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본 은평뉴타운 1지구◆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나와 걷기를 5분쯤. 롯데건설이 짓는 은평뉴타운 1지구 12단지 입구가 나타난다. 건물은 이미 다 올라간 상태로 곳곳에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안내를 맡은 김충겸 롯데건설 부장은 '현재 공정률은 80% 정도'라고 전했다. 1지구는 3개 공구로 나뉘어 있다. A공구(1ㆍ2ㆍ12단지)는 롯데건설과 삼환기업, B공구(3ㆍ4ㆍ9ㆍ10ㆍ11ㆍ13ㆍ14단지)는 현대산업개발과 태영건설, C공구(5~8단지)는 대우건설과 SK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총 77만7000㎡ 면적에 임대 1699가구, 분양 2815가구가 들어선다.

◆ 내부마감재 수준은 다소 소박

= 입구에서부터 다른 아파트 단지에 비해 탁 트인 느낌이다. 평균 용적률이 151%에 불과하고 쾌적하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김 부장은 '동간 간격은 다른 아파트 단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층고가 낮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A공구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가 15층이다. 여기에 대부분 단지에 필로티 공법이 적용돼 시야를 터 놓았다. 단지 곳곳에 있는 넓은 중앙공원도 개방감을 더한다. 한참 올리고 있는 지붕을 보니 모양이 각양각색이다.

김 부장은 '아치형, 둥근형, 박공형, 삼각형, 경사형 등 모양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은평뉴타운의 특징인 다양성이 지붕 하나에도 나타나는 셈이다.

은평뉴타운 전체에 적용된 평면 타입 수는 모두 650여 개나 된다. A공구만 해도 50여 개 타입이 있고, B공구에도 80여 개 타입이 적용됐다. 북한산 산세와 물줄기를 그대로 살리다 보니 동 모양 자체부터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역세권과 실개천 주변 등은 타워형, 경사지에는 타워형이면서 최상층에 테라스하우스, 생활가로 주변에는 연도형, 평지에는 중정형이 들어서 있다. 여기에 발코니, 지붕, 외벽 모양, 내부 평면 등에도 변화를 줬다.

2단지 201동 14~15층에 자리잡은 테라스하우스를 들어가 봤다. 65평형 복층형이다. 하층과 상층에 앞뒤 또는 'ㄱ'자 모양으로 난 테라스가 꽤 넓다. 조망도 뛰어나다. 독특한 지붕의 아파트들 너머로 북한산이 겹겹이 보이는 게 한 폭의 동양화 같다.

이어 53평형 샘플하우스를 둘러봤다. 중간쯤에 정문이 있고 양쪽으로 방과 거실 등이 나 있어 평면이 다소 길쭉한 느낌이다. 내부 층고는 2.4ｍ로 일반 아파트에 비해 약간 높다. 마감재는 특별히 화려하지 않다. 바닥은 온돌마루를 썼고 주방은 타일로 마감했다.

김 부장은 '회사마다 자기 색깔을 냈겠지만 마감은 특별히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감 수준은 주목할 만한 선택 포인트가 아닌 셈이다.

◆ 단지 곳곳 넓은 정원…북한산이 한눈에

은평뉴타운에 세워질 조망ㆍ보도용 교량

= 현대산업개발이 짓는 B공구로 발길을 돌렸다. 현장사무소 앞쪽으로 제법 넓은 구덩이가 파져 있다. 예전부터 북한산에서 흘러나온 실개천이 연못을 만든 자리다. 실개천이 흘러 못을 이룬 뒤 B공구를 관통해 창릉천까지 이어진다. 실개천 위로 다리를 놓을 만큼 폭이 넓다. 김경환 현대산업개발 건축설계 부장은 '원래 실개천이 있던 곳인데다 연못을 잘 살려 연중 계속 물이 흐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못 주변은 예전부터 '못자리골'이라고 부르던 곳으로 맹꽁이 서식지로 보존된다.

김 부장은 '실개천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고 흘러나오는 물소리도 청량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10ㆍ11ㆍ13ㆍ14단지는 연못을 끼고 자리잡고 있다. 이 중 13ㆍ14단지는 1지구 가운데 일반분양으로만 구성돼 있는 유일한 단지라 관심이 크다.

이번엔 1108동 최상층 복층형 테라스하우스에 올라갔다. 동남향의 앞쪽 테라스를 통해서는 북한산과 연못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남향의 뒤쪽 테라스는 단풍이 든 진관근린공원이 손에 쥐어질 듯 놓여 있다.

실제로 은평뉴타운은 진관근린공원을 포함하면 녹지율이 50%에 육박한다.

1~6단지와 7~14단지를 가르는 길에는 생활가로변이 조성돼 있다. 생활가로변 주변으로는 중정형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김 부장은 'B공구에는 4개의 중정형 아파트가 있다'면서 '주로 장기 전세로 공급될 임대물량이 많다'고 말했다. 북한산, 공원, 실개천, 창릉천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일반분양 물량으로 빠졌다.

임대 물량도 독특한 디자인으로 차별화했다. 예를 들어 아파트 중간층에 복층형을 도입했다. 실제로 들어가 보니 34평형이지만 공간이 넓게 느껴진다. 1층은 거실과 주방으로, 2층은 방 세 칸으로 분리됐다.

◆ 도로 보행자 중심ㆍ친환경 설계

= 은평뉴타운에는 독특한 친환경 시스템이 여럿 적용돼 있다. 우선 쓰레기 이송관을 통해 쓰레기를 집 안에서 배출할 수 있다. 진공청소 시스템을 이용해 집안을 청소할 수도 있다. 먼지는 외부 배관을 통해 일괄적으로 빠져나간다.

친환경적 측면도 고려됐다. 생활가로와 걷고 싶은 도로, 자전거 전용도로로 뉴타운 전체가 연결돼 보행자 중심 도시를 조성했다. 친환경건물인증 우수등급과 건물에너지 효율 2등급도 받았다.

신재생에너지도 사용했다. 태양광발전시스템을 통해 가로등도 밝힌다. 펌프도 가동해 실개천을 마르지 않게 유지한다. 태양열을 이용해 따뜻한 물도 공급한다. 지열도 이용해 일부 냉난방 문제를 해결했다. 땅을 100~150ｍ 파서 공동시설 온도를 10~20도로 유지한다.

[박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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