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근무하며 연봉 2300만원 정도를 받는 김모(36)씨. 김씨는 몇 차례의 실직과 모친의 병 수발 등으로 재산을 제대로

모으지 못했다. 그나마 3년 전부터 현재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어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전셋집에 살고 있는 김씨의 현재 재산은 전세보증금 4000만원, 매월 각각 10만원, 30만원씩 넣는 청약저축통장 600만원,

적금통장 500만원짜리, 여유가 될 때마다 저축하는 입출금 통장 등 모두 합해 봐야 5800만원 정도이다. 종자돈이 별로 없는

김씨가 내집 마련 방법을 자문해왔다.

■ 목돈이 없다면 임대아파트부터 공략

김씨의 경우 당장 큰돈이 들어가는 주택 구입이 곤란하기 때문에, 일단은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고 돈을 더 모은 뒤 집을 사는

방법을 고려해 볼 만하다.

임대아파트의 장점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것이며, 임차 기간은 임대료 인상이 일정 범위 이내로 제한되기

때문에 임대료 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세입자 이므로 재산세나 종합토지세 등 세금 부담이 전혀 없다는 이점이 있다.

임대아파트는 분양 전환이 없는 ‘국민임대아파트’와 분양 전환이 있는 ‘공공임대아파트’로 나눌 수 있다. 국민임대아파트는

정부와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아 건설하는 아파트로 일정 소득수준(2004년 기준 월 평균 소득 217만9350원) 이하의

무주택 가구주에게 공급된다. 아파트 임대 기간은 최고 30년까지 가능하다.

이에 비해 공공임대아파트는 도시개발공사 또는 민간건설사가 시공해서 무주택 서민들에게 임대하는 것으로, 임대기간 만료

후에는 무주택 임차인이 우선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령 5년짜리 임대아파트의 경우에 임대기간 5년이 경과하게 되면, 이를 거주 중 인 무주택 임차인에게 우선 분양받을 수 있는

자격을 주고 임차인이 분양받지 않으면 남는 물량에 대해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분양하게 된다. 분양가격은 주변의 같은 평형

아파트에 비해 대개 10% 이상 싸게 책정되고 있어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내집 마련이 목표인 김씨는 분양전환이 가능한 공공임대아파트를 공략하는 게 효과적이다.

공공임대아파트의 신청자격은 청약저축에 가입한 무주택 가구주이며, 투기과열지구는 본인과 배우자가 과거 5년 동안 다른

아파트에 당첨된 사실이 없어야 한다. 청약저축 가입 후 2년이 경과하고 24회 이상 납입한 경우에 1순위 청약자격을 얻게 된다.

특히 올해 하반기 분양할 판교에 임대아파트 물량이 크게 늘어날 예정인 만큼 이를 눈여겨볼 만하다.

■ 5년 후 5000만원 목표로 월 80만원 저축

김씨는 우선 임대아파트를 목표로 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내집 마련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자금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김씨는 현재 매월 청약저축에 10만원, 정기적금에 30만원만 고정적으로 저축하고 나머지는 그때그때 상황을 봐서 저축했다.

이러다 보니 저축금액이 들쭉날쭉이었고, 활용한 금융상품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5년간 5000만원 이상을 모은다는

목표로 매월 40만원 정도를 추가해 월 80만원 정도를 규칙적으로 저축할 필요가 있다.

우선 청약저축과 적금 외에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적립식펀드로 각각 10만원과 30만원씩 저축할 것을 권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7년 이상 가입하는 확정금리 적금 상품으로 이자 소득세 비과세 혜택이 있고, 김씨와 같은 근로소득자는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7년 이상 가입할 때 두 가지 세금혜택이 모두 적용되지만 5년 이상 가입한 후 해지해도 소득공제를 받은 부분에 대해 세금 추징은

받지 않는다. 기존에 가입한 적금(매월 30만원 불입)이 만기가 되면 새 상품 가입보다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추가 불입하는 것이
좋다.

김씨의 경우 저축으로 5년 후에 5000만원 이상의 자금을 추가로 마련하면, 기존 자산과 일부 부족 자금을 대출을 통해 조달해서

내집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