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스크랩(369)

◆도시 전체가 손바닥 안에

한국토지공사는 2007년 말 화성 동탄을 시작으로 2008년 용인 흥덕지구, 2009년 성남 판교, 2010년 김포신도시를 차례대로 ‘U-시티’(유비쿼터스 도시)로 개발한다. 경기지방공사의 수원 광교(2010년 완공), 대한주택공사의 파주 운정(2010년), 행정도시건설청의 충남 행정중심복합도시(2030년)에도 유비쿼터스 시스템이 가동된다.

‘U-시티’의 핵심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 휴대폰만 있으면 내가 탈 버스의 현재 위치, 내가 지날 도로 소통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초고속 광통신망과 IP TV가 설치돼 원격 강의, 화상회의도 가능해진다. TV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곧바로 클릭해 홈쇼핑을 할 수도 있다.

노약자가 횡단보도를 다 건널 때까지 신호등은 파란 불을 유지하고, 학부모는 자녀의 등하교를 휴대전화로 실시간 확인할 수도 있다. 한국토지공사 이창희 차장은 “바코드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전자태그(RFID)는 무인 도서관, 무인 할인마트까지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격검침과 재해예방도 가능하다. U-시티에선 계량기 수치가 관리기관에 자동 수신돼 수도·전기 검침 때마다 집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상수도관이 터졌을 땐 누수감지장치가 곧바로 파이프 사이사이를 차단해 도로 범람을 방지한다. 광교 신도시엔 산 꼭대기에 달린 산불 감지센서가 산 전체 온도를 관리하는 시스템도 도입된다. 경기지방공사 김남현 대리는 “U-시티에선 방범 CCTV, 도로교통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통합관제센터’가 도시를 손바닥처럼 들여다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셉테드(CPTED)-도둑도 도망가는 도시 디자인

“범죄를 예방하는 환경”인 셉테드(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도입해 범죄율을 30~40% 낮췄다는 보고가 있다. 국내에선 수원 광교신도시와 행정복합도시에 최초 도입된다. ‘셉테드’가 적용된 도시는 도둑이 숨을 곳이 없어진다. 방범창과 CCTV는 기본, 좁은 골목길은 아예 설계하지 않는다. 가로수가 주택이나 아파트 1~2층 창문을 가리지 않도록 심고, 길마다 벤치와 밝은 조명을 달아 사람이 많이 다니게 한다. 광교신도시 ‘셉테드’ 설계에 참여한 경기지방경찰청 권기섭 경정은 “주택단지도 좁은 골목길로 이어진 바둑판 모양이 아니라 넓은 도로로 구분을 하고, 단지를 그룹으로 묶어 외곽에 울타리를 조성하면 범죄율이 훨씬 낮아진다”고 했다.

◆어머니 품처럼 부드러운 생태도시

미래엔 여성,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약자가 살기 좋아진다. 광교, 판교, 김포신도시에는 쓰레기를 부엌 매설입구를 통해 버리면 수송관을 통해 한 곳으로 집결·매립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 김포신도시는 아예 ‘여성 친화 도시’로 설계된다. 하이힐을 신고도 편안히 걸을 수 있도록 인도에 부드러운 투수콘을 깔고, 화장실마다 수유실, 기저귀갈이대를 설치한다. 미래도시는 ‘첨단’과 함께 ‘자연’까지 공존하는 ‘생태도시’이기도 하다. 현재 2기 신도시에 예정돼 있는 녹지비율은 성남 판교 37.4%, 파주 운정 30.3%, 화성 동탄 24.5%로 15~20%에 머물렀던 일산·평촌 등 1기 신도시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25년 후 탄생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이 모든 장점이 녹아 든 첨단도시가 된다. 행복도시건설청 이연호 정보통신팀장은 “2030년에 완공될 행복도시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기술의 진화속도가 워낙 빨라 지금까지의 상상을 초월하는 신세계가 탄생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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