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두 쪽 나도 잡겠다던 집값이 계속 치솟자 정부가 지난 15일 정부 출범 후 여덟 번째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은 과거와 달리 '공급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공급이 확대되려면 3~4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물론 이번 대책에도 금융 부문 규제가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대상 지역이 투기지역에서 투기과열지역으로 넓어졌다는 것이다.

DTI란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것으로, '주택담보대출 연원리금 상환액 기타 부채 연이자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눠 구한다. 현재 DTI는 40%를 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5000만원이라면 은행에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이 2000만원 한도에서 대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기존 대출자에게는 해당되지 않고 신규 대출자에게만 적용된다.

또 6억원 미만 아파트를 살 때는 상관없고 6억원 이상 아파트를 구입할 때 적용된다.

◆ 마이너스 통장 정리부터
DTI 규제 강화로 은행 대출로 6억원 이상 아파트를 구입하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가능한 한 은행 대출한도를 늘리려면 대출기간을 장기로 하면 된다.

원리금상환금액은 대출기간이 짧을수록 커지고, 기간이 길수록 줄어든다.

가령 연소득 5000만원인 사람이 3년 만기(연 5.6% 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5000만원을 넘지 못한다. 그러나 대출기간을 15년으로 하면 2억원까지 가능하다.

20년이면 2억4000만원, 30년이면 2억9000만원으로 더 늘어난다.

또 다른 방법은 부채를 줄이는 것이다.

DTI는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기타 부채까지 모두 포함된다.

따라서 쓰지 않는 마이너스 대출이나 불필요한 신용대출은 얼른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은행권이 잇달아 우대금리를 조정하면서 대출금리를 올려 금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아직도 우대금리를 받을 길은 많이 있다.

기본적으로 주거래은행이면서 거래 실적이 좋거나 처음 주택대출을 받으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자에 대해 최고 1.2%포인트 금리를 깎아주는 우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년 이상 부모를 부양한 고객 등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0.2%포인트 금리를 할인해준다.

신한은행도 최대 1.3%포인트까지 금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거래 실적에 따라 0.7%포인트, 영업점장 감면금리 등이 0.6%포인트다.

신한은행은 연말까지 신규 고객에 한해 노부모를 봉양하면 0.3%포인트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급여이체, 신규 주택대출 고객 등에 대한 할인 효과가 크다.

또 신한은행 자체 고객 등급으로 최고 등급을 받으면 0.3%포인트 할인 혜택이 있다.

우리은행은 3명 이상 자녀를 둔 고객에게는 0.5%포인트를 깎아주는 등 최고 1.3%포인트 금리 할인 혜택이 있다.

◆ e모기지론 12월 말 판매 재개
6억원 미만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고 한다면 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 보금자리론을 이용해봄 직하다.

11ㆍ15대책에서 서민층 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금자리론 금리를 0.15%포인트 내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보금자리론 기준금리는 20일부터 10년 만기가 기존 6.3%에서 6.15%로, 20년 만기는 6.5%에서 6.35%, 30년 만기는 6.55%에서 6.4%로 각각 금리가 내렸다.

대출 고객이 이자할인 수수료와 근저당설정비를 부담하면 0.2%포인트를 더 깎아주기 때문에 10년 만기 대출 최저 금리는 연 5.95%가 적용된다.

보금자리론보다 이자가 0.3%포인트 더 싼 인터넷 전용상품 'e모기지론' 판매가 재개되면 고정금리 상품이 변동금리 상품보다 이자가 더 싸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e모기지론은 일러야 12월 말에나 판매가 재개될 전망이어서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10일 e모기지론 독점 판매자였던 LG카드가 판매를 중단한 후 현재 하나은행 삼성생명 등을 통해 e모기지론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일단 신규 대출자는 보금자리론이 유리하다.

10년 만기 보금자리론 금리는 최저 연 5.95%가 적용된다.

반면 시중은행은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것은 물론 우리은행 등은 신규 대출자에게 오히려 가산금리를 부여하고 있다.

어지간한 우량고객이 아니라면 신규 대출금리가 6%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 주택(재개발ㆍ재건축ㆍ리모델링 진행중인 주택 제외)을 대상으로 3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담보인정비율(LTV)은 시중은행이 투기지역 40%인 데 반해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기존 대출자는 자신의 상황을 꼼꼼히 따져본 후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탈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기존 대출을 상환할 때 대출금액의 1~2%를 중도상환수수료로 부담하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받은 지 3년이 지나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이 없거나 기존 주택담보대출과 보금자리론 금리 차가 연 0.4%포인트 이내라면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용성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