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다양한 유형과는 상관없이 집을 매수하면 그것이 돈이 되어주었고, 그것을 통해 살고 싶은 집을 살 수 있는 길이 쉽게 열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이러한 주택매수의 유형도 바뀌고 있다. 그 변화에 순응하는 사람들과 역행하는 사람들이 지금 시장에 혼재하고 있는데 지금의 과도기가 지나면 승자는 가려지게 될 것이다.

통상 살고 싶은 집과 돈이 되는 집이 동일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모두가 선망하는 강남권에 사람들이 살고 싶어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살고 싶은 곳이 각기 다 다르다. 그래서 10억을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강남으로 내집을 마련하여 살지는 않을 것이다. 혹자는 강남에 10억의 내집을 마련하겠지만 혹자는 강북에 3억짜리 주택을 구입하고 7억은 다른 곳에 투자를 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이 시장에서 움직이고 있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그 다양성은 더 증폭되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주택에 대한 접근을 하는데 있어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면 실패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돈이 되는 집이 예전에는 강남권이었고 아파트였지만 불과 3년전으로 돌아가면 그 3년동안에는 강남권보다는 강북권의 상승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아파트보다 단독주택,빌라의 인기가 높았었음을 우리는 보게 된다. 모두가 강남권에 아파트만 있으면 돈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교훈으로 받을 수 있었던 시기였다.

따라서 주택을 매수하는데 있어서 과거의 경험은 물론 중요하지만 새로운 변화에 민감하게 순응하는 것이 최근에는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그런데 문제는 그 새로운 변화를 변화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 변화에 앞서가다가는 위험하기도 하지만 너무 늦게 감지한다면 그 또한 타이밍을 놓치는 우를 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래의 주택매수는 더욱 더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과거처럼 단순히 남들이 좋다고 매수하고 예전에 큰 상승율을 보였다고 매수하다가는 그야말로 큰 코다칠 수 있다는 것을 최근에 보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일은 비일비재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주택시장이 상승이냐? 하락이냐?는 이제 문제거리가 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큰 경기흐름을 타고 시장이 상승과 하락을 겪을 것이지만 그것보다는 주택시장은 이슈별로 세분화된 시장의 모습을 띨 것이다. 전반적인 경기하락에서도 상승을 하는 곳이 나타나고, 경기상승기에도 하락을 나타내는 곳이 나타날 것이다. 예전처럼 강남권이 주도주가 되어 한번 시장의 광풍을 일으키고 이어 다른 지역이 그 갭을 메우는 식의 상승사이클은 사라지고, 오르는 곳은 계속 오르고 안 오르는 곳은 계속 정체하거나 하락의 깊은 골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지금 지방미분양 사태는 경기가 아무리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해결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지방에 대한 메리트가 더욱 더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방 중에서도 미분양이 해소될 지역은 분명있지만 대다수의 미분양은 갈수록 차별화될 수도권과의 경쟁에서 더욱 더 소외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방미분양 아파트의 해소는 정부차원의 대폭적인 지원이 없다면 참으로 그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다. 그만큼 사람들은 시장의 변화를 읽을 줄 알게 된 것이다. 그나마 지방 미분양은 쉽게 알 수 있는 변화(수도권 중심의 현 정부 성향만 보더라도)였지만 앞으로 나타날 다양한 변화는 전문가들도 감지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많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에 더욱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내집하나 마련하는데 뭐가 이리 복잡할까?

전혀 복잡하지 않은데 우리는 내집을 통해 과도한 욕심을 내고 있기 때문에 복잡해지는 것이다.

집은 필요해서 사면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집이 필요해서 사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집이 돈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또는 집값이 올라갈 것 같은 불안감으로 인해 매수하기 때문에 복잡해지는 것이다.

지금 주택매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은 결코 주택매수가 행복하지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일시적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하여 행복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것일뿐이다. 본질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집이라는 것은 내가 살고 싶은 집이라는 거주가치의 만족이 우선시되어야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인데, 그것이 돈을 불려주는 자산가치가 우선시 되는 순간 그것은 탐욕의 대상물이 되는 것이지 행복의 대상물이 되지 않는 것이다. 주택으로 돈을 벌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돈을 벌지 못하면 그 상실감은 이루말할 수 없는 것이기애 더욱 더 안타까운 것이다.

지금 내집 매수를 고민하고 있습니까?

