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시장상황에서 자신있게 상승장을 대비하여 매수를 권유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같지만 조금만 관심있게 시장의 여론을 보면 아직도 그러한 배짱좋은 매수론자들이 부동산 시장을 점유하고 있고 그에 동조하는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 움직이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예전처럼 그 매수론이 보수적인 매수론으로 바뀌었다는 점인데, 한 예를 들자면 예전에는 적극적인 저평가 지역의 매수추천들이 쏙 들어가 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오르긴 오르는데 블루칩 또는 개발호재지역 등 관심권 지역이 오를 것이므로 이러한 곳의 급매물 사냥에 집중하라는 극히 보수적인 상승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사실상 최근의 심상치 않은 침체장에서 적극적으로 매수추천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에 호응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난 11.15 대책이후 달이 갈수록 매수추천 지역의 폭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 1.11 대책까지만 해도 설날 이후의 상승장세를 논하던 자신만만하던 논지들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가격안정 의지를 담은 1.31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는 그의 영향으로 점점 그 입지가 좁아지고 있으며, 이젠 가장 보수적인 불루칩과 호재지역으로 집중된 매수추천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상승시기에 대해서도 올 가을 이후를 예상하거나 더 보수적으로 2~3년 후의 상승을 예견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그러한 논지를 펴던 사람들이 불과 작년 가을에는 2~3년 동안의 폭발적인 상승을 예견하며 소위 안전빵인 불루칩 보다 저평가된 지역을 마구 매수 추천했던 기억을 저버릴 수가 없다.

 

그러한 예상이 아직은 방향성을 감잡을 수가 없다고 위로를 해볼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본다면, 지금의 시장 분위기는 거래량이 대폭 줄어들고 급매물이 상당수 출회되면서 하락장으로 향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약보합장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내 놓으라 하는 전문가들은 늘 정부 입장을 대변한다고 보기에 신뢰를 하지 못한다 하여 그들의 하락 의견을 무시해도 좋겠지만, 특이한 것은 심정적으로 상승 옹호론자들인 네티즌들 조차도 현재의 상승에 비관적인 견해를 보이는 것을 보면 일단은 상승심리가 상당히 죽어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최근에 발표된 2006년의 거래량을 보면 상당한 손바뀜이 2006년에 이루어졌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을 나름대로 분석해 보면 그동안 내집마련을 인내하며 참아왔던 마지막 내집마련 주자들이 시장에 상당수 뛰어들었음을 수치로 보여주었다는 생각이다. 사실상 2005년의 그 혹독한 경험을 통해 정부정책의 불신은 최고조가 되었고, 헌법과도 같다던 8.31 부동산 대책도 속수무책으로 상승을 막아내지 못하는 2006년 초의 상승에 모두 혀를 내두르며 이제는 안되겠다 싶어 뛰어들었던 상승장이 2006년 가을의 폭등장이었던 것이다. 이들의 매수 타깃은 주로 서울 강북 및 수도권 소외지역 등 저평가 지역과 중소형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것이 시장의 불안감을 주는 요인이었지만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매수세력을 그 누구도 막을 수는 없었다. 여기에 많은 상승론자들이 크게 일조하였음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이제 매수추천이 쏙 들어가버린 저평가 지역의 매수자들 중에 작년(여름부터 가을에 집중)에 매수한 분들은 이 시대의 또 하나의 서민이다. 사실상 집을 매수할 수 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가장 평범한 서민이 바로 이들이다. 이들이 누구처럼 주택을 투기수단으로 삼아 1가구 2주택을 노린 것도 아니고 그저 내 가족 편하게 살수 있는 내집하나 마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상승의 불안감을 극도로 조성했던 2006년 가을의 분위기는 주저없이 대출을 안고 집을 사게 만들었는데, 이제 냉정히 손익계산을 해 볼 시기가 된 것이다.

