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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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고가 신규분양 어찌해야 좋을까-

2008년 전반기까지만 해도 주택시장은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2007년 하반기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밀어내기 분양이 보따리로 풀리는 바람에 물량이 넘쳤다는 것이지요. 더구나 고가분양으로 말입니다.

그런 와중에 2008년 하반기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로 집값은 덜컥 반 토막이 나버렸지요. 팔려고 집 내놓은 지 2년이 됐어도 아직 물어 본 사람이 없다는 말이 이구동성으로 들려오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시세가 회복됐다는 말은 강남에 국한된 말일 뿐이고,

거래가 된다할 때에는 “어디에 어떤 주택을 살까요? 신규분양으로 갈까요? 아니면 기존주택으로 갈까요?”라는 상담이 주류를 이루지만 요즘은 상담하시는 분들마다 “언제 어떻게 팔아야 할까요? 어느 것을 먼저 팔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주고 계시니 필자로서도 답답하지 그지  없군요.

2009년 잠시 기존주택시장에 온기가 돌자 대출규제로 목을 조이는 바람에 파릇한 싹은 싹둑 잘려 나게 되었던가요. 반면 미분양 아파트에 양도소득세 감면의 혜택을 주게 되었지요. 결국 기존주택시장은 엎친데 겹친 격이 되어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2008년도에 분양받은 고가신규분양 아파트는 어찌해야 좋을까요? 입주일은 닭장 앞에 살쾡이 기어오듯 살금살금 닥아 오고 있는데 말입니다. 손해를 각오하고라도 분양권으로 넘기고 싶지만 누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빚을 떠안고라도 입주를 한 후 버티면 어떨까, 생각해 봐도 살던 집이 팔린다고 보장할 수 없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수밖에요. “이럴 때 어찌할까요?”라는 질문을 받게 되면 필자는 “버티는데 까지 버티다 분양권과 기존주택 중 먼저 팔리는 것부터 파십시오.”라는 답변을 합니다.  

<<기존주택시장 잠자면 뚫고 나갈 길 없어>>

2007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분양을 하고 있는 수도권의 신규 아파트 중 입주가 가까워 오고 있는 아파트는 어디일까요? 수분양자들이 입주로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면 결국 수분양자들도 손해를 보게 되고, 건설사로서도 크나큰 손실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게 될 텐데 말입니다.

일산의 덕이, 식사, 인천의 청라, 용인의 신봉, 성복, 구성, 수원의 영통, 화서, 매탄, 남양주, 진접, 파주 등 상당히 많은 곳에서 한숨소리가 들려오고 있거든요.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는 입주 가능세대가 20% 안팎이라니 보통 큰 일이 아닐 듯합니다. 시행사와 수분양자들이 적이 되어 재판까지 가고 있는 걸 보노라면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사 기존주택이 팔린다 해도 3억에 팔아서 5억 이상을 주고 똑같은 규모의 신규아파트로 가야 되는 서민들의 입맛은 소태보다 더 쓸 것이고, 도장 찍었던 손가락을 자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겠지요. 차라리 계약금 포기하고 깨끗이 정리된다면 살던 집에서 마음 편히 살고 싶다는 사람도 봤습니다.

부동산은 누가 뭐래도 경기가 좌우하게 되는데 2010년에 신규아파트로 입주하실 분들은 시기를 잘 못 맞췄다는 말씀 외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러나 분양받을 당시 나중에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신규 아파트로 입주하지 못할 처지에 이르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동네방네 소문내서 일생에 한 번 있는 결혼했어도 겉 궁합이 안 맞아 하루 만에 이혼한 사람도 있고, 속궁합이 안 맞아 3년 만에 이혼한 사람도 있지 않던가요. 요즘은 결혼 전에 속궁합까지 맞춰보고 안 맞으면 미리 헤어진다고 합디다만, 부동산은 그렇게도 할 수 없는 일인지라,

살던 집은 마음에 안 들거나 오래 살아 낡게 되면 팔아 버리면 그만이지요. 그러나 부부간에는 좀 낡았어도 함부로 버리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정년퇴직한 남자 분들이나 갱년기로 얼굴이 붉어진 여자분들 걱정이 많다고 합디다. 그냥 믿음으로 등 부비며 살아가십시오. 그게 신간이 편합니다.

