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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등 ‘혐오 사건’ 장소 중개 설명 의무 있나 없나 |현장

2008-11-0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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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와 아들 한 명, 이렇게 3인 가족이 신축아파트를 구입해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자식의 교육 문제로 고민하다 아파트에서 자살했다. 자살 사건 발생 6년 후 부자는 자살 사건을 숨긴 채 아파트를 매각했다. 집을 산 사람은 잔금을 모두 치르고 입주 한 뒤에야 이 사건에 대해 알게 됐다. 이 경우, 매수인은 이 아파트를 중개한 중개업자와 전 집주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지난해 우리나라에선 총 1만3407명이 자살했다. 일본에선 연간 3만여 명이 자살한다고 한다. 이처럼 자살이 늘면서 ‘혐오성(자살이나 피살) 사건’이 발생한 집도 많아진다. 이에 따라 매수인과 매도인, 이를 중개한 중개업자간 분쟁도 늘고 있다.

혐오성 사건이 발생한 물건에 대한 분쟁의 쟁점은 아파트에서 일어난 자살 등 혐오성 사건을 아파트의 하자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혐오성 사건이 있었다 하더라도 사실 해당 아파트 자체는 법률적으로나 물리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선 '하자' 인정

다만 정신적으로 불쾌하고 기분이 찜찜한 게 사실인데, 매수자들은 이것을 ‘일종의 하자’로 보고 문제 삼을 수 있다. 이른바 심리적 하자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로 인한 분쟁이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일어난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선 아직 이에 대한 판례가 없다. 하지만 연간 3만여 명이 자살한다는 일본에선 유사 판례가 몇 개 있다. 일본 법원은 자살 사건이 있었던 집의 경우 대체로 ‘하자’로 인정한다. 법원은 “매매 목적물의 하자란 그 물건이 통상적으로 갖고 있는 성질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며 “주택의 경우 통상적으로 ‘살고 싶은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하자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모든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물건에서 단순히 혐오성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두 하자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혐오할 만한 사건에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될 정도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즉, 사건의 내용과 크기, 심리적으로 미치는 영향력, 사건의 흔적, 시장적·시간적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하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하자가 인정되면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 따라서 매수인은 매매계약의 해제권이나 손해배상청구권을 갖는다. 이 경우 해당 물건을 중개업자에게도 책임이 있을까. 이와 관련, 일본 법원은 중개업자가 계약 전 매도인이나 해당 아파트의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혐오할 만한 사건이 있었는지 조사해 매수인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 의무’가 법률에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중개업자가 혐오성 사건 발생 사실을 알지 못한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고지 의무가 인정될 수 없을 것이다. 김학환(법학박사·한국싸이버대학교 부동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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