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책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시장의 냉각이 진행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투자 유망 포트폴리오의 조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아파트는 방 3개 화장실 2개가 필수, 상가는 계단이 없는 1층을 잡아라”
마크와 스티브. 홍콩에 가서 두 명의 금융전문가를 만났다. 미국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투자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헤지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30대의 실력가들이다. 이들이 의사결정해서 투자하는 ‘돈’은 매년 수천억원을 웃돈다.
“한국 부동산시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시아시장에서 가장 떨어지는 국가지요. 국가정책 변화에 따라 시장이 얼어붙을 위험성도 높고요. 따라서 신용도나 투명도가 낮은 편입니다. 정부의 개입이 성급하고 지나쳐서 과열되다가 냉각되기 십상입니다.”
얼굴이 빨개졌다. 내용이 부끄럽기보다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의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아직 글로벌 투자대상이 되기에는 선진화 시스템이 부족한 나라라는 말로 들렸다.
급작스러운 ‘세금폭탄’은 각종 부작용을 만들어내고,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맞춰 투자 자본을 원활히 흐르도록 해야 하는 시장 질서를 망가뜨리고 있다.
2주택자에게 부과된 과도한 양도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삭제는 대형주택 수요를 잠재웠으며, 대출제한과 종부세는 매수 세력의 씨를 말려 주택거래를 올스톱시켰다.
선진국과는 다른 개인자산 포트폴리오
투자의 위험을 줄이고 안전한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산배분 방법을 포트폴리오 구성이라고 한다. 그럼 미국인과 일본 사람, 한국 사람의 자산구성은 어떻게 다를까?
한국 사람들의 자산배분에 있어 가장 큰 ‘범위’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히 부동산이다. 한국인의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은 89.8%. 거의 90%를 육박하는 주요 재산이 부동산이라는 뜻이다. 그다음이 현금·예금·적금으로 6.4%이고, 지금과 같은 열풍이 불어도 주식·채권의 직간접 투자금액은 총자산의 1%가 채 되지 않는다.
미국인은 전체 자산의 부동산 비율이 60% 정도다. 그다음 자산으로 예금·적금 등 현금성 자산을 21.9% 정도 가지고 있고, 보험이나 연금이 10.9%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식·채권 등에 대한 직·간접투자가 4.2%에 해당한다.
일본인은 부동산에 투자된 자산이 전체 자산의 64.3%다. 미국인보다는 조금 높고 한국인보다는 훨씬 낮다.
이토록 유독 한국인의 부동산 투자비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부동산만한 투자상품이 없다’는 믿음과 신뢰감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이 그토록 신뢰하던 부동산시장이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보유세와 상식을 넘어선 양도소득세 때문이다. 결국 이 상태로 오래가면
개인자산 포트폴리오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부동산 포지션이 적은 쪽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수익이 기대되는 쪽으로 투자자금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청약가점제, 분양가상한제, 재건축규제 등 주요 부동산관련법과 세법이 존재하는 이상 ‘2주택자’가 된다는 것은 ‘손해 보는 투자’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은 순리를 따라가게 변화될 것이다’라는 막연한 기대감만이 시장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포트폴리오 구성에도 조건이 있다
2007년부터 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포트폴리오도 재편되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블루칩 아파트 명품 상가 3억원 미만의 토지 소형 빌딩’ 등으로 재산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앞으로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이라면 미래투자에 있어 이 순서를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일단 좋은 아파트 1채를 사고 그다음엔 명품 상가를 1채 사는 것이다. 그리고 또 돈이 모이면 땅이나 소형 빌딩을 사면 된다.
종전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는 ‘블루칩 아파트 2채 명품 상가 유망지역 토지’였는데, 늘어난 보유세와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강화로 포트폴리오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살기도 좋고 가격도 꾸준히 오르는 ‘행복 아파트’다. 이른바
‘주거가치’와 ‘투자가치’를 모두 지닌 집이다. 현재까지는 대단지가 유리하고, 학군과 백화점이 발달되어 있는 곳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평형은 역시 50평대인데, 늘어나는 보유세로 40평대, 30평대도 주목받고 있다. 단,
3개 이상의 방이 있고 2개의 화장실이 있어야 한다. 브랜드가 있는 시공사가 건설하고 편의시설을 많이 갖춘 신축 아파트일수록 더욱 블루칩의 조건에 근접한다.
명품 상가 상업화된 지역의 1층 코너상가다. 양쪽에 문이 있고 2면 이상 간판을 걸 수 있어 유동인구의 가시권에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상가다. 상가 평면은 네모반듯하고 천장이 높아서 들어서면 산뜻하고 쾌적한 느낌이면 좋다.
출입구에 계단이 없을수록 좋고, 있어도 한두 개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임차인이 빠지면 곧바로 임대를 놓을 수 있거나 권리금이 형성되어 임차인이 다음 임차인을 데리고 들어올 수 있는 그런 상가가 명품 상가다.
공시가격 3억원 미만의 토지 부재지주와 비사업용 토지에는 무려 66%에 달하는 양도소득세와 종속세가 부과된다. 공시가격 3억원 이상에는 1~4%에 달하는 고율의 종합부동산세도 매겨진다. 결국 ‘재촌’과 ‘자경’이라는 요건을 맞추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곳의 ‘비규제 대상’ 토지를 사야 한다. 그에 해당하는 것이 300평 미만의 주말농장이나 비규제 지역의 평지에 가까운 임야다. 그 중에서도 계획관리지역 내의 토지가 용도변경이 가능해 유망한 상품이다.
소형 빌딩
몇 십억원 정도 여유자금이 있다면 소형 빌딩 투자가 추천 상품 중의 하나다. 사라지거나 변하지 않는 부동산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규제의 시간’을 버틸 수 있는 ‘가능성 있는 부동산’인 이유다. 빌딩이 깔고 있는 토지의 공시가격이 40억원 이상이 되어야 종부세가 과세되고 그 요율도 주택보다는 훨씬 낮다.
5층, 6층짜리 소형 빌딩의 경우, 3종 주거지역에 있는 빌딩보다는 일반상업지역 내의 빌딩이 우월하다.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시 훨씬 더 많은 용적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화된 건물보다는 새 건물이 좋고, 외관 리모델링을 할 건물이면 동선변경이 수월하며, 천장을 높일 수 있는 요건을 가진 빌딩이 투자상품으로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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