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래가신고 시행에 혼선 잇따라

시행 한 달…재건축 입주권 등 신고해야

 

지난 9일 서울 신천동 잠실 시영 재건축 아파트(33평형) 조합원 입주권의 매매를 중개한 공인중개사 김모(40)씨는 실거래가 신고를 앞두고 혼란을 겪었다.

건물이 철거된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 입주권의 거래도 신고 대상인지, 신고를 한다면 금액을 얼마로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재건축 조합원 입주권의 경우 건물이 철거됐기 때문에 주택거래 신고 대상이 아니었다.

“구청에 문의한 결과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 입주권도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신고 금액을 얼마로 할지는 중개업자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어요.”

결국 건설교통부에 문의한 결과 건축물이 없기 때문에 ‘토지 지분’에 대해서만 실거래가를 신고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신고금액은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한 토지분 평가금액이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입주권은 개인간 거래이더라도 토지거래로 간주하기 때문에 취득·등록세율은 4.6%를 적용받는다. 개인간 주택거래의 경우 지난해 4.0%에서 올해 2.85%로 낮아졌지만 재건축·재개발 입주권은 이런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달 1일부터 부동산 거래 계약을 한 당사자 또는 중개업자는 계약일부터 30일 이내에 실거래가를 신고하는 제도가 시행 중이다. 이 제도에 따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은 18일 10억원에, 강동구 고덕 주공1단지 15평형은 13일 7억원에 신고됐다.

부동산업계는 실거래가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올해 계약을 하고서도 실거래가 신고에 따른 취득·등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작년 말에 매매한 것처럼 이중계약서를 만든 사례도 다소 있었다고 한다.

건설교통부 어명소 국토정보기획팀장은 “부동산 거래 때마다 실거래가 신고 대상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허위신고가 적발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고 대상은=모든 부동산 관련 거래가 신고대상은 아니다.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지역을 제외한 곳에서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1년이 지나면 분양권을 팔 수 있다.

이 분양권을 사고 판 사람들은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대상이 아니다. 분양권은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지만 등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축 중인 주택을 샀을 때는 토지부분에 대해서만 신고하면 된다. 건축물이 완공되지 않았기 때문에 토지에 대한 평가액을 신고하고 나중에 건축물이 완공되면 건축물 부분을 추가로 신고해야 한다.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가등기를 할 때도 신고해야 한다. 다만 채권 압류차원에서 가등기를 할 때는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임대주택을 일반 분양으로 전환할 때는 반드시 실거래가 신고를 해야 한다.

◆허위신고시 과태료=실거래가 신고를 하면 취득·등록세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지난해까지 기준시가(실거래가의 80%선)를 기준으로 냈던 비투기지역에서는 세금 부담이 커졌다.

이 때문에 이중계약서를 작성하는 편법도 나타나고 있다. 비투기지역인 서울 상계동의 한 중개업자는 “취득·등록세를 실거래가로 내면 지난해보다 부담이 30% 정도 늘어나 이런 편법 계약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편법·허위신고를 했다가 적발되면 취득세의 3배 이하의 과태료 등을 물어야 한다. 이때 거래당사자와 중개업자 세명이 연대해 과태료를 내게 된다.예를 들어 지난해 4억원에 아파트를 사 올해 6억원에 팔았다면 양도차익이 2억원 생겨 총 5356만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때 양도차익을 8000만원으로 허위신고하다 적발되면 원래 세금(5356만원)뿐 아니라 과태료 2700만원(6억원×1.5%(취득세율)×3배)과 가산세 356만원 등 3650만원을 더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