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6 16:08

http://blog.drapt.com/yunsuhk/347161269587293763

분양시장의 대조적 상황.... 공공은 웃고, 민간은 울고

최근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 위례신도시 보금자리 주택 사전청약 열기는 침체의 늪에 빠진 민간 분양시장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3자녀 및 노부모 특별공급의 사전청약경쟁률은 모두 10대 1을 훌쩍 넘었다. 올해 예정된 보금자리주택 청약경쟁율도 모두 이 같은 현상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민간 분양시장은 설상가상이다. 가뜩이나 수요가 위축된 상황인데 그나마 수요자들마저 보금자리주택으로만 관심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보금자리주택으로만 수요가 몰리는가?

보금자리 주택은 공공주택의 새로운 네이밍으로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모두 포함한다. 수도권의 경우 보금자리주택은 입지에 따라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는 신도시(공공택지)에서 공급되고,

두 번째는 서울 근교 그린벨트 해제지역 보금자리 사업지구에서 공급되며 마지막으로는 도심재개발시 용적률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댓가로 확보하게 된다. 신도시에서 공급되는 것을 제외하면 모두 도심과 도시근교에서 공급되는 주택이다.

특히 그린벨트 해제지역에서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택지가격이 저렴하여 주변시세의 50~70%가격으로 수요자에게 공급된다. 예정대로라면 전체 주택공급의 30%, 경기도의 경우에는 60~70%가 보금자리주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해보면 보금자리 주택은 입지나 가격 면에서 분명 메리트가 있다. 그렇다면 민영주택들은 어떠한가?

 주택공급방식 정권마다 차이.... 외곽 신도시에서 도심으로 이동
현재 수도권의 민영주택은 대부분 수도권 2기 신도시내 공공택지에서 공급되고 있다. 일부 민간택지가 있으나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후 주로 공공택지에서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한 두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도심으로부터 30km이상 떨어져 있다.

보금자리주택과 비교할 때 입지면에서 열위에 있다. 참여정부는 주택 공급방법을 도심의 재개발 재건축보다 도시 외곽의 신도시 개발로 해결하려고 하였다. 비용이나 시간측면에서 볼 때, 신도시 개발이 훨씬 수월했기 때문이다.

당시 재개발 재건축 대상 주택가격이 폭등하여 사회 문제시 되었던 것도 재개발 재건축 대신 신도시 개발을 장려했던 이유가 되었다. 제2기 신도시 건설물량은 약 58만호에 달한다.

90년대 초반에 공급된 제1기 신도시(약 29만호)와 비교해 볼 때 두 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신도시개발이 미처 완료되기 이전에 새 정부 들어 주택공급의 전략이 외곽 신도시방식에서 도시근교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거기에 가격 메리트까지 추가되면서 신도시내 민영주택공급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선진국의 경험이나 향후 인구구조 및 사회트렌드로 볼 때, 도시외곽에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바람직하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선진국의 신도시 개발의 교훈... 우리에게도 예외일순 없어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앞서 신도시개발을 경험하였다.

선진국의 신도시 개발은 대부분 70년대 종료되었는데 개발 사이클을 살펴보면 베이비 부머와 성쇠를 같이하고 있다. 선진국의 신도시(교외주택 건설붐) 개발은 대부분 베이비 부머의 주택구입시기(20대 후반~30대 초반)가 집중되었던 시기에 이루어졌다.

자동차 산업의 발전과 도시고속도로 확충도 교외화 추세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들 신도시들은 베이비 부머들이 고령화되면서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신도시 건설 초기에 입주했던 젊은 가족구성원이 고령화되고 그들의 2세들이 모두 신도시를 떠나 도심으로 이동하면서 세대규모가 줄어들고 도시경제가 쇠퇴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0년 기준 신도시 거주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20%를 넘어섰으며 향후에는 30%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신도시에서는 빈 주택은 물론 빈 건물이나 점포까지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 되고 있다.

미국도 더 이상 자가보유 확대를 권장하는 교외화 정책은 유효하지 않은지 오래다. 점차 쇠퇴해가는 교외도시를 재구성(retrofit)하는 일련의 사업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신도시의 운명도 함께 쇠퇴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제 주요 국가들은 환경과 안전문제가 중시되면서 점차 자동차 이용은 줄이고 안전 및 방재망이 갖추어진 압축된 도시공간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지금의 보금자리주택 열기가 일시적인 유행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인구 및 사회환경 변화라는 큰 트렌드가 작용하고 있다. 베이비 부머 쇠퇴기라는 인구구조의 변곡점이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향후 신도시개발의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살피는 것은 앞으로 야기될 문제의 원인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도시계획학박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