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07 07:52

http://blog.drapt.com/s2lim/12421152226337698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부동산 경기의 불황과 침체는 역설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부동산 상품의 출현과 탄탄한 건설업체의 등장을 촉진시킨다.

해외건설의 급랭으로 부실업체가 속출한 지난 80년대 중반, 정부가 쌈짓돈을 주면서 일부 재벌기업에 부실건설업체를 떠안기는 식으로 정리될 정도였다. 이 같은 불황과 침체는 분당 신도시라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주거단지를 선보이는 계기가 됐다. 안주하던 건설업체에 마케팅 개념이 도입되면서 경쟁적으로 품질을 제고시킨 새로운 상품을 탄생케 한 것이다.

97년 외환위기에 따른 부동산 위기도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한 아파트 건설에서 공원화된 아파트나 모든 커뮤니티 시설이 결합된 단지, 평당 4000만원대를 넘는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탄생시키는 배경이 됐다. 결국 규제와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의 산물로 업그레이드된 부동산 상품이 등장, 전체 시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게 된 것이다.

건설업체 역시 군살을 빼고 조직을 상품개발이나 틈새 영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 난국(?)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열어감으로써 발군의 신예 건설사들이 잇따라 등장하게 된다.

최근에 시작된 부동산시장 침체는 예사롭지 않다. 특히 신규 분양시장 붕괴는 중견 이하의 건설업체에 치명적이다. 수년 동안 쌓아왔던 자체 사업을 고집하며 브랜드 알리기에 힘써왔던 중견업체가 이를 버리고 대형업체에 사업을 맡겨버리는 중견업체의 비애(?)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최근 중견업체에서 전문기자의 `침체 대응 전략이나 비전`을 주제로 한 특강을 잇달아 요청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리라.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틈새 사업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며 이 같은 침체는 탄탄한 건설사로서의 재탄생을 의미한다. 바닥청약사태에도 불구하고 최근 용인 동백이나 하남 풍산지구, 화성 동탄 등 일부 택지지구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저밀도 고급빌라 분양은 이 같은 극복의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들 고급 빌라가 보여준 계약 호조는 역시 틈새 상품은 불황이 없으며 한 단계 주거수준을 끌어올리는 촉진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말이 빌라지 그동안 이 같은 연립부지에 들어서는 4층 규모의 저층 빌라는 괄시를 많이 받아왔으며 비인기 종목이었다. 분양 때마다 미분양이 났고 투자성이나 환금성이 좋지 않아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동백 하우스토리는 1층에 알파룸을 배치해 편안한 또 하나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수요층의 눈길을 붙잡았으며 마케팅에서 가장 불리한 2층에 테라스 개념을 도입한 특별 설계로 기존의 2층 개념을 파괴했다. 기피하는 4층의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바닥에서 천장까지 무려 4.5m나 층고를 끌어올린 노력이 수요층으로부터 인기를 끈 것은 당연하다.

이미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이 같은 반고층정서가 생겨나면서 그린빌리지 등 이른바 저밀도 주택이 각광을 받은 사례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점차 초고층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으며 땅의 기운을 그리워하는 계층이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4층 규모의 빌라평면이나 단지계획을 획기적으로 보완할 경우 시장은 얼마든지 호의적이다.

불황과 침체를 이기는 현재의 업체 노력은 향후 2~3년 어떤 선물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장용동 생활경제부장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