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노란색 브리사 3번 택시를 보면 행운이 온다고 믿던 시절에
팡교와 동탁이란 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팡교는 부자집 아이였습니다. 아버지는 강남콩으로 두유를 만들어서 큰 돈을 벌었고
어머니는 분당 10만원을 버는 프리랜서였습니다. 비록 부모님 말씀을 잘 용인하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이곳 저곳 일을 벌이는 큰형 용익이도 있었지요.

팡교는 어릴적 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총명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했죠. "저 녀석은 크게 될 놈이여 ~"
항상 팡교 주변에는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고, 심지어 큰형 용익이조차도 언젠가는
동생 팡교덕을 볼거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동탁이는 자연을 사랑하고 풍류를 즐기는 시골뜨기 였습니다. 별로 똑똑하지도 않았구요.
화성에서 이민온 가난한 아버지와 돈벌이가 영~ 통~ 시원찮은 어머니 사이에서 어렵게 자랐습니다.
사람들은 동탁이는 동네 면장이나 하면 잘 하는거라고 수군거렸습니다.
심지어 동탁이는 학교 공납금 조차 미납부(?)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무심하게 흘러갔습니다.

팡교는 더욱 더 많은 친구들이 따르게 되었고, 오히려 자신의 성적보다 친구의 성적이
더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팡교 주변에만 있어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친구들은 자신의 점수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임금님은 팡교에게 사람이 많이 따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안위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특목고에 다니는 팡교를 강제로 공립 평준화 고교로 전학시켜 버렸습니다.

팡교의 부모님은 충격을 받고 체중이 20% 정도 하락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주변의 친구들은 구심점을 잃은 듯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말하였습니다. "저래가지고 팡교가 서울소재 대학이나 갈 수 있을까?
이젠 조금씩 거리를 두어야 하는거 아냐?"

한편 저 아래 시골 청년 동탁은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가진것이 없지만 언젠가는 꼭 성공하리라 마음먹으며 내실을 다졌습니다.
그 결과로 국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특목고 유비쿼터스과에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처음에는 동탁을 거들떠 보지도 않으며 수군거렸습니다.
"쟤 뭐야? 붕어같이 생겼는데 옷은 자연스럽네? 주머니 안에는 무슨 첨단 장비가 이리 많아?
어머..혁대가 광(fiber)으로 되어있네!"

그러나 동탁은 친구들의 마음을 끌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습니다.
학교 운동장에 손수 잔디를 심고, 교실 내부를 신평면으로 장식했습니다.
자전거는 모두 본관 지하에 세워놓게 하고 기존 자전거 보관대는 쉼터로 바꾸었습니다.

이러한 동탁의 노력에 친구들은 서서히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탁의 친구는
한명 두명 늘어나더니 급기야 팬클럽까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한편 팡교는 자신의 처지를 믿을 수 없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바뀐 신세를 한탄하며 남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고 화장(?)까지 했습니다.

동탁은 다른 애들보다 훨씬 먼저 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팡교는
주변의 견제와 스트레스로 인해 두번 유급을 당하고 내년 3월에서야 졸업할 예정입니다.

2007년이면 동탁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까
좋은 직장을 얻을겁니다. 언젠가 결혼도 하고 아빠가 되겠지요.
팡교는 2009년쯤 사회에 나갑니다... 하지만 병역특례 때문에 10년간 한 직장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팡교는 아직도 든든한 배경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건재하고, 최근에는 큰형
용익이도 산에 동백나무를 심어서 큰 돈을 버는 등 많이 달라졌구요.

반면 동탁이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특히 화성인 아버지는 출장을 자주다니면서 집안 일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동탁이는 아예 아버지가 멀리 출장가지 못하게 동네
안에다 출장소를 만들려고 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어린시절을 보낸 팡교와 동탁...
과연 이 두 청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정답은 아래에...










































그건 동화작가의 마음먹기에 달려있지요 ^^



P.S : 최근 판교와 동탄을 비교하는 얘기가 많이 나와서 재미로 만들어 보았으며,
특정 지역이나 계층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