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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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고생을 다하시고서 내집 마련하신분들에게는 고생한 것 같지않은 경험담인 것
같아 송구스럽지나만, 그래도 몇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96년에 결혼 했습니다. 31세의 노처녀로 그래서 그런지 집 있는 남자가 좋아 보였습니다. 제가 제 눈을 찔렸지요....
신랑은 부천에 조금만 연립이 있었습니다. 옆에는 바로 고속도로이지요. 방음벽이 없으면 굉장히 시끄러운 곳입니다. 맞벌이를 하고 있었고 직장은 그때 저는 강남 신랑은 대학로 였습니다. 전철과 버스를 세번 갈아타고 다녔으니 2시간 걸렸고, 임신이 되고나서도 버스에서 한참 집까지 초죽음이 되어 걸어다니다 보니 저의 다리는 코끼리 다리처럼 부어더랬습니다.
그래도 결혼후 2년 넘게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내 집 장만을 위하여....
직장도 넘 멀고 해서 이사가고 싶었지만 시집에서 장만 해준 집이라 쉽게 제가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답니다. 이사를 가고 싶다고 하니 시부모님, 저에게 스트레스 주더군요. 친정에서 돈을 갖고와 집을 사라고 ... 넘 슬펐습니다. 그 집이 그렇게 싫으냐고 집에 대해서 절대로 얘기 하지 말라고...... 되레 크게 혼났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해 못할 부분이지만 ...

그 이후로 시부모에게 절대 집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나의 맘속에서만 집장만 꿈을 꾸었습니다.
부동산에 근무하는 제 친구가 있었습니다. 부동산에 가끔 놀려가면 사무실에 비치해 놓은 부동산 뱅크라는 월간 책자가 꽃혀 있었습니다. 과월호는 소장님 몰래 친구가 주면 집에 가져와서 보곤 했습니다.
그 걸 보고서는 난 언제 집을 사나 놀이터가 있는 조금만 아파트로 갈려면 하고 생각을 키워 나가 답니다.
넘 멀어 보이더군요. 집 값이 한 푼 두푼도 아니고 ...
책 내용을 보면 무슨 소리인지 이해도 안가는 부분도 있고 하여간 좋은 정보다 싶은면 줄 그으면서 읽고 나중에 볼지 안볼지 모르지만 중요한 정보다 싶은 부분은 책을 찢어서 보관한 적도 있었습니다. (어디에 두었는지 나중에 잊어 버렸는데 몇년뒤 발견
되어 보니 참 중요한 정보 였구나 싶더군요)
가계부도 열심히 섰습니다. (지금은 안 씀) 둘이 합해서 200벌었습니다.(약간의 보너스는 제외) 차 값 유지비 및 할부금이 50만원 시부모님 30-40만원 나머지로 적금들고 먹고 살았습니다.
차 유지비로 저 속 많이 탔습니다. 분수 맞지 않은 차 때문에 싸우기도 하고 신랑이 세상물정 모르는 것 같아 저도 세상물정 모른다고 친정엄마 한테 구박많이 받은 터라
신랑은 한 마디로 답답이 ...속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마침 I M F 가 와서 저도 부도난 직장을 그만 두게 되었고 신랑도 그만 두게 되었지요.
전 잠시 다른직장을 옮겼읍니다. 한달에 60만원을 받는 계약조건으로... 전직장에 비하여 월급은 반으로 줄어 들었지만 ... 그때 마침 수지 현대 아파트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피값 오백에 24평이 모두 9900이면 되더라구요. 신랑을 졸라 수지 부동산에 갔다와서 신랑을 설득했습니다. 내가 아직 직장을 다니니깐 허리띠 졸라매고 중도금물고 하면 될꺼 같다구.... 곧 신랑 직장도 수원으로 옮기게 되면 다니기에도 좋지 않냐구 하지만 꼴 좋게 제가 패 했습니다. 글고 전 직장을 영원히 그만 두게 되지요.(그 이후 전업주부임)

