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2 15:18
http://blog.drapt.com/8081552/2646991158041905653 
보험 관련 글을 읽다보니 한가지 의문이 들더군요.
과연 언제 보험금을 타게 되면 이익을 본 것인가 하는 점 말입니다.
대표적인 보험이라면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이 있습니다.
이중 종신보험에 대해서만 일단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사망시 보험금을 1억으로 하는 종신보험을 20년 월납으로 할 경우
남자 30세 기준 163,350원 이더군요. (삼성생명 기준)
그렇다면 30세에 종신보험에 가입한 남자가 언제 죽으면 이익을 볼까요?
알다시피 보험회사는 땅 파서 장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보험 계약자들은 당연히 손해를 보게 되어 있고 그들 중 극히 일부만이
이익을 보겠지요. 보험이란 것이 원래 그런 구조이니까요.
30세부터 50세까지 20년간 납입하는 총 원금은 39,204,000 이고 약 3천9백만원입니다.
(이제부터 큰 단위만 표기하죠. 그게 간편하니까요)
3천9백만원 내고 납입완료 후 23년 뒤, 73세에 1억을 받습니다. 이게 가입자들의 평균입니다.
장기간이기 때문에 사실 금리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일단 금리 수준을 오늘 현재 시중은행 예금 수준인 5% 라고 가정합니다.
만일, 당신이 종신보험을 들지 않고 이 돈으로 은행에 적금을 부었다면, 20년간 돈을 붓고 그후 8년이 지난 때, 즉 28년이 지나면 그 돈은 1억이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그냥 은행에 묵혀두어 43년 뒤 73세가 되면 이 돈은 2억 4천만원이 됩니다.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보지요. 종신보험을 시작하고 28년이내에 죽지 않는다면 그때부터 손해를 봅니다. 28년 전에 죽는다면 당신은 이익을 본 겁니다.
또, 평균적으로 73세에 죽으니 1억 4천만원을 손해봅니다.
대략 이해되시지요? 즉, 오래 살면 오래 살수록 손해를 봅니다.
오래 살수록 은행에 돈을 넣어두었다면 그만큼 이자가 더 붙을 테니까요.
28년 이내에 혹시 죽을지도 모르는 불상사 때문에 평균적으로 1억 4천만원씩을 손해보고 있는 겁니다.
10%, 그런 터무니없는 이율이 어디 있냐고 반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80년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연 평균 이율이 10% 였습니다.
이 이율은 앞으로 등락은 있겠지만 긴 기간에서 보면 앞으로도 비슷한 이율이 얻어지리라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 과거 25년간 평균 우리나라 국채 수익률은 10%를 상회하였습니다.
즉, 2000년 이후 지금까지가 비정상적인 저금리 시대이지 앞으로도 저금리가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물론, 경제성장이 다소 완화될 미래는 과거 성장시대처럼 고금리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진국인 미국의 금리 변동을 보아도 최근 몇 년간은 대단히 저금리 시대였습니다.
즉 앞으로 40년간 평균 금리가 5% 이하일 확률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사실입니다.
10% 이율에서 계산을 해보면, 18년 뒤가 되면 1억이 됩니다.
즉 18년 이내에 죽으면 이익이며 그 이후 죽으면 종신보험에서 손실이 발생합니다.
만일 평균 수명인 73세까지 다 채운다면 그때엔 무려 10억5천만원이 되어 9억 5천만원을 손해보게 됩니다. 금리, 또 복리의 힘이란 것이 참 무섭네요.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금리가 내려갈수록 종신보험을 든 개인은 이득을 봅니다.
반면 금리가 올라갈수록 보험사의 이익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당연히 보험사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를 일부분 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료를 내려 책정할 것이고 금리가 내리면 보험료를 올려 책정할 것입니다.
또하나, 보험사에서 믿는 것이 있습니다. 평균수명이 계속 증가한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30년 뒤에는 평균수명 100세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평균수명이 증가하면 당연히 보험금 지급시기가 늦추어지고 보험사로서는 더 오랜시간 돈을 굴릴 수 있습니다. 즉 보험사로선 이익이 되고 가입자는 손실을 봅니다.
가입자들로서는 또 하나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 즉 물가상승과 돈의 가치 하락입니다.
연평균 물가상승률이 지금처럼 3%만 되어도 약 40년 뒤에는 화폐의 가치는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보험금 1억은 현재 가치로 불과 5천만원밖에 안됩니다.
이율 5%에서는 28년 이내 사망해야 이익입니다. 대부분의 평균적 가입자는 1억원을 손해봅니다. 이율 10%에서는 18년 이내에 사망해야 이익입니다.
대부분의 평균적 가입자는 10억원을 손해봅니다.
내가 28년 이내에 죽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통계상으로 본다면 생각 만큼 그리 높지 않습니다.그러나 혹시나 모를 그 확률 때문에 1억원의 손실을 볼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험은 가급적 최소한으로 들어야 합니다.
자신이 죽었을 때 가정의 경제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만 종신보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부부가 동시에 어느 정도 안정된 직장에 다닐 경우 종신 보험 전혀 필요없습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직장을 다닐 경우 종신 보험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살아남은 배우자가 그때부터라도 생계유지 수단을 쉽게 구할 수 있거나
재산이 1억 이상 되는 경우 사실상 종신보험 그리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재테크 때문이 아니라 세테크나 증여 등등... 다른 원인 때문에 보험은 필요해집니다)
보험만 들지 않아도 내집 마련 2배 빨라지며 그 돈으로 적금을 들면 노후보장 저절로 됩니
다.
물론... 28년 이내(때론 18년 이내) 죽는다면 보험 든 것이 가족에게 더 낫겠지요.
이 글을 보험에 대한 험담으로 보는 분들이 많겠지만 어떤 상품이든 나쁜 점만 있지 않습니다. 장단점이 다 있습니다.
그중 장점이 자신에게 절실하다면 그 상품은 좋은 상품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보험은 일반 사람들에게 좋은 상품이 아니라 특수한 사람에게 좋은 상품이란 겁니다. (이것을 일반사람에게 좋은 상품이라고 선전하니 문제란 겁니다)
보험 가입을 할 때, 또는 가입을 유치할 때 그런 점을 잘 생각해서 보험 가입한 사람이 며칠 뒤, 또는 일이 년만에 해약하는 그런 안타까운 현실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종신보험에 대해서만 살펴보았지만 변액이나 정기보험 등도 현실적으로 그리 차이 없습니다.
(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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