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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 폭탄’ 우려에 재건축·재개발조합 ‘악소리’ 나와 [밀착취재] |분양/재건축/재개발
2019-08-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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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발표… 현장 반응은?
정부가 서울 등 전국의 투기과열지구 31곳을 겨냥해 꺼내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두고 현장에서는 우려 섞인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분담금 증가를 우려하는 재건축·재개발조합원들 사이에서 반발 여론이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2∼3달은 지켜봐야 해 당분간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분담금 오를 것” 재건축·재개발조합원 분노
13일 세계일보 취재진이 서울 각지의 공인중개사와 재건축·재개발조합 등을 취재한 결과 일선 현장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전날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해당 추진안은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서울·과천·대구 등 투기과열지구 31곳에 지어지는 아파트들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고, 재건축이나 재개발단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도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 단계로 앞당기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움직임이 인 데 따른 조치로 평가된다.
이날 취재진이 만난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지역의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유예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개포주공 등 철거단계에 있는 단지들에도) 소급 적용된다고 해서 반발이 심하다”며 “정부가 ‘국민의 주거안정 공익이 조합원의 기대이익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발표한 데 대한 반감이 크다”고 귀띔했다.
조합원들 사이에선 분담금이 인상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가령 일반분양을 평당 4200만원에 할 예정이었는데 상한제 적용으로 3500만원이 되면, 줄어든 가격만큼을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분담금이 1억원 늘면 집값을 1억원 올리겠다는 사람도 있다”며 “일종의 조세 전가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평소 전화가 3∼4통 오는데 어제 하루만 15통이 걸려왔다”며 “매수자들은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망하고, 매도자들은 가격을 올려서 내놓고 해서 줄다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조합에도 조합원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분위기다. 개포주공4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어제부터 조합장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전화기만 붙잡고 있다”며 “지금도 전화가 계속 오고 있어서 (기자와) 통화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종로구의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재개발조합원들에게 분양가 상한제는 폭탄”이라고 평가했다
◆‘풍선효과’엔 이견…“당분간 관망세” 전망도
정부 발표 이후 재건축 초기단계 아파트들은 대부분 진행이 ‘올스톱’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 반포2동의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발표 이후) 재건축 추진위 단계 아파트들은 추가적으로 거래가 잘 안 되고 있다”며 “착공 전 단계 아파트들이 직격타를 맞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가격이 이어지다가 조금 내려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 ‘정부의 발표와 달리 수요가 인근 신축 아파트로 옮겨가 주변 시세가 오히려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집값은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있어야 돈이 몰리고, 실제로 올라가는 것”이라며 “일부 언론이나 전문가를 자처하는 교수들이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현장에서 나오는 얘기가 정확하다”고 선을 그었다.
인근에 위치한 D 공인중개사 관계자도 “보통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 단지 먼저 떨어지냐 늦게 떨어지냐의 차이일 뿐 주변 시세도 같이 하락한다”면서도 “다만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5년 이하 신축 아파트로 옮겨갈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재건축 제한으로 공급량이 부족한데 이번 발표로 공급량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분간은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초구 구반포재건축 지역의 E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아직까진 (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며 “건축 승인이 난 곳은 공사를 계속 하고 있고 다들 조금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세부사항이 나오는 10월쯤 돼 봐야 시장의 분위기 변화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 약세도 불가피하다”며 “수요자들의 관심이 단기적으로 신축이나 일반 아파트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으나 거래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이어 “후분양을 통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던 일부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선분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지만 시기적으로 촉박해 상한제 적용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초기 재건축 단지들은 리모델링으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주영·염유섭·나진희·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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