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운님의 글 >>>>>>>>>>>>>>>>>>>>>

사람들(대체로 무주택자들) 로부터 흔히 듣는 얘기 중..

“너무 올라서 돈이 턱없이 부족해.”

가만히 들어보면, 신문에 나는 급등지역을 보고 한숨쉬며 이젠 매수할 수 없다고 합니다.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부동산 리포터도 아닐텐데 이미 시세가 난 곳만 콕콕 찍어가며 얘기합니다.
강남, 분당, 목동 등…

결과를 놓고 보니까 그곳이 최고 급등지역이었던 것이지, 부동산 전문가들도 미리 1등 투자처를 찍어내는 것은 불가능한데, 그 급등 아파트를 못 샀던 것을 너무나 아쉬워합니다.

물론, 인기아파트가 미친듯이 올라가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기분 좋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아파트 값 어거지로 떨어뜨려서 내가 그 집 사고 싶지도 않습니다.
살고 싶은 동네는 아니고, 애들 그렇게 비싼 학원 보낼 돈도 없고.
어차피 별로 이해관계가 없으니깐. (저는 분당의 소형 아파트에 삽니다. 무지 좋습니다. 쌉니다.)

올해초까지도 목동에 관심을 갖지 않다가, 신문에서 급등기사로 도배되고 나니깐, 비로소 목동을 바라보고 한숨을 쉽니다. “이제 목동도 너무 올랐어.”
작년에 분명히 양천구도 유망하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강남 아니라고 진지하게 고려하지도 않았었습니다. 고려했었더라도 최고 투자처는 아니라고 보고 외면했을 것입니다.
도대체 최고투자처를 어떻게 찍어냅니까 ? 점쟁이도 아니고.

이렇게 해서는 서울 전 지역이 다 오른 후에도 못 살지 모릅니다.
돈이 부족해서 못 사는 것이 아니라, 돈이 부족해질 때까지 집값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사람 같
습니다.

8.31 이후 집값 떨어질 때는
거품이 꺼지고 있으니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며 좋아했습니다.
2006년 초 인기지역 급등하자, 너무 올랐다고 한숨쉬며 이젠 살 수 없답니다.

떨어지면 떨어지니까 못 사고
오르면 올라서 못 삽니다.
최고지역을 못 찍어서 못 삽니다.

최근에는 계단식으로 급등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으므로 (정책탓으로 더 심해졌음), 그들의 충격과 낙담을 이해할만한 것이지만, 계속 낙담만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저평가된 지역이 어딜까 생각해보고 편안한 마음으로 저지르지 못한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입니다.
최고의 투자처가 아니면 투자할 생각이 별로 없고, 저평가된 곳은 그의 부정적인 면을 너무 크게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앞으로 시세가 날 엘로우칩도 꽤 있을테고,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면 몇 년 고생하면 훌륭한 아파트로 변할 주택도 있을텐데
그런 곳 추천해봐야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실력있는 중개사가 진심으로 추천해봐야, 오히려 중개사를 의심하기도 합니다.

소형은, 소형이라서 안되고... (작년말 도곡렉슬 26평 추천했다가 창피당한적 있음. 2~3달새 2.5억 이상 올랐음)
오피스텔이지만, 주거여건도 좋고, 학군도 좋고, 교통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면, 오피스텔이라서 절대로 안된답니다.
재개발, 단독재건축 지역은, 너무 오래 걸려서 안된답니다. 헉 ~~~

이래서는 강남, 목동의 최고 아파트 외에는 살 곳이 없습니다.

단점이 있으니깐, 그나마 아직 싼 것인데, 그 단점 때문에 안된답니다.
본질적인 단점도 아니고, 제도만 바뀌어도 없어질 단점인 것 같은데..


유주택자들이, 언제나 급등을 확신하고 집 산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보려고 환장해서 집사는 사람이 그리 많지도 않습니다.
그런 희망이 있기는 않지만, 대충 현실과 타협합니다.

저도 집 살 때 마다, 올라버린 가격 탓에 속상했고, 돈이 부족해서 고생 많이 했지만, 나중에 돈이 모이면 들어가 살려는 목표로 하여, 실패해도 은행이자 정도는 되겠다 싶어서 무리하여 샀던 것이고, 보너스로 혹시 재료가 실현되면 많이 오를 수도 있겠다 정도였지, 대박을 확신하고 산 것이 아닙니다.

결국, 자산총액이 조금 늘었지만, 그보다도 가장 중요한 자산은, 집 산 후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점. 오히려 천천히 오르기를 바란다는 점. 성공과 실패를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않는 점. 이런 것을 배운 것입니다.

설령, 제 집값이 폭락하더라도, 크게 좌절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충분히 검소하고, 열심히 일하면 근로소득도 어느 정도는 가능할 것이므로,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평가된 곳을 찾기 위해, 아기곰의 숨은 고수분들에게 라면 사드리면서 배울 자세가 되어 있고, 또 전문가들에게 겸손한 자세로 물어볼 준비도 되어 있고.


워렌버핏이 2004년, 대한제분을 4만원대에 1,000억원 어치 샀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15만원쯤 합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이 주식이 최고의 대박종목은 아니었지만, 그 당시 워렌버핏은, 저평가되었으므로 매수했다고 합니다.
요약하면, BPS 가 20만원쯤 되었는데 주가는 4만원이므로 저평가였다는 것이죠. (BPS : Book-Value per Share, 주당순자산가치 기업의 순자산총액을 주식주로 나눈 것)
그 기업을 청산해도 주당 20만원 가치가 있는 것.

대한제분은 거래량이 적은 소형주에 불과했으므로 주목받지 못했으나
워렌버핏은 그래서 저평가된것이고, 그래서 살만하다고 했답니다. 언제 오를지는 모르는 것이지만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1년도 되지 않아 따블이 되었고, 2년도 되기 전에 4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워렌버핏이 샀기 때문에 올랐나 ???)


지금도 저평가 된 곳이 있을 것입니다.

땅값과 건축비를 계산해보고, 저 가격에 저 아파트를 지을 수 없겠다는 계산이 나오면 저평가라고 하더군요. 땅값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고, 건축비도 떨어질리 없으니, 기다리면 시세가 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지금은 주거가 불편하지만 땅의 가치가 높아, 상전벽해가 될 수 있는 곳이 더욱 수익성이 좋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즉시 상종가를 치지는 않을지언정, 열심히 생업에 몰두하다보면 언젠가 지금보다는 비싼 가격이 되어 있겠죠 ?

전문투자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최대 장점이, 기다릴 수 있는 여유 아닐까요 ?

Andante, Andante... easy, ea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