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7일 발표된 지분형 주택분양제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부동산을 주식과 같이 상품화 시킨 이 제도는 저렴한 가격에 소형 주택을 마련할 수 있어 수요자들이 반기고 있다. 매입 자금과 이자, 세금 부담이 종전보다 크게 줄어드는데다 집값 상승에 따른 이익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제도가 제대로 시행, 정착되기까지는 여러 넘어야할 산이 있다. 지분형 주택분양제도의 문제점을 알아보자.

 

먼저 이 제도는 철저히 집값이 오른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제도로, 집값 안정이 새정부의 부동산정책에서 우선시 된다면 서로 상충되는 점이 있다. 부동산을 상품화 해 이익을 추구한다면 특정 지역의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단기간 동안 수차례 사고팔면서 희소가치가 높은 특정지역만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

 

두번째로 투자자의 이익을 보장 받을 수 있는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인수위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분양가를 낮게 책정한 후 주변 시세와 비슷해지면 수익이 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분양된 상한제 적용 단지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크게 낮은 곳은 많지 않다.

 

또한 집값이 물가상승률이나 금리, 수수료를 포함한 금액 이상의 수익이 나야 한다.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금리를 7%라 하고 기타 수수료를 2%라고 한다면 투자수익은 9% 이상은 되야한다. 연 예상투자수익을 10%라고 한다면 6억원의 주택은 1년에 6천만원, 3억원의 주택은 1년에 3천만원씩은 꾸준히 올라야한다.

 

분양이 늘어나고 가격이 현재와 같은 보합기라면 1년에 6천만원씩 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세상승이 어려워 투자가 되지 않는다면 이 상품은 무의미한 상품이 된다.

 

세번째로 지금까지의 부동산펀드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한 투자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분형 주택분양제도는 고정적인 현금 수익이 아닌 매도를 해야 비로소 수익이 발생한다. 꾸준한 수익이 보장되는 방법은 아니며 가격 하락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다.

 

네번째로 지분형 주택을 전세 놓을 때 실수요자 보유분보다 높은 보증금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 봐야 한다. 인수위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전셋값이 집값의 50%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투자자 손실 같은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전셋값이 집값의 50%를 넘는 가구수는 전체의 36%인 30만7천4백77가구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거래세와 보유세 등 세금 기준을 어디까지로 두어야할 지 기준이 모호하다. 인수위는 투자자는 철저히 투자자로 보아 1주택 보유자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투자자의 지분은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양도세, 거래세 등 각종 세금을 일정 부분 감면혜택을 주는 방안도 강구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된다면 투자자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투기가 양산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합법적으로 불로소득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투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실거주자는 물론 지분 투자자도 자격 심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분양 자격, 지분 매각 방식, 세금 부과 기준 등을 보다 철저하게 마련해 반값 아파트와 같은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될 할 것이다.

 

앞으로 지분형 주택분양제도라는 마차가 제대로 굴러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