<<피해 갈 길 있는가?>>

윤교수는 원래 재담꾼이라 글 속에 가끔 못된 말이 자신도 모르게 나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여러분들께서 이해를 해 주셔야 하겠지요. 하기야 그런 우스개 소리가 없다면 무슨 재미로 글을 읽겠어요? 특히 여자 분들은 그런 얘기를 많이 써달라고 하던데요. 뭐, 흐흐~

씨익~ 웃었으면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다행히 살던 집이 팔리게 되면 부족한 돈은 대출로 막더라도 입주를 하심이 옳다고 봅니다. 나중에 경기가 확장국면에 이르게 되면 결코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지금은 날씨가 가물어서 간장도 마르겠지만, 비가 오게 되면 장독에 물은 차서 넘치는 게 세상사 이치이니까요.

그러나 입주기일이 지나서까지 팔리지 않게 되면 살던 집에 대출을 받고 전세를 놔야 합니다. 입주금이 5억이라고 가정했을 때 살던 집에서 대출과 전세로 3억 정도를 뽑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부족한 2억은 신규아파트에서 대출을 받도록 하심이 지혜로운 일일 겁니다.

입주기일을 지키지 못해 연체이자가 붙게 될 때에는 은행대출 이자는 그때그때 갚으시고 건설사 연체이자는 버티십시오. 어려워 죽어가는 판에 건설사 연체이자 낼 사람이 누가 있겠는지요. 회사에서도 빨리 입주를 시켜야 하므로 현재 상황에서는 연체이자 부담을 시키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신규 아파트를 전세로 놓고자 할 때에는 기존 살던 집에서 1-2억 정도의 대출을 받고 신규아파트에서 다시 대출을 1억 정도 받고 1억 5천 정도에 전세를 놓도록 하심이 순리겠지요. 대출이 많으면 전세가 나가지 않으므로 적당한 선에서 대출을 받아야 할 겁니다.

입주가 정리되거든 양쪽 집을 모두 매물로 내어 놓으십시오. 손해가 가지 않은 선에 이르거든 아무거나 먼저 임자가 나오는 대로 파시면 결국 본전장사는 하게 될 것입니다. 신규아파트로 입주를 하게 되면 기존 주택은 2년 이내에 팔아야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네요. 두 채 다 가지고 가실 분들은 알아서 하시고,

<<부동산 투자는 뱃장도 있어야>>

자, 그렇다면 원래 집이 없거나, 살던 집이 팔리지 않거나, 분양권 전매를 목적으로 분양을 받았거나, 이 쪽 저 쪽에서 대출을 받게 되면 이자 감당이 도저히 불가능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실 분들께서는 어찌해야 할까요? 이런 문제를 잘 풀어 나가야 진짜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군요.

무조건 버티셔야 합니다. 건설사에서 이 글을 본다면 날 잡아 먹으려고 달려 들것입니다. 요즘 같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일방적으로 해약처리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계약금 몰취하고 물건 회수해도 재 분양을 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어찌하든 늦게라도 잔금을 받고 입주를 시키려 한다는 것입니다.

1순위에서 마감된 현장이 아니고는 계약금 몰수를 할 수도 없고, 지금도 미분양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또 물건을 회수하게 되면 어찌 되겠는지요. 결국 나중에는 “연체이자도 받지 않겠다, 입주만 해다오.” 라고 사정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는 분양권도 팔릴 수가 있거든요.

분양권은 꼭 본전 다 건지려 하지 마시고 적당한 선에 닿거든 파시고, 마음 가볍게 빠져 나오는 게 상책이 아닐는지요. 부동산과 결혼은 뱃장이 있어야 합니다. 살 때도 기회가 중요하지만 팔 때도 기회는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끝까지 본전만 생각하다는 더 큰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이해되셨기를 바랍니다.

결혼 해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요. 쓸데없는 자존심 세우면서 뱃장 부리다가는 발길에 툭 채이게 됩니다. 마음에 들고 이 사람 아니면 안 되겠다 싶으면 자빠뜨려서라도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겠지요. 그렇다고 아무 여자나 자빠뜨렸다가 전자발찌 차지 마시고,

어쩌다 신규분양 받았는데 살던 집은 팔리지 않고 입주기일은 닥아 오고, 그렇다고 가진 돈도 없고, 분양권은 팔리지 않고, 지금도 미분양은 남아 있어 시세는 이미 고개를 숙였고~ 이럴까, 저럴까 고심하시는 분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습니다. 줄다리기를 한다는 마음으로 일단 버티십시오. 길은 오직 그 길 뿐일 겁니다.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

내 집 마련 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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