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는 관점은 참으로 다양할 수 있는데 그 다양성을 외면한채 일방적인 해석을 할 경우에는 여론은 호도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최근 1.11 이나 1.31 부동산 대책에 따른 일관된 해석들을 보며 이러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언론이나 포털사이트의 부동산 기사가 포커스를 맞추는 독자계층은 주로 1주택자(일시적 2주택자 포함)와 유주택 가능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다주택자는 이들이 포커스를 맞추는 계층은 아닙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향후 수년 내에 유주택은 언감생심인 적지않은 이 땅의 진짜 서민은 전혀 고려대상도 아니라는 것을 기사를 유심히 보면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동산 정보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기호에 맞는 기사나 컬럼을 띄우는 것은 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기도 하고 또 대부분의 커뮤니티가 그러한 기호를 갖는 사람들끼리의 무언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강력한 언로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다주택자가 이러한 곳에서 얻을 정보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더욱 밀접한 소스 제공자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부동산 컨설턴트, 은행 그리고 메이져 중개업자 등 등..

또한 유주택은 커녕 하늘아래 편히 쉴 곳만이라도 안정적으로 갖고 싶은 사람들 또한 이러한 것들 하고는 거리가 멀 수 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재테크다 뭐다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관심을 가져본들 그림의 떡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의 1.31 대책은 주로 임대주택에 대한 정책입니다.

정부와 언론(부동산 포털사이트)의 엇박자를 심각하게 느낄 수 있었던 한 주간이었습니다.

이번의 대책은 과연 누구를 위한 대책입니까?

이것은 바로 내집마련이 지금 당장으로는 그림의 떡인 사람들을 위한 대책입니다. 물론 정부가 이러한 취지로 임대주택 확대를 선포?하였지만 필요 이상의 오버를 하는 내용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30평 임대 제도는 그러한 점에서는 시기상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정부로서는 구색을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고 보지만 저로서는 정부가 부동산 정책으로 최우선으로 보호해주어야 할 계층은 30평형 임대주택 거주가능 계층 보다는 20평형 미만의 임대주택 거주자 이하의 계층이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정부가 자기돈으로 내집을 마련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는 것이며 정부는 자신의 힘으로는 주거안정을 기할 수 없는 취약계층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지금 여론은 이렇습니다. 시장기능에 맡기라는 것이지요. 수요가 있는 곳에 건설회사들이 집을 많이 짓고 수익을 내고 수요자는 내집마련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데 왜 정부가 끼어들어 감놔라 배놔라 하면서 헷갈리게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정부가 지금껏 부동산 정책을 세울 때 어느 계층에 유익을 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을 충실히 행하는 것인지 심사숙고 했는지 정부관계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저로서는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임대주택 정책은 정부가 제대로 포커스를 맞추었다는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임대주택이나 수만채 지으면 뭣하냐 내집마련 수요자들이 줄서고 있는데 하면서 정부정책에 한탄까지도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앞서말한 것처럼 유주택자 중에 갈아타기 수요자나 무주택자 중에 유주택 가능자들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면 이러한 계층 외에도 하루 벌이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정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주택문제일 것입니다. 그들은 지금 자신의 가족들이 임대료 부담과 이사부담에서 자유롭기만 해도 대만족일 것입니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누구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 것입니까? 내집마련의 능력을 가진 분들도 정부의 도움이 물론 필요하겠지만 이들 계층의 주거안정보다는 시급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취지로 대한민국 5주택 당 1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추진한다는 이번의 원대한 임대주택 정책은 그렇게 쉽게 폄하할 내용이 아닙니다. 저는 이번의 정책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최소한 취약계층은 주거안정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며 특히 내집마련을 위해 알뜰하게 살아가야할 젊은층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당장에는 분양주택이 줄어들어 청약의 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임대주택이 정착된다면 장기적으로는 내집마련의 기회가 여유로워지는 것입니다. 전월세 시장 안정의 기반이 임대주택 정책으로 이루어진다면 지금같이 폭등하는 집값 불안으로 안절부절하며 무리한 대출을 안고 집을 매수하기 보다는 한결 여유롭게 안정적인 전월세 시장에서 기회를 엿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로서는 1.11 대책과 1.31 대책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호해주어야 할 계층에 포커스를 맞추고 진행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1.11 대책은 장기무주택자! 1.31 대책은 주거안정 보호대상자!에 촛점을 맞추고 진행되는 것입니다. 정부가 사실상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기에 이번의 대책들은 가장 효율적으로 보호계층을 선정하고 집중화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그러기에 유주택자나 지금 내집마련 가능자들에게는 불만의 소지가 다분히 있는 것입니다. 사실상 부동산 여론의 중심에는 이들 계층이 있기 때문에 다분히 불만의 강도는 세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이것으로 인해 마치 모두에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절망적인 메시지인양 호도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물론 이러한 정책들이 다는 아님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무조건 임대주택을 많이 짓는다고 전월세 시장이 안정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정말 입지좋은 곳에 잘 지어야 됩니다. 혹자들은 돈 있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입지좋은 곳에는 분양주택을 많이 지어야 그나마 주택가격 안정을 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한편의 입장으로 보면 극히 맞는 얘기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것은 극히 이기적인 주장입니다. 저는 분양주택도 임대주택도 가능한 좋은 곳에 짓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정되어 있는 토지에서 그것이 쉽지만은 않기에 정부의 선택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이번의 정부의 선택이 단순한 편가르기가 아니라 진정으로 서민을 위하여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감당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땅의 국민은 다양한 계층입니다. 모두의 만족을 가져올 수 없는 것이 정부의 정책이지만 특히 부동산 정책은 가장 기본적인 삶의 터전을 보장해주는 최우선 문제이기에 정부가 효율적으로 집중해야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소 불만의 소지가 있더라도 계속되는 신도시나 입지가 좋은 곳에 임대주택도 상당량 지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인해 공급부족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다라는 가설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임대주택 정책을 통한 서민 보호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당위성이 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 주택을 구입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집값의 상승은 딴 세상 이야기이며 오직 내 식구 값싼 임대주택에서 두다리 쭉 뻗고 사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입니다.

 

내 관점에서 보면 불이익이 되는 것은 모두가 나쁜 것으로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만큼 세상이 각박합니다. 내가 양보하면 뒤쳐지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아파트가 임대주택과 같은 마을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부끄러워 다른 마을 이름으로 개명을 했다는 모 아파트의 사례가 지금의 우리의 모습입니다. 혹시 이번의 임대주택 정책에 대해서도 우린 그러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당장에 다소 유익이 없을지라도 지지해줄 것은 통크게 받아주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