신랑이 마침 직장을 옮기기 위해 면접 보는날 신랑을 따라 수원에 왔습니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 면접 보는 시간에 저는 주변 부동산에 들어가 시세와 전세를 물어봤습니다. 권선주공2차가 그때 16평 전세가 2500이라 했습니다. 저의 부천 연립 매매값이 융자 빼고 많이 받으면 3500정도 였으니 ... 여러분도 잘 알지만 열립 안 나갑니다. 제가 이 연립을 팔려고 벼룩시장에 기부 많이 했지요.
신랑에게 얘기 했습니다. 부천에서 다닐려면 넘 뭐니깐 전세라도 얻어서 가자고 ...
또 패했습니다.
신랑 그 이후로 1년 넘게 다니다가 졸음 운전으로 저 세상 갈뻔 했는지....
하루는 이사 가야 겠다고 하더군요. 그때 수원 전세 권선동 대원24평이 5300 이었습니다. 그때도 연립 매매 값 그대로였습니다. 연립 안 팔려 2300에 전세놓고 있는 적금 다 깨부수어 수원 전세 얻었습니다.
친정엄마 수원 24평형 아파트값 7300 이라 하니 융자끼고 기냥 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신랑하고 시집생각하니 사고 싶지 않더군요.(전세계약도 제가 두살 짜리 애업고 부천에서 버스타고 전철타고 버스타고 해서 계약 치렀습니다.) 좀 지켜 보기로 했습니다.

난 생 첨 아파트에 살아보니 참 편하더군요. 그렇게 그리던 공원이 옆에 있으니 ...
아이 놀이터도 나오면 바로 동 앞에 있었습니다. 전세도 좋더군요.
가끔 바람쐬러 나오면 이 많은 아파트중에 왜 내 아파트는 없냐 하고 신랑에게 되물어 보곤 했답니다. 글고 나서 전세 1년이 지났을까 2000년 겨울 권선 주공3차가 눈에 들어 오더군요. 내돈 2000만 있어도 전세끼고 살 수 있을 꺼 같아 신랑한테 사자고 졸라
되었습니다. 울면 매달리는 액션을 취하면서 꼭 사야 된다고....누가 이겼을까요.
제가 패 했습니다. 그집 지금 뻥 조금해서10배 뛰었지요. 2000에 열배면 얼마인지 아시죠...
신랑 왈 일본처럼 집값 폭락의 시대가 온다냐... 나 참 .....
그래도 저는 겨울내내 주변 아파트 보려 다녔습니다. 애 자면 혼자 시간의 짬을 내어서... 융자 안 받는 선에서 전세 끼고 안전하게... (그당시 금리 비쌋음) 샀으면 해서

전세기간은 왜 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어느 여름날 띵-똥 ....
집 보러 왔어요. 아니 자다가 왠 홍뚜깨... 집 주인이 집 내놓음 .
황당하더군요, 저희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 신랑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널린게 아파트 전세이니 걱정 없다고 그러나 전세 . 말이 전세지 대기상태이더군요.
눈 뒤집혀 지더군요. 신랑에게 도끼눈 뜨고 그래 널리게 전세다. 그랬더니 말을 못하더군요. 그 뒤 어떻게 된 줄 아세요.

집도 안 보고 전세 1층 얻어서 이사가고 동시에 전세 끼고 같은 동네28평형 울 집을 장만 했습니다. 재래시장도 가깝고 이마트 밀리오레도 가깝고 터미널은 완공 전이었던 2001년 7월 이었습니다. 저녁밥 먹고 산책 할때 그 동 층수를 세어보곤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저기 저집 울 집이야 ....... 담 이사갈 꺼야
지금 그집에 들어와 살고 있답니다.

부천 연립도 팔았답니다. 3000만원에

그 이후 부동산 공부가 새삼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지금도 닥터에 매일 출근 한답니다. (집안의 큰일과 주말은 빼고....) 글고 혼자보다는 둘이 관심 갖는것이 훨 났다는것을 ... 요즘 신랑한테 얘기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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