고민하지 마시고 집을 매수하십시오. 어디가 돈이 될까 고민하는 것은 부동산 전문가도 어렵기 때문에 그들을 능가할 실력을 갖추고 노력할 분이라면 더욱 더 고민하시고, 그것이 자신없다면 그냥 내가 살고 싶은 곳에 적정한 수준의 집을 마련하십시오. 그것이 최선의 내집마련 방법입니다. 전혀 고민할 것 없습니다. 주택가격에 민감하기 보다는 주택에 대한 가족들의 선호에 민감하십시오. 그러면 주택매수가 고민스럽지 않고 주택매수를 하는 순간 당신에게는 주택이 가져다 주는 행복이 찾아들 것입니다. 그러한 행복한 선택이 하나 둘 쌓여나가면 주택은 우리사회에 양극화를 가져오고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사회를 행복하게 해주는 진정으로 가치있는 가치재가 될 것입니다.

주택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재이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필수재인 주택을 매수하는 것 또한 필수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한 생각 때문에 우리는 주택가격 폭등이라는 광풍의 시대를 수차례 거쳐오게 된 것이다.

과거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을 때에는 이 필수재인 주택의 가치가 한없이 올라가니 주택을 매수하는 것이 거의 필수라고 생각되어질 수밖에 없었다. 너도 나도 가능한 대출을 껴안고 일단은 주택을 매수하여야 그나마 주택가격 폭등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기에는 주택가격 상승에 이어 전월세 가격도 동반 급등을 하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과도한 전월세 부담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은 주택구입에 그 인생을 걸게 된 것이다. 왜? 주택은 필수재이기 때문이다. 삶에 있어서 주거안정이 보장되지 못하면 그 삶조차 안정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도 그러한 상황인지 보아야 한다. 과거와 같은 상황이 지금 우리 주택시장에 그대로 재현된다면 분명히 주택매수는 필수이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이 변하고 있다면 이제 주택매수에 인생을 걸 필요는 없어지는 것이다. 주택을 사용가치에 두고 안정적인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굳이 주택매수에 인생까지 걸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만 주택에 대한 소유가치와 사용가치 두가지를 만족시키려는 사람들은 주택을 매수해야 하는 것이지만 이들 또한 굳이 엄청난 빚을 얻어 주택을 매수할 정도로 주택매수가 필수는 아닌 시대가 왔음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 전국의 주택보급율은 절대적으로 부족하였던 시기를 벗어나 서울과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100%를 넘어섰다. 물론 보다 넓고 좋은 집의 개념으로 본다면 아직도 주택에 대한 수요는 차고 넘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러한 집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소득수준에 따라 그러한 집을 원하는 계층은 한정되어 있다. 그들을 위한 집은 지금도 계속 지어지고 있다. 수도권 곳곳에 신도시들이 계속 추진되고 있으며, 서울은 뉴타운과 재건축을 통해 지어지고 있다. 어디까지가 만족치인지는 모르지만 주택보급율 100% 시대에 이 정도의 주택건축이면 그러한 수요는 충분히 커버하고 남음이 있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전월세 가격이 안정되고 있는지 여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작년 송파의 역전세난은 한 단면이다. 강남권에 지난해처럼 과도한 입주가 일어난 적은 근래에 없었다. 이제는 정상을 찾아가고 있지만 향후에 강남권 재건축이나 서울 곳곳의 뉴타운이 완성되면 이와같은 일은 또 일어날 것이다. 지금 강남권은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지역이기에 전월세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수 있지만 향후 재건축이 완성되는 시점에서도 전월세 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것인지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 작년 송파의 역전세난은 강남권의 수요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신도시나 위성도시들을 보면 우리의 주택이 이미 차고 넘침을 느낄 수 있다. 10년동안 수도권 아파트는 얼마나 폭등했는가? 거의 모든 아파트들이 2~3배 뛰어 올랐다. 그러나 전월세 가격은 10년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하락하였다. 이는 이미 살만한 집에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살고 있거나 지금의 상황에서 더 나은 집을 찾을 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니 이러한 지역에 새 아파트를 지어 수요자들을 유혹하여도 사람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지 않는 것이다. 지금 자신들이 사는 곳도 만족할 수준이거나 만족하면서 살아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좋은 곳 새로운 곳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전월세가격은 매매가격 상승율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하였을 것이다. 결국 수도권 아파트들의 폭등은 유동성과 부동산 불패신화가 빚어낸 거품의 결과이지 수요/공급 또는 수익가치의 결과는 아닌 것이다. 

지금도 사람들은 주택은 필수재이기 때문에 꼭 매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한 주택가격은 거품의 요소를 안고 올라갈 소지가 충분히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젠가는 꺼질 거품이다. 주택매수가 필수라는 관념 속에서 너도 나도 뛰어들어 만든 거품의 희생자는 결국 가장 약한 서민들이 될 것이며 정부가 그 짐을 떠안으면 그것은 곧 모든 국민의 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품은 커지기 전에 작을 때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다.

