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0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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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8.31 후속대책을 기다리고 있는 부동산 시장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부동산 투기는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지만 시장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12월과 1월 재건축 시장이 달아올랐고 설연휴로 현재 잠시 주춤하지만 언제 다시 오를지 모르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발언에도 잠재울 수 없는 부동산 시장, 왜 이런 불안감이 감도는 것인지 원인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건교부와 서울시의 힘겨루기

정치인들의 힘겨루기가 부동산 시장에 혼선을 불러오고 있다. 겉으로는 '서민주거안정을 위해선 부동산가격안정이 필수' 라고 동일한 목소리를 내지만 서로의 위치에서 더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위해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

가장 우리를 황당하게 했던 것은 '대치동 은마아파트 용적률 완화'를 둘러싼 논쟁이다.

서울시가 3종 일반주거지역의 재건축 용적률을 210%에서 230%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 건교부와 집값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한지 몇일 만의 일이다.

은마아파트는 현재 용적률이 200%에 육박해 210%로는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하고 용적률 완화가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시기상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동산 관련기사를 쓰다보면 '감' 이라는 것이 시장예측에 적중할 때가 있다. 서울시의 발표전 현장 취재에서 이미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용적률 완화에 대한 자신감을 비친바 있었다. 그 때부터 '아~ 오르겠구나' 했을 때 벌써 시장은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정부정책에도 아랑곳 하지않는 이런 것들이 바로 불신감을 심어주고 부동산시장을 움직여선 안된다.

이번에는 건교부의 송파신도시 건설을 서울시는 반대하고 나섰다. 또 최근엔 건교부가 집값 상승의 원인을 서울시를 탓하며 '지자체가 가진 재건축 승인권한 중 일부를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 이라고 밝혔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새해인 2006년 1월 한달 간 진행된 모습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긴밀하게 공조하지는 못할망정 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각자의 성과물에 연연해하지 말고 확실한 목표아래 같은 방향으로 서로 도와야 할 것이다.
판교신도시 분양이 몰고 올 열기

판교의 민영아파트 수도권 일반 1순위 최고 청약경쟁률은 3천대 1로 예상된다고 한다. 3월 공급물량이 9천4백20가구고 그중 분양이 5천8백44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대략 1만5천여명이 청약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 외 청약통장이 없는 사람들도 관심이 높을 것임으로 보이지 않는 영향까지 감안하면 그 여파가 얼마나 클 것인지 예상된다.

판교 분양이 시작되면 첫째 분당, 용인, 성남 등 주변지역이 오를 것이다. 벌써 ‘판교에 당첨되면 시세차익이 2억은 보장된다’ 는 애기가 나오고 있어 주변 집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둘째 막상 청약이 시작되면 일반아파트 거래는 주춤할 것이다.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존아파트는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셋째 청약이 끝나고 당첨자 발표가 되면 다시 주변과 강남권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10년간 전매 금지로 묶이지만 새로운 불법거래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렇게 한차례 홍역을 치루고 나면 하반기엔 8월 다시 한번 분양(8천8백52가구)하게 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집값이 조용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

2006년 새해부터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가 시행됐다. 거래 투명화로 투기방지를 하려는 취지지만 거래시장 위축이 먼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매물부족으로 이어져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오히려 인기아파트는 이런 정책에 아란 곳 하지 않고 거래되고 서민아파트는 세금부담이 커지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시행된 지 한달이 됐지만 아직 일선에선 정말로 실거래 신고를 해야하는지 눈치보기가 있고 매도자 매수자 모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5.31 지방선거

5.31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재개발시장을 시끄럽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선거를 앞두고 아파트시장의 움직임은 없지만 재개발시장은 사업진행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시가 주력하는 뉴타운 사업을 현 정권 내 빠르게 추진해야만 그 다음 정권에서도 무리 없이 마무리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규제완화를 바라며 다음 정권을 기다리는 재건축 시장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결론적으로 2006년 아파트 시장은 결코 조용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변수들로 부동산시장은 들썩이며 서민들의 머리를 아프게 할 것이다. 이럴 때 정부의 역할은 어쩔 수 없는 시장상황까지 무리해서 막기보다 시장이 왜곡되지 않도록 힘쓰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아파트 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계속된 가운데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시장이 수용하질 않을 것이다. 8.31대책의 2단계 후속 조치도 이러한 맥락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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