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대출 억제 수단인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가 7일부터 서울ㆍ수도권 대부분의 지역에 적용되고 있다. DTI는 돈을 빌린 뒤 1년 동안 갚아야 할 원리금(원금 이자)이 소득의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대출액을 제한하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거주자로선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대부분 지금보다 크게 줄어든다.

그러나 DTI규제는 기존 아파트 거래에만 적용된다. 아파트 외의 주택이나, 새 아파트 계약 때 빌리는 중도금ㆍ잔금 대출 등은 제외된다.

대출 환경이 크게 달라진 만큼 주택수요자들은 DTI가 뭔지, 자신의 경우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자세히 알아야 한다. DTI와 관련한 궁금증을 문답풀이로 알아봤다.

-DTI가 적용되는 경우는.
“양평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서울ㆍ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매매에 적용된다. 지역별 적용 비율은 다르다. 지금까지 DTI 규제를 받아왔던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권 3개구는 이전과 동일하게 40%가 적용된다. 서울 나머지 지역은 50%, 수도권은 60%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는 어떻게 되나.
“금융당국은 원활한 주택공급 지원을 위해 이주비ㆍ중도금ㆍ잔금과 같은 집단대출은 DTI 적용에서 제외했다. 집단대출은 새 아파트 계약 후 건설회사 보증으로 계약자들이 한꺼번에 받는 대출이다.”

-중도금 대출을 일반 담보대출로 전환할 때는.
“통상 새 아파트 입주 후에는 중도금ㆍ잔금 대출을 일반 담보대출로 전환한다. 금융당국은 이 경우도 은행권에서 집단대출로 취급하기 때문에 DTI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입주 후에는 DTI가 적용될 거라는 일부의 우려가 있지만 걱정 안 해도 된다.”

-입주 후 아파트를 팔 때 대출승계는 어떻게 되나.
“보통 대출승계라고 해서 기존 집주인이 받았던 대출을 새 집주인이 이어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경우는 집단대출이 아닌 개별 대출이기 때문에 DTI가 적용된다.”

-아파트 외의 주택은.
“DTI는 아파트에만 적용된다. 단독주택ㆍ연립ㆍ다세대주택 등은 제외된다.”

-연간 소득이 5000만원인 직장인이 시가 6억원인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리려고 한다. 얼마나 받을 수 있나.
“만기 20년, 금리 연 5.29%의 조건이라 가정하자. 예컨대 DTI 40%를 적용하면 6억원짜리 아파트도, 9억원짜리 아파트도 대출액은 1억9512만원으로 동일하다.”

-시가 3억원짜리 아파트는.
“DTI는 5000만원이 넘는 대출에만 적용된다. 가령 1년 소득이 5000만원인 대출자가 3억원짜리 아파트로 대출을 받는다면 기존 LTV만 적용할 때와 달라지는 것이 없다. DTI 40%를 적용할 경우 대출 가능금액은 1억9512만원으로 LTV 50%인 1억5000만원보다 많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이 많은데.
“DTI는 연간 원리금이 많을수록 대출액이 줄어든다. 따라서 다른 대출이 많다면 갚아야 할 돈도 많아 담보대출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만 다른 대출은 매년 갚아나가는 원금은 계산에 포함하지 않고, 연간 이자만 포함한다. 예컨대 연간 갚아나가는 신용대출의 원금이 1000만원이고, 이자가 100만원이라면, 100만원만 포함되는 것이다.”

-가구원의 총소득이 많으면 유리한가.
“가구의 총 소득이 많으면 대출액도 커진다. 다만 총 소득에는 부부의 합산 소득만 포함되고, 자녀 등 부부 이외의 가구원 소득은 총 소득에 포함되지 않는다.”

-LTV로 대출을 받은 사람이 대출 조건을 변경할 때는.
“일부 DTI의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거치기간이 만료됐을 때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꾸는 것과 같은 금리조건의 변경, 10년인 대출 만기를 20년으로 늘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금리조건의 변경과 만기 연장의 경우 신한은행은 새로운 대출로 보지 않고, 농협 등은 새로운 대출로 취급해 DTI를 적용한다.은행별로 적용 기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중도상환 수수료 제도는.
“이 제도도 바뀐다. LTV 대출의 경우 통상 거치기간(대개 3년)이 지나면 은행 측은 대출액의 0.2%에 해당하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DTI가 적용된 대출은 만기까지 중도상환 수수료를 고객이 내야 한다. 필요 이상으로 만기를 늘려 대출액을 늘리는 편법을 막기 위한 조치다. DTI 적용 때 만기를 길게 하면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이 줄어들어 그만큼 대출액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대출 많이 받으려면 소득은 최대한 늘려 잡고 대출기간도 가능한 길게

DTI 시대에 대출을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소득을 늘려 잡는 게 좋다.   소득이 많을수록 대출 금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연봉은 물론 이자 소득, 사업 소득, 연금 소득, 부동산 임대 소득 등이 모두 소득에 포함된다. 또 DTI는 부부의 소득을 합산해 계산하므로 맞벌이 부부라면 배우자의 증빙 가능한 소득을 최대한 챙기는 게 좋다.   세금 등의 문제로 누락시켰던 소득신고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급여 생활자는 임대소득 등 근로소득 외의 다른 소득이 있을 경우 이를 신고하면 상환 능력이 높아져 대출 한도가 늘어나게 된다. 소득 입증이 어려운 자영업자라면 연금이나 보험료 납부 실적, 신용카드 사용액 등 다양한 소득증빙 자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세무서가 발급한 소득금액 증명원과 공공기관이 발급한 사업소득 원천징수영수증 등의 공식적인 소득증빙 자료 외에 매출전표나 은행입금 내역,신용카드 매출액 등을 제출해 실질소득을 증빙하면 한도를 늘릴 수 있다. 대출기간을 늘리는 것도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한 방법이다. DTI는 연 소득에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것이므로 대출 기간이 늘어나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들면 대출 한도도 늘어나게 된다. 대출 기간을 최대한 늘리면 연간 원리금상환액이 줄어 대출금액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장기 대출의 부담이 크다면 우선 대출 기간을 늘려 한도를 늘린 다음 중도 상환 수수료를 내고 중도에 상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미 받아 놓은 대출은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할 때 기존 부채만큼 대출 한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실제 쓰지는 않으면서 한도만 잡아놓은 마이너스 통장이 있다면 계좌를 해지하는 게 좋다. 연간 상환해야 할 원리금에 마이너스 대출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신용등급이 좋은 고객들에게 DTI를 일정 정도 가산 적용할 방침이다. 따라서 카드대금 연체 등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 또 주거래은행을 정해 급여이체 및 공과금 납부, 신용카드 사용 등을 집중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자영업자의 경우 평소 신용관리를 잘 해 둬야 한다. 근로소득자와 달리 소득 증명이 어려운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자체 기준에 따라 DTI를 적용하는데 DTI 산출 기준에 신용등급이 포함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