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우재룡 동양종금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소장][[머니위크]투자에 성공하려면 고독한 사낭꾼이 되라]

국내외 경제 여건이 안정화되면서 주가상승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식매수를 위한 고객예탁금이 늘어나고, 종합주가지수가 1200선을 지지선으로 하여 계속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일부에는 비록 경기침체가 끝나지 않았지만 미래를 예상한 선취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유동성 장세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또한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아직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할 시점은 아니다는 경고의 말도 나온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언제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다음번에 오는 주가상승기에는 얼마만큼 이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투자자들의 심리 사이클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대체로 보수적인 자산관리 자세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주식에 대해서는 더욱 조심스러워한다. 오랜 세월동안 주가가 급등락하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태도를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주식투자 자세로 인해 쏠림현상이 더 커지는 문제점이 계속 발견된다. 지난 2007년경 펀드투자가 급증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거의 투자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것을 보면 투자자들이 얼마나 시장 분위기에 휩쓸렸는지를 잘 알 수 있다. 투자심리를 연구한 논문들에 의하면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격 움직임에 대해 투자자들이 보이는 심리적인 변화는 일반적으로 5단계로 구분된다고 한다.

▶제1 단계 : 의심, 불신, 조심단계

자산 가격이 폭락한 이후 반등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심리적인 변화를 말한다. 오랜 세월동안 고통스러웠던 가격하락이 끝나고 난후 자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은 가격 상승을 신뢰하기 보다는 의심하고 불신하는 자세를 가지게 된다. 좀 더 자산 가격이 상승해 투자 가능한 국면으로 접어들더라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조심스럽게 관망하거나 약간의 자금만 투자하기 시작한다.

▶제2 단계 : 확신, 열광, 탐욕단계

이제 자산 가격이 회복된 것을 확신할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이때는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누구나 자산 가격 상승을 확정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를 시작하기 좋은 단계다. 물론 위험을 싫어하는 투자자일수록 투자를 늦게 시작할 것이다. 경험이 많은 투자자들이 대부분 투자를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거액 자산가들이 가장 많이 투자에 나서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산 가격은 본래 변동성이 큰 시장이므로 가격은 급속도로 오르게 되므로 열광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수많은 소액투자자들마저 투자에 나서는 열광하는 단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마지막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자산 가격이 적절한가를 묻지 않고 무모하게 투자하는 탐욕의 시기가 발생하게 된다. 이때는 이미 자산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해 거품상태에 처해 있지만 투자자들은 불안해하면서도 투자를 지속하는 특성을 보이게 된다.

▶제3 단계 : 무시, 부정, 고민단계

투자자들은 지나치게 상승한 자산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처음에는 무시하거나 부정하려고 한다. 많은 자금을 투자했고 이미 매우 높은 수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쉽게 자신의 견해를 바꿔서 부정적인 면을 바라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특성이 생겨난다.

일부 투자자들은 가격하락 초기를 오히려 저가 매수의 호기로 생각하면서 투자를 더 증가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더 자산 가격이 하락해 타격을 받게 되면 투자자들은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왜 이런 결과가 발생했는가? 금융회사 직원들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어떻게 표출할 것인가? 그러나 워낙 순식간에 자산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대책을 세우기란 거의 불가능하며, 투자자의 마음은 시장분위기와 금융회사들의 서비스를 탓하는 쪽으로 흐르게 된다.

▶제4 단계 : 두려움, 공포, 자포자기 단계

자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는 초기를 지나 거의 폭락하는 단계로 접어들게 되면 투자자들은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미 손실 폭이 워낙 커서 자산을 매도하기에는 늦었기 때문에 거의 자포자기 상태로 들어가게 된다.

낮은 평가액으로 자식들에게 증여하기도 하며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는 기대심리로 본의 아니게 장기투자에 들어간다. 투자결과를 쳐다보지도 않고 오랜 세월동안 방치하고 있지만 항상 주가, 금리, 환율 등의 향방을 살펴보면서 고민을 이어간다. 주위 사람들에게 투자한 자산에 대한 불신감을 강하게 말하기도 한다.

▶제5 단계 : 이탈단계

장기간 투자를 지속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산 가격이 최악의 시점을 지나 반등하기 시작한다. 이때 만약 투자원금이 회복될 정도로 상승하거나 원금은 회복되지 않았지만 손실이 상당 폭 줄어들면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싶어진다.

워낙 오랜 세월동안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기다려 왔기 때문에 더 이상 투자하기 보다는 자금회수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다. 또한 돈을 급히 사용할 곳마저 생기게 되면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이탈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투자결과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탈하게 되면 앞으로 상당기간 투자를 재개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면서 이탈하게 된다. 물론 다음 번 가격 상승 시 확신-열광 단계에서 뒤늦게 다시 투자를 시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려운 마음을 가질 수록 다시 투자를 재개하는 시점은 늦어지므로 한번 투자에 실패하게 되면 다음 투자 역시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성공하는 주식투자자세

그렇다면 이런 심리적인 변화곡선을 탈피해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우선 가장 먼저 투자에 앞서 자산가격의 속성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자산 가격은 거의 예외 없이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안정적으로 장기간 상승한다거나, 안정적이며 약간의 초과수익을 낸다는 것은 자산가격의 속성에 맞지 않다. 자산 가격은 급락과 급등을 거듭하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상승추세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시작 시점을 매우 중요시해야 한다. 성공하는 투자란 싸게 사는데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격 폭등시기에 조심스럽게 매수해 조금만 수익을 얻고 나면 판다는 생각은 인간의 심리변화 곡선을 이해하지 못한 투자방식이다. 워렌 버핏, 피터린치, 벤자민 그레험과 같은 세계적인 투자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투자의 성패는 자산을 얼마나 싸게 사는가에 달려있다고 한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바라보면서 많은 투자자들은 투자를 좀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교훈이 안전하게 보수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면 곤란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왜냐하면 투자심리 변화곡선을 보면 조심스럽게 투자한다는 말은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한 후에 뒤늦게 투자하는 방법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만약 적어도 3년 이상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의 경우에는 저평가된 구간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에 임하는 역발상으로 임해야 투자심리의 악순환을 피할 수 있다.

너무 보수적인 태도로 망설이기보다는 저평가된 자산을 판단해내고 비록 다른 투자자들은 관망하고 있지만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성공하는 투자자들은 다수의 대중투자자들과 떨어져서 외롭게 움직인다고 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