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주간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올 한해를 깡그리 잊어버리려고 술에 찌든 사람도 있을 것이고, 차분하게 새해를 계획하며 한 해를 의미있게 마무리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뭐! 새해가 오는지 상관없이 먹고 살기 바쁜 분들도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자신의 상태가 행복해보이던, 불행해 보이던 건강만큼은 반드시 유지해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사람들은 건강에는 육체적 건강만을 생각하는데 이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정신적 건강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정신적 건강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한 사람들은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올 한해 이 두가지 건강을 유지하지 못하셨다면 새해에는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이 두가지 건강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시길 바래봅니다.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시장에서도 이젠 우리가 한쪽으로 치우쳤던 주택의 개념에 대해 균형감각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벌써 정책이 그러한 것을 요구한지는 오래되었고 서서히 시장도 그러한 감각을 가지려는 참여자들이 존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재테크의 수단으로서의 주택도 물론 좋지만 이젠 지금의 내가 사는 살아야 하는 주택의 주거가치도 생각해보아야 하는 때입니다. 이러한 균형이 이루어져야만 염려되는 버블은 자연히 소멸될 것이고, 사회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무주택자 뿐만아니라 유주택자 분들도 지금의 주택가격 상승을 정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심리적으로 무주택자가 더 불안할 뿐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1주택자까지는 주택가격의 상승이 그리 달가로운 것도 아닙니다. 무주택자야 말할 필요도 없지만 1주택자들 중에서도 소형평형을 가지고 있거나 입지가 그리 썩 좋지 않은 지역(예를 들면 버블세븐 지역 수준 이외 지역)의 주택을 가지고 있다면 현재의 주택 가격이 오르는 것이 그렇게 실익을 준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주택가격이 상승한다고 보면 이러한 1주택자는 그저 본전을 하는 수준이고 심리적으로 다소 편안할 뿐입니다. 그냥 현재의 내집에 만족하고 살면 몰라도 모두가 그렇지 않고 보다 나은 곳에 보다 넓은 평형으로 이주하고자 하기 때문에 현재의 내 집을 팔고 더 나은 다른 집을 산다고 할 때 내집 오른만큼 보다 더 많은 돈을 얹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들이 버블 세븐 수준의 지역으로 이사를 하려면 상승폭의 차이로 엄두를 못 내게 되는 것은 무주택자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냉정히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있어 주택가격 상승은 반가운 것이 아닙니다. 그저 집값은 내리지도 않고 크게 오르지 않으면서 이자율 수준을 약간 웃도는 안정적인 상승이 가장 바람직한 것입니다. 그래야만 무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들도 지역변경과 평형 넓히기가 용이한 것입니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이러한 내집마련 단계를 이루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내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지금의 주택가격의 상승의 수혜자는 다주택자 특히 투기의 목적으로 주택을 여러채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가 가장 큰 수혜자입니다. 선량한 국민들이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의 논리에 휩쓸리고 있지는 않은지 최근들어 더 염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마치 전국민이 아파트 가격 상승이 대세인 것처럼 너도 나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 아니면 이 나라에서 영원히 도태될 것 같은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누구에게 좋으라고 이렇게 주택시장이 난리법석을 떨어야 하는 것인지? 냉정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주택으로 단 맛을 본 다주택자들이 세금 폭탄이다 뭐다 난리를 떨어야 하는데 그들은 뒤에서 여론만 조성합니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선량한 1주택자이고 심지어 무주택자들도 여기에 동조를 합니다. 참으로 크게 보면 그 가치의 수혜자는 그들이 될 터인데 당장 눈 앞에 늘어난 세금의 무게가 커보이기 때문입니다. 서민의 약점은 그것입니다. 먼 앞을 보기보다는 당장의 이익을 좇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결국 큰 고기는 멀리 보고 크게 휘젓는 사람들이 독차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금의 현상을 가져온 대표적인 이유가 주택이 재테크 수단으로서는 최고의 품목으로 인식되어졌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이것 아니면 이 나라에서 온전히 돈을 모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세상에 팽배해져 있습니다. 로또가 맞지 않는 한 이 땅에서 열심히 저축해서는 집을 마련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 되어져 버렸고 이제 모두가 공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극입니다. 사회의 정상적인 시스템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보았자 번듯한 곳에 내집이 없으면 인생 실패자로 보입니다. 이것이 잘 못되어졌다고 많이 인식하고 있지만 그것이 사회현상인양 모두 따라나서고 있는 것이 더 비극입니다. 이러한 현상의 끝은 반드시 있습니다. 그 때가 언제인지 모른다고 서로 폭탄돌리기를 하듯이 나 만은 그런 희생양이 안되겠지 한다면 오산입니다. 누구에게나 그 폭탄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다주택자에게 그런 폭탄이 떨어진다면야 다행이겠지만 그 폭탄은 1주택자에게도 떨어질 수 있고 심지어 무주택자도 안정권이 아니라는 데 심각성이 있는 것입니다.

