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3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을 통해 재건축을 활성화시킬 조치를 밝힘에 따라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관심이다. 정부는 부동산시장의 급락을 막고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일면서 부동산시장도 꿈틀거릴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뉴스 200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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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정부는 이번 경제위기가 그동안 참여정부에서 묶어 놓았던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는 듯도 합니다. 이제 남은 규제는 거의 없지요. 그래도 핵심적인 분양가상한제와 다주택 양도세 중과 폐지는 이번에도 말로만 발표하더니 쏙 들어간 것을 보면 이러한 규제완화에 대해 부담도 가지고 있는 듯도 합니다.

 

이번 11.3 대책에서 가장 파격적인 것은 재건축 규제 완화입니다. 벌써 그 효과가 시장에 반짝 작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급매물이 거래되고 다시 호가가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매물도 들어가 버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은 경기침체 우려에다가 경제위기가 시작되는 상황입니다. 그러한 위기의식으로 정부가 어제 11.3 종합대책을 내놓은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버블의 대명사였던 재건축이 기나긴 하락을 멈추고 - 비록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할지라도 - 반전 기운이 감돈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규제완화가 파격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용적율 상향과 소형의무비율에 대한 의무조항을 없애고 자치단체에 자율권을 주어 재건축 추진에 걸림돌이 되었던 세가지 부담 중 두가지를 해결시켜 준 것입니다. 정부가 개발이익환수 제도를 유지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고 여기에 폐지론이 대두되었던 분양가상한제도 이번에는 풀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것 마져도 풀어주었다면 재건축에 대한 모든 규제가 해제되면서 재건축이 또 다시 화려한 날개를 펼 만반의 준비는 다 시켜주는 것이니까요. 재건축이 살아나면 내수도 살아나는 것이냐? 이것에 논란에 앞서 재건축이 살아남에 따라 또 빚어질 수도 있는 재건축 투기가 가져올 부정적인 모습에 대한 부담을 정부가 충분히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재건축에 대한 마지막 규제인 이익환수제도를 유지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저는 참여정부시절부터 재건축 규제에 대한 개선을 요구해왔습니다. 제가 재건축으로 그렸던 모습은 용적율 상향에 있었습니다. 소형의무비율은 가급적 지켜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입지가 좋은 곳에 소형아파트가 너무 적기 때문입니다. 소형 수요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소형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소형 아파트 가격의 상승이 우려되므로 소형에 입주하는 경제적 약자들에게 부담을 가중시켜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주택가격이 상승하던 시기인지라 용적율 상향만으로도 재건축 아파트가 다시 크게 올라갈 상황이었으므로 개발이익환수제도를 더 강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그 정도 수준이면 재건축 조합은 용적율 상향으로 개발이익에 대한 환수가 있더라도 사업성을 확보하여 재건축을 활발히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시장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주택가격도 상당폭 내려갔고 또 추가하락의 가능성도 높습니다. 재건축 특히 강남 재건축이 아파트 시장의 주도주가 되어 예전처럼 화려한 상승장을 만들 가능성도 낮아졌습니다. 그렇기에 정부도 사실상 부자만을 위한 정부라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재건축 규제완화 정책을 과감히 내놓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안전장치인 개발이익환수제도를 유지한 것은 정부의 고육지책일 수도 있습니다. 아직 이것까지는 해제한다는 언급이 없는 것을 보면 강남 재건축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이 많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개발이익 환수제도와 분양가상한제의 유지로 비록 예전처럼 대박을 맞지는 못하겠지만 이번 대책으로 나름대로 충분한 사업성이 보장된 강남 재건축이 다시 날개를 달 수 있을지 참으로 그것이 궁금하게 됩니다.

 

일단은 시장분위기는 이번 대책으로 상당히 안정될 것은 틀림없습니다. 강남 재건축이 어떤 곳입니까? 모두가 문을 두드리고 싶은 그런 곳이기에 탄탄한 대기수요가 있는 곳입니다. 그동안 이곳의 침체는 가격부담보다는 오히려 각종 규제 때문이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주거단지로의 기대감은 외환위기 사태 수준의 어려움이 오지 않는 한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재건축 규제완화 조치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하락추세를 막는 강력한 하방경직성 재료 수준이 될 것입니다. 아직 실물경기 침체의 우려가 경제전반을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실물경기 위축이 가시화되지 않고 안정된다면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상승의 준비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다른 지역의 아파트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지요.

 

그렇다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예전처럼 억! 단위로 하루가 다르게 솟구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미 많이 오른 상태이기도 하지만 유동성이 동반한 투기적 장세가 오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며, 아마 2000년대 중반의 화려한 유동성 장세는 아예 오지 않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 강남 재건축도 주변 아파트 하락에 연동되어 추가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전세계적으로 장기화되지 않고 일시적으로 그친다면 강남아파트는 이제 회생 가능성이 하락가능성보다 높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 상승의 폭이 예전만큼은 못할지라도 탄탄한 수요와 호재를 기반으로 타 지역 아파트와 차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실물경기 위축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것이 장기화되느냐 단기간에 그칠 것이냐가 관건이지 이미 전세계적으로 경기위축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 우리의 경제는 수출부진과 소비위축 그리고 고용감소 등 총체적인 위기에 놓여 있으며 여기에 주택담보 부실이라는 뇌관이 언제터질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도 대형 호재가 나타났지만 이러한 악재가 시장을 덮고 있는 한 찻잔 속의 미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은 대형호재에 너무 한 눈을 팔지말고 실물경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매매 포인트를 찾아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자기자본을 많이 보유한 실수요자들은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며 보다 적극적으로 매매 포인트를 찾아 급매물을 매수하는 것은 지금에서도 유효하다는 생각입니다.

 

경기가 안정되면 향후 수년간은 강남 재건축은 재건축이 활발히 다시 진행되면서 강세시장을 연출할 것으로 보이지만  재건축이 완료되는 시점에서는 공급 초과 현상으로 가격은 상당히 안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그 때가 되면 강남 아파트도 과거 희소성의 가치로서의 매력을 상실하고 특화된 아파트가 아닌 평범한 일반 아파트 시대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지금 잠실이나 서초의 재건축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마 먼 훗날 (10년정도)에는 보다 확실하게 일반화되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재건축이 강남을 특화시켜줄 것인가? 아니면 일반화시켜버릴 것인가?

그 미래가 몹시 궁금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