지금 우리의 주택시장을 냉정히 보면 주택매수가 필수가 아니라고 100% 말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분명히 국지적으로는 필수가 될 지역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주택매수는 필수가 아니다. 그렇게 시장이 변모해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조금만 눈높이를 낮추면 전월세로도 안정적으로 주택을 사용할 수 있다. 임대주택과 시프트 그리고 증가하고 있는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주택들이 계속 공급될 예정이다. 그렇다고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는 급격히 감소할 것임은 이제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 아닌가? 갈수록 주거안정은 좋아지면 좋아지지 나빠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주택가격이 올라도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어선 시점에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한 곳에서는 전월세 가격이 오를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그러니 주택가격이 올라 전월세 가격이 불안할 것을 대비하여 주택을 무리하게 매수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주택가격 또한 이러한 구조를 시장에서 인식하게 되면 예전과 같은 화려한 상승은 없어질 것이다. 주택가격이 상승할 동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상승기대심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거불안 요인이 시장을 장악해야 하고, 또 주택을 통하여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팽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 동조하지 않는 냉정해진 시장참여자들이 시장에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주택시장은 상당폭 상승동력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향후 상승동력은 국지적으로 집중되어 시장이 세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구 유입요소가 많은 지역들의 주택이 미래의 주택시장에서 그나마 소유가치를 줄만큼 상승하게 될 것이다. 이제 주택매수가 필수라는 생각은 주택을 순수한 사용(실거주)가치에 두는 사람들만이 가져야 될 생각이다. - 사실상 소유가치를 배제하고 이러한 사용가치만을 누리고자 집을 매수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 적어도 집을 소유가치와 사용가치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매수한다면 이제부터는 정녕 필수적으로 매수해야 하는 주택이 어느 것인지를 연구해야만 한다. 그저 무작정 주택매수가 필수라는 생각으로 매수하였다가는 소유가치의 붕괴가 사용가치의 만족까지도 깨뜨려 버릴 것이다.

지금 강남 재건축 등 일부 지역에서의 반전 움직임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상당히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는 듯 하다. 아직 추격매수를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저가 매수를 하는 사람들은 부쩍 늘어났고  매도자들은 매물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급격히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호재가 터져주면 추격매수가 불을 붙게 되어 있는데 지금 시장분위기로 보면 바로 그러한 시기를 기대하며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지금이 매수 결정을 할 타이밍인가? 이제 급매물도 사라지고 호가가 오르고 있는데 추격매수라도 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아직 오르지 않은 곳에 저가 매수 전략이라도 취해야 하는 것인가? 지금 시장참여자들의 마음은 벌써 이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도 하다. 과연 그렇게 가야 하는 것일까?

필자는 지금 당장 이사할 집이 필요한 사람 중에 능력이 되는 사람 외에는 추격매수는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호가가 오르고 있는 강남권을 추격매수하는 것도 무리수를 던지는 것이고, 또한 이들 주변으로 아직 저가메리트가 있다고 손쉽게 매수하는 것도 말리고 싶다.

지금 매수하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무엇일까? 그 이유를 몇가지로 생각해 보고 현 시점에서 매수는 자제하기를 다시 강조해 본다.

첫째는, 부동산 불패신화에 대한 경험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에 일어났던 일련의 불패신화들에 대한 맹신이다. 사실상 그 맹신이 여기까지 오게 만든 주범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마치 계속해서 일어났기 때문에 또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언젠가 끝이 있는 법이고 필자는 지금이 그 부동산 불패신화가 무너질 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 전세계가 이러한 부동산 불패신화의 몰락으로 고통을 받고 있고 우리도 예외는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상승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역으로 생각해보면 아직 하락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실상 서울과 수도권만을 보면 그 하락은 시작도 안했다는 것을 수치를 통해 알 수 있다. 아마 본격적인 하락의 시점은 이들 지역들에서의 거래량 증가가 될 것이다. 단순히 급매물 수준의 거래가 아니라 매도자와 매수자들이 모두 공감하는 가격대에서 대량 거래가 이루어지면 본격적인 하락의 길이 시작될 것이다. 지금 그러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을 어느정도 감지할 수 있다.

그런데 강남의 재건축은 최근 반전되면서 전고점 대비 90%수준까지 오르기도 하였다. 이렇게 순식간에 반전된 것은 그만큼 시장이 부동산 불패신화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년동안 극심한 침체 속에서도 시장의 평균매매가는 하락하지 않고 급매물 위주의 가격만 하락하고 거래량도 급감한 것은 그만큼 곧 회복될 것이라는 부동산 불패신화의 맹신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공감대는 여지없이 올 초에 시장에 반영되면서 급속히 회복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조정이 없는 반전은 사상누각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지금 시장이 위험해 보이는 것이다.  

