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는 2006년 6월 23일, P엔터테인먼트 주식을 1000주 샀다. 한 주당 금액은 6700원, 액면가 500원 짜리였다. 투자금액은 총 670만원. 1년 동안 차곡차곡 모은 돈이다.
주식매입 20일 전 공시에 소속사 유명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주당 9,180원씩 제 3자 배정 증자를 하겠다는 공시를 신뢰했기 때문이다. 유명세를 날리는 소속 연예인이 몇 억씩 투자해서 주주가 된다면 회사가 참 좋아질 것 같았다.

그러나 주식 가격은 무상증자 물량이 터지면서 주당 5,000원 이하로 떨어졌고 소속 연예인 대상 유상증자는 실패했다. 그 주식은 8월 중순들어 2분기 순손실 45억, 적자전환이라는 공시와 함께 3,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P엔터테인먼트 주식은 2005년 한해 주가상승률 3736%로 황제주였다. 270원 짜리 주가가 엔터테인먼트주로 바뀌는 우회상장을 소재로 4만3,000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또 10분의 1토막이 났다.

실적이 뒷받침하지 않은 채 테마주에 편승해 묻지마식 투자로 주가가 무분별하게 오르고 쉽게 거품이 꺼지기도 하는 대표적인 경우였다. K는 충분히 주가의 거품이 빠졌다고 생각하고 적당한 시점에 P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지만 결국 쓴맛을 봤다. 주가 흐름세는 파악 할수 있었어도, 회사의 또다른 내부 사정은 당연히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주식은 사고 파는 시점에 대한 리스크가 아주 중요하고, 미래가치가 현재가치로 돌아설때 급락으로 인한 손실에 따르는 주의가 요구된다.

그리고 반토막이 나는데 걸리는 시간도 아주 짧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실시간 주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가 추세선이 바뀌거나 시황이 어려워 보이면 과감히 매도를 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주식을 좋아하거나 잘하는 사람은 부동산 투자에 매력을 못느끼거나 실패하고, 부동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주식투자에 실패한다. 왜 그럴까?

속성이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부동산과 주식은 사야하는 시점이 다르다. 부동산은 개발이슈가 발생하고 나서야 서너번에 나누어서 오르지만 주식은 호재가 터지고나면 이미 오를만큼 올라있다. 부동산은 뉴스에 사야하고 주식은 소문에 사야한다. 부동산은 떨어질 때 사도 안전한 편이지만 주식은 대개의 경우 떨어질 때 사면 위험하다. 생각보다 하락폭이 깊어서 난감한 경우에 이르기 쉽다. 오히려 올라갈 때 사는 것이 안전하다.

주식은 여러 번에 나누어 분할 매수할 수 있지만 부동산은 한번에 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주식은 소액투자가 가능하지만 부동산은 소액투자가 어렵다. 즉 부동산과 주식은 자산 투자의 속성이 전혀 다르다. 그러나 공통점은 둘 다 공부하면 벌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영어와 독일어를 같이 공부하는 경우처럼 헷갈려서는 안된다. 전문케이블TV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읽어야 한다. 주식의 경우 전체적인 장의 흐름을 읽고, 저평가된 성장주나, 외부충격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주가가 왜곡되어 내재가치보다 가격이 낮다고 생각되는 안정성있는 주식에 순발력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

나는 아주 가끔 주식을 산다. 폭락장이 오는 경우에 확실하고 안정된 주식을 산다. 이미 종합지수가 높아져 있다고 생각되는 기간에는 특별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식을 하지 않는다. 이때는 짧은 기간에 사고팔고를 해야 하는데 사기는 쉽다하더라도 각종 스케줄에 밀려서 팔 타이밍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식 또한 연구하면 부동산처럼 대세 상승기를 예측하고 종목발굴을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또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야 하는 종목이지 확률에 의한 투기성 투자 수단은 아닌 것 같다. 더불어 상당한 인프라와 인력을 가진 기관투자가와 외국계펀드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시장이라는 것도 이행해야 한다.

통계적으로 볼때, 부동산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주식으로 돈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주식은 신규상장이나 등록, 증자 등을 통해서 쉽게 물량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상장폐지나 감자 등을 통해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급격히 물량이 증가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부동산과 달리 주식은 쉽게 물량이 늘어날 수 있는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장기투자하면 개발되어 가격 상승은 이끌어낼 확률이 높지만 주식은 증권사 전광판에서 사라지거나 회사형편이 쪼그라들거나 그냥 그럴 경우가 높다.

40년 전 100대 기업 중 지금도 100대 기업에 들어 있는 회사는 12개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40년 전 10대기업이었으나 지금도 10대 기업인 회사는 몇 개나 될까? 단 1개뿐이다. 나머지 회사들은 시장의 구조변화와 산업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서 사라졌다. 부동산은 이런 경우를 당하지 않을 것 같다. 나도 주식을 가끔씩 사곤하지만 거기에 매달려서, 자신감있게 수익을 내지 못한다. 학교다닐때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은 수학도 잘하는데 몸으로 하는 예능이나 체육은 어려워하는 경우라고나 할까? 부동산과 주식은 솔루션이 반대이기 때문에 그런것이라고 자조한다.


투자를 본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열심히 신문기사를 읽거나 각종 정보를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확신이 들면 부동산을 산다. 주식은 대부분 루머나 감각으로 사야하고, 팔 기회가 오면 더 욕심을 내지말아야 하고, 아무리 바빠서 매도시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부동산은 매도시점을 놓쳐도 더 좋은 가격으로 팔 기회가 다시 오는 편인데 주식의 경우, 실적이 바쳐주지 않으면 최고가 매도 기회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정보와 머니툴을 습득하고, 상황에 따라 사고팔기를 계속해야 자산을 늘릴 수 있는 것이 주식이다. 따라서 부동산 전문가가 주식으로도 성공하거나, 주식하는 사람이 부동산의 생리를 파악해서 부동산으로도 자산을 늘려 가는, 다재다능한 재원이 만들어지기는 쉬워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전문가가 꼭 주식을 하고 싶다면 펀드에 넣어서 분할매수와 분산투자를 하던지 하여야 하고, 최고가 되고 싶다면 시간과 정력을 다 바쳐서 새로운 공부에 빠져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부동산이던 주식이던 컨설턴트가 필요하고 상당량의 자기노력이 필요함은 진리에 가까운 사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