 

과연 그 당시의 내집마련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느냐가 지금 진작부터 이자부담에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들 뿐만아니라 앞으로 닥쳐올지도 모를 하락장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결국 이것은 앞으로 닥쳐올 선거정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마 지금 정치권에서 이들 표와 부동산 가격 안정의 표를 저울질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상승론의 보수적인 입장과 하락론의 보수적인 입장을 조율하여 보면 앞으로 2년 내의 상승은 쉽지않다고 볼 수 있겠다. 이들은 그렇다고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견하므로 그것을 십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작년 가을 꼭지점에서 매수한 분들은 향후 2년 동안은 매월 이자부담에 아주 속이 쓰릴 것이다. 그렇다고 2년 후의 상승에서 예전과 같은 폭등장을 바라는 것도 쉽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누누히 언급했지만 이제 주택 시장은 투명한 실거래가 거래로 인한 각종 세금부담으로 인해 매력적인 시장이 아닌 것임은 정설이 되어가고 있다. 억억하고 오르던 가격대의 행진은 이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주택시장도 최고입지의 주택만의 고공행진을 제외하고는 매력을 상실해갈 것이다.

 

문제는 작년 늦게 매수에 뛰어든 매수자들이다. 그들이 돈이 많아서 매수를 한 것이 아니라는데 시장의 심각성이 있다. 그리고 소위 잘 나간다는 지역이 아니라는데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상승론자들은 정권이 바뀌고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반시장적 정책들이 후퇴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상당히 비중을 두고 있고, 또한 공급감소라는 무기를 앞세우고 있지만 과연 그러한 것이 현실화 될 것인지도 쉽지않은 상황이기도 하지만 -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바라는 것이지 가격의 급등을 절대 원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권이든 쉽게 정책의 후퇴를 내세우지는 못할 것이다 - 설령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수혜는 불루칩 등 최고 입지의 주택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급격한 상승의 피해자로 대두될 수 있는 것이 작년 매수자가 될 수 있음에 안타깝다.

지금 부동산 시장의 침체의 가장 큰 이유는 대출규제이다. 거기에 분양가 상한제 및 원가공개 등 분양가 인하 정책이 뒷받침을 하고 있다. 이제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주택을 매수할 수 있는데 이미 그런 사람들은 매수를 해버린 상황이니 폭발적인 매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세력은 많지 않다는 생각이다. - 아무리 시중에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 돈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

 

상승분위기를 이끌 수 있는 것은 매수세력의 결집이다. 다주택자들이 시장을 선도했던 2000년대 초반의 상승 요인은 실거래가 신고에 따른 각종 세금부담으로 꽁꽁 묶였고, 실수요자의 폭발적인 시장참여로 들끓었던 2000년 대 중반의 상승 요인은 대출규제로 발이 묶여있는 상황에서 이제 과연 그 어떤 매수세력이 시장 상승을 뒷받침 할 것인지를 냉정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단순히 과거의 상승경험과 미래의 막연한 기대로 시장에 섣불리 들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시장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이다. 결국 상승론자나 하락론자나 매수추천의 범위는 좁혀질 수 밖에 없는 것인데, 가령 불루칩과 특별 호재지역 그리고 분양에 집중하라던가 아니면 급매물 위주의 접근을 추천하는 것은 이러한 시장상황에도 내집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실수요자를 위한 최선의 조언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것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서 아직도 약간은 투기의 마인드로 내집마련의 목적을 투자에 높은 비중을 두고 지금도 호시탐탐 매수에 참여하려고 한다면 참으로 위험한 선택이 되는 것이다.

 

상승론이냐? 하락론이냐? 그것은 의미가 없다. 사실상 누구도 맞힐 수도 없고 책임도 없다.

문제는 과연 지금 매수가 내게 어떤 행복 가치를 주느냐이다. 가격이 올라 자산상승의 행복가치가 오를 것이냐?  내 사랑하는 가족과의 행복한 주거가치를 가져다 줄 것인가?

이 두마리 토끼 중에 하나만이라도 성취한다면 지금의 시장에서는 다행이다.

이젠 그 두마리 토끼 모두를 놓칠 수도 있는 시장일지도 모른다는 보수적인 시각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