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8 14:26

http://blog.drapt.com/refirst/5035781242624394208

◆부동산시장 바닥 쳤나◆

미국발 금융위기와 적체된 미분양아파트 등의 악재 속에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양책이든 억제책이든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세제 정책이다. 특히 양도세 정책은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사용돼왔다. 규제 완화의 전형을 보여줄 정도로 대폭적으로 완화되고 있다(표 참조).

양도소득세 완화책은 크게 양도소득세 한시감면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로 요약된다.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를 통해 1가구 2주택자와 3주택자는 기존 50%와 60%에서 각각 일반세율을 적용받는다. 다만 투기지역이라면 내년 말까지 취득하고 2년 이상 보유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참여정부에서 대못질을 하겠다고 밝혔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정책의 빗장이 풀리고 있는 것이다.

양도세 감면효과는 벌써부터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청라지구, 광교신도시 등 일부 모델하우스에서 청약 열기가 높은 것은 다름 아닌 이 정책의 약발 때문이다.

양도소득세 감면 정책이 입지여건이 좋은 곳, 가격이 저렴한 곳 등 이른바 ‘블루칩’ 지역에서 환란 때 경험한 학습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성급한 판단은 이르다. 청라, 광교 등 핵심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양도세 감면 정책은 무엇보다 양도차익이 발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환란 때처럼 V자형 경기회복을 할 수 없다면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는 양도차익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인기 지역 내 중대형 아파트와 분양가가 비싼 민간 분양아파트가 미분양이 해소될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별로 높지 않다.

양도세 완화 약발 연말에 나타날 듯

강남권도 마찬가지다. 양도세 완화에 투기지역 해제까지 기대한 선매수 심리로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매수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효과가 가격 폭락을 막아준 정책 성과 중 하나다. 그러나 강남권의 경우 양도세 중과를 사실상 폐지했더라도 당분간은 가격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유동성 유입을 결정하는 투기지역은 아직 해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담보대출비율(LTV)이 당분간은 가격 상승에 유동성 공급을 제한하면서 안전핀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즉 현재의 양도세 완화 정책은 대출을 받지 않고도 집을 살 수 있는 목돈이 많은 사람이 내년까지 부동산에 묻어 놓기에 적격인 투자 환경을 만들어 줬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투자수요를 자극하는 양도세 완화 정책 효과는 지금은 잠복해 있다가 연말 부동산시장의 수급여건에 따라 효과가 증폭돼 나타날 확률이 높다.

서울은 뉴타운 등으로 멸실주택이 많은 반면 신규주택은 거의 없다.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 지역에서 전세금과 매매 가격이 상승한다면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다. 이때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뿐 아니라 현재 양도세 완화 정책에 따른 투자수요자까지 너도나도 가세한다면 가격은 예상보다 높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 양도세 감면이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정책은 수급여건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불씨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사실 현재 양도세 정책은 실수요보다 투자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주로 실수요자인 생애최초주택구입자(First Home Buyer)에게 금리 인하, 금융 및 세제 지원책을 제공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정부는 실수요자와 관련된 수급, 금융, 세제 정책을 종합적으로 심도 있게 살펴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이런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지 않는 것이 반대로 투자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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