 

정부로서도 버블이 터지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최근 각 경제연구소에서 우려하듯이 외환위기 보다도 더 심각한 현상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막아야 된다는 생각입니다만 정부의 능력을 보건데 희망이 없고 그렇다고 우리들 중에 누가 그 대세에 역행할 수 있을런지요? 저도 2001년부터 상승기에 중개업을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내집마련 및 다주택 투자를 해드린 입장이지만 2005년의 급상승 이후에는 시장이 쉬어가기를 바라는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말해서 주택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고 이젠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시장으로 뛰어들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시장의 포화상태를 느끼는 감정이 저 만은 아닐 것입니다. 다 알고는 있지만 누가 그런 제동을 걸겠습니까?

 

중개업소 사장님들은 장사를 하셔야 하니 항상 시장을 긍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으니 이해해야죠!

다주택자들은 최고의 수익을 위해 계속 불을 지피려고 할 것이고, 막대한 대출을 실현시켜놓고 대출이자로 수익을 챙기려는 금융기관들도 주택시장의 상승이 나쁠 것은 없습니다. 정부는 아무리 떠들어도 이미 신뢰를 잃었으니 믿으려 하지 않고...

 

소위 부동산 여론을 조성하는 부동산 포털사이트마다 상승론자가 압도적으로 인기가 있고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은 비난받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그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가 무섭게 시장은 올랐으니 비관론자도 어느새 신뢰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비관론이 사라져야 될까요? 모두가 상승론으로 치달을 때가 아마 시장의 끝일 것입니다. 전 그러한 끝을 보기 싫기 때문에 2005년 하반기부터 시장의 숨고르기 아니 버블의 축소를 위해 비관론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비관론에 가장 민감하게 비난할 분들은 최근 대출을 껴안고 1주택자가 되신 분들일 것입니다. 그 분들은 여기가 꼭지라고 전혀 생각을 안하고 매수하신 분들입니다. 이제부터 상승의 시작이길 바랄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그 분들에게 조차 상승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입니다. 그것은 언제 있을지 모를 버블의 휴유증을 감수하기 보다는 지금 작은 고통을 감수하며 장기적인 디딤돌을 마련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러한 사회의 정상적인 부의 축적의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주택가격의 급등을 막기위해서는 주택의 가치를 소유가치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주거가치로서의 변화가 시급합니다. 그냥 되는 것이 물론 아닙니다. 이미 임대아파트라는 제도가 그러한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소형에 치중하다보니 그 취지가 무색해졌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나온 것이 반값 아파트입니다. 이 제도의 실현성 여부를 떠나 그러한 논의가 된다는 것은 이러한 움직임에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제도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해준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사실 주택가격이 이자율 수준을 약간 웃도는 안정적인 상승만 한다면 모든 국민이 벌떼처럼 주택에 매달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실상 이런 상황이 온다면 굳이 내집보다는 입지가 좋은 임대아파트, 반값아파트로도 수요가 몰릴 것이고, 주택시장이 안정된다면 사람들은 주택구입보다는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할 것입니다. 주택이 아니면 안된다면 심리가 팽배한 요즘에 저로서는 그 심리의 팽배로 오는 휴유증을 막기 위해서 시장에 정상적인 신호가 올 때까지 비관론의 입장에 서야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