면 땅값은 상승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신도시, 택지개발지구, 기업도시, 뉴타운

지구 등 장기적이고 강력한 개발재료가 중첩되는 지역은 투자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정책변화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현 정부 국토정책의 핵심은 지방분권과 지역균

형발전이다. 중앙보다 주변이나 지역, 지방에 투자하는 게 좋다는 의미다. 서울보다 지방, 수도권보

다 비수도권, 한반도 동부보다 서남부지역이 투자가 유망하다.

때문에 침체기에 경량전철, 도시관리계획변경 등 지역적 소규모 개발재료에 투자하는 것도 정책변

화의 틈새를 공략하는 게 요령이다. 지역적 개발재료지만 오히려 수익률은 높은 때가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