지금 시장은 그 시험대에 놓여있는 것이다. 부동산 불패신화는 영원할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그 한계를 드러낼 것인가? 설령 부동산 불패신화가 다시 살아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지금 자신을 그 무시무시한 시험대에 모르모트로 내세우는 것은 참으로 무모한 행동이다. 더우기 부동산 불패신화가 무너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 시기에 과거의 경험만을 믿고 자신의 전재산을 건다는 것은 모험이 아니라 도박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러한 때에는 가만히 있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것을 누누히 강조하는 것이다.

둘째는, 주택을 매수하는 시점부터 그 주택을 통해 재산증식을 하려는 마음이다.

이것은 너무도 위험한 생각이다. 과거에는 이것이 분명히 우선순위가 되었다. 시대가 그것을 용인해주었고 정부정책도 그렇게 용인해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상황이 아니다. 아무리 주택이 많아도 예전처럼 돈이 되지 못한다. 비록 5년전만해도 주택을 여러채를 가지고 단타매매를 해서 억대의 차익을 남겨도 양도세는 몇백만원도 내지 않아도 되었다. 은행은 그 사람의 상환 능력은 생각지도 않고 담보물만 있으면 90%까지 대출을 해주었다. 그러니 주택투자자로 마음만 먹으면 집 한채 살 돈을 가지고 열채를 매수하여 돈놀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초단기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지금은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해졌다. 아무리 현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는 있지만 예전과 같이 주택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모험을 한 대가치고는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다주택은 양도세도 중과되는 마당이고 여기에 실거래 신고에 따라 양도차익 그대로 세금을 내는 상황이니 과거에 돈 맛을 본 사람들은 이미 시장에서 다 떠난 상태인 것이다. 그러니 이제 주택으로 남기려는 사람들 중에는 큰 손은 없다. 그저 두세채를 가지고 몇천만원 벌어보려는 사람들이 시장에 남아있을뿐이다. 이러한 사람들로는 주택의 가수요가 일어나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주택이 '억' 소리 내면서 자산가치를 주었던 시대는 이미 한물 간 것이다.

그러한 시대에 아직도 주택을 통하여 재산증식에 우선 순위를 두는 사람들이 지금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조급하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주택을 매수하여 남기려고 하는데 싸게 매수해야 되는 것이고 오르기 전에 매수해야 하는 것인데 갑자기 반전되면서 오를 것 같으니 조급해진 것이다. 그러니 혹자는 오르고 있는 인기지역에 추격매수를 하는 것이고 혹자는 아직 오르지 않은 지역에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보면 바람앞에 촛불을 보는 듯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다.

세째는, 거주에 대한 불안감이다.

사람들은 주거안정을 가장 중요시한다. 어찌보면 주거안정은 먹는 문제보다도 더 중요해 보이기도 하다. 사람이 주거가 불안하면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기가 어렵다. 우리나라는 특히 주거불안이 극심하다. 집값이 터무니없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주택을 매수하려는 사람들도 불안하고 주택을 매수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도 전월세 가격이 오르니 불안하다.

이러니 주택가격이 조금만 반전 움직임을 보이면 이러한 불안심리가 팽배해지면서 주택을 매수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도 지나친 기우에 불과하다. 2000년대 이후 주택임대시장을 보면 실제 주택가격의 급등과는 달리 전월세 가격은 극히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소형주택의 멸실로 도시 소형주택의 전월세 가격은 상당폭 상승했지만 이것 또한 주택매매와는 별개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 소형주택에 거주하던 세입자들이 당장 주택매수자로 나설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형주택 전월세 상승이 주택매매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극히 단편적인 견해일뿐이다.

실상 대부분의 초소형을 제외한 그 이상의 전월세가격은 극히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분당의 예를 들면 2001년 30평형 전세가격이 1.9억하던 것이 2.5억 수준까지 상승하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다시 그 수준과 별반 차이없는 가격대이라는 것이다. 급격히 주택이 늘어난 용인의 경우에는 아직도 30평형 새아파트가 1억대에도 못미치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7년전 가격보다도 못한 가격이다.

주택가격 상승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잘 내세우는 전월세의 상승이라는 요인은 극히 일부 지역에만 해당되는 얘기일뿐이다. 사실상 전월세의 상승으로 인한 주거불안이라는 이유로 주택매수를 성급히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장기전세주택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고,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도 계획분만큼 공급되어 준다면 전월세 시장은 매매가격과 상관없이 더욱 더 안정될 것이다. 사실상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통해 주택매매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