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리모델링 ‘찬바람’, 재건축은 ‘봄바람’

차기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동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할 수 있는 ‘틈새시장’으로 인기를 끈 오피스텔과 리모델링 시장엔 최근 들어 냉기가 감돌고 있다. 반면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이 1억원 이상 오르며 다시 들썩이고 있다.

◇주춤하는 오피스텔 시장=서울 청계천 부근의 한 재개발 단지는 오피스텔을 짓기로 한 계획을 포기하고 최근 아파트를 짓기로 결정했다. 이곳엔 당초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려다 지난해 10월 오피스텔을 짓기로 했었다. 시행업체 관계자는 “미분양을 우려해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을 건설키로 했는데 원점으로 돌아가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면서 “종부세와 양도세 완화 움직임이 감지되는 데다 재개발 기대감도 큰 만큼 아파트가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은 최근까지 틈새시장의 블루칩으로 각광받을 만큼 인기가 좋았다. 아파트로 쏠리던 여유자금이 오피스텔로 분산된 데는 부동산 규제가 큰 몫을 차지했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주택이 아닌 업무시설로 분류되는 만큼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전매제한도 없다. 또 대출규제는커녕 양도세·종합부동산세도 피할 수 있어 아파트에 비해 투자가치가 컸다. 특히 강남권의 경우 서초동 ‘삼성타운’ 입주로 오피스텔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근 임대료가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급반전되고 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강남 테헤란로의 경우 오피스텔 분양가는 3.3㎡당 1700만~2000만원선으로 사업성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명박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공공이 아닌 민간은 과감히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무게중심이 아파트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은 싸늘=참여정부 들어 확대일로를 걸어온 리모델링 시장에도 찬기운이 맴돌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리모델링이 거론됐으나 최근 용적률 완화에 따른 재건축 기대감으로 호가가 무려 1억원 이상 뛰었다.

리모델링을 위해 우선협상대상 시공사 선정을 마친 서울 여의도 삼부아파트도 최근 재건축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이 일대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재건축 추진이 어려웠던 만큼 리모델링을 추진했으나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잠실 주공아파트 인근의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재건축 규제 때문에 리모델링으로 집값상승과 주거환경 개선을 기대하자는 분위기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용적률 완화가 확실시되는 만큼 지금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재건축시장은 지난해부터 리모델링 연한이 20년에서 15년으로 단축되면서 주춤했다. 특히 서울 강남권과 입주 12~13년차(분당·일산 포함)가 2009년 안에 15만가구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리모델링이 붐을 이뤘다.

쌍용·대림·현대·대우건설이 리모델링 시장을 앞다퉈 공략했지만 당분간 냉각기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미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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