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상당한 기간동안 소강상태로 접어들면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의 심리가 불안해진다.

이러한 때 매도나 매수 동기를 유발하는 강력한 악재나 호재가 터지거나 매수심리를 부추키는 논리들이 전개되면 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진 요즘에는 상당히 빠른 시간에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때 특히 내집마련 초보자들은 쉽게 그 쏠림현상에 이끌려 가는데 그 상황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음에 이러한 때에 내집마련 유의할 점 몇가지를 언급해 본다.

 

 

소강상태라는 것은 그 시장이 상승장이 될런지? 하락장이 될런지? 방향을 잡지 못한 것을 말한다.

 

상승과 하락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인데도 사람들은 쉽게 그 방향을 예견하기도 하는데 거기에 그럴싸한 논리까지 무장하면 초보자들은 절대적인 신뢰를 보낼 수밖에 없게 된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듯이 시장에 발을 담그려고 애닳아 있는 분위기에서 그 시장을 달궈줄 논리가 전개된다면 제일먼저 발을 담그는 사람들은 초보자가 되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시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된 사람들은 그러한 논리를 여과할 능력이 있지만 초보자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지금의 현실은 상승을 예견하는 논리가 절대적인 신뢰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신화처럼 되어버린 '부동산 불패론'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고, 그것이 지금껏 성공적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부가 아무리 강력한 가격 억제정책을 시행하더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부동산은 올라주었기 때문에 이러한 소강상태가 하락에 대한 두려움을 주기보다는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려주는 상황에서 상승논리는 상당한 어필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상승이 아무리 대세였을지라도 단기적인 하락장은 있기마련인데 이러한 것을 염두해두지 않고 무조건 상승에 올인하는 것은 극히 염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 최근의 예를 보면 2003년 10.29 대책 이후의 2005년 봄까지의 어느정도 장기간의 하락 기간이 있었는데, 2003년 여름 급상승 장 이후 가을에 꼭지점에서 매수한 사람들은 1년 반 동안 극심한 고통의 기간을 보내었고 사실상 그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손절매한 사람들(대부분이 막대한 대출을 안고 매수한 사람들)은 현재 다시 재상승한 가격대를 바라보며 가슴을 찢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

 

이러한 소강상태에서 상승이나 하락을 예견하고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초보자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고수의 영역이고 자기자본을 가진 비교적 여유롭게 시장을 진입할 수 있는 사람들의 영역이다.

 

그들에게 앞서가는 것은 위험부담을 안고 있지만 고수익도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예견이 반대로 될 경우에도 장기적으로 버틸 여유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 선제조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초보자들이 소강상태에서 앞서가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초보자의 영역은 시장이 상승이나 하락으로 방향전환을 한 후에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그것을 판단하는 것이 차라리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위험에 베팅하는 것보다는 안전하고 쉽다.

 

가장 좋은 방법은 중개업소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여 자신이 매매할 물건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체크하는 것이다. 그러한 매물의 거래상황만 주시하더라도 시장의 변곡점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조금 구태의연하더라도 언론을 이용하는 것이다.

언론에서 집값의 방향전환에 대해 통일적으로 기사화할 때에는 시장이 방향을 완전히 잡은 것이라고 신뢰해도 된다.

 

그리고 이러한 때도 머뭇거리지 말고 의사결정만 빨리하면 절대로 늦지 않는다. 의외로 시장에는 둔감한 매물들도 많이 있다.

 

 

시장이 조용해지면 심리가 불안해지는 매수자들은 값이 싼 곳을 찾아나서게 마련이다. 여기에 함정이 있을 수 있다.

 

소위 저평가라는 개념은 아전인수격으로 해석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모호한 기준의 저평가 개념을 가지고 그동안 오르지 않았다거나 어떤 호재로 인해 이젠 올라야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 매수를 한다는 것은 소강상태에서 초보자가 할 행동이 아니다.

 

그것은 소위 투기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다.

 

물론 초보자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므로 대박을 맞을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의 그 고통의 시간은 초보자에겐 상당히 감당키 어려운 시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이 아무리 불패라고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의 제반변수가 하도 많아서 초보자(특히 대출을 안고 매수하는 초보자)들에게는 그 불패라는 신화가 철썩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저평가물건이 있다면 그 물건은 소강상태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상승시에 포착하여 매수하는 것이 정석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저평가 물건이라고 해도 상승초기에 시장을 주도하지는 못하는데 시장의 주도주는 항상 블루칩이나 폭발적인 호재를 안고 있는 - 과거의 재건축, 지금은 재개발 - 곳이 되는 것이지 저평가 물건은 항상 상승의 뒤꽁무니를 따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소강상태에서 고수들은 웬만하면 저평가라고 하는 물건들은 매수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블루칩에서 급매물을 노리거나 희소가치에 베팅을 하며 항상 시장은 그러한 베팅이 있은 후에는 그러한 물건부터 상승을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 심리가 불안해진 초보자들이 소위 저평가 논리에 현혹되어 시장에 쉽게 발을 담그게 되는 것이다. 

 

고평가(?) 지역은 언감생심 뛰어들 수 없는데 저평가된 곳이 향후 오른다는 이러저러한 논리에 전적인 동의를 하며 용기를 얻고 너도 나도 저평가라는 곳의 물건을 소강상태에서 용감하게 매수를 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아무도 모른다. 또 부동산 불패가 신화가 되어 올라준다면 매수자 모두가 행복하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소위 저평가라고 하는 지역이 먼저 하락의 거보를 내딛게 된다는 것을 그 누가 감지할 수 있을까?

 

소위 저평가란 곳은 주로 어느 정도 호재(예를들면 전철개통이나 도로개설 등으로 교통상황이 호전된다거나, 인근에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가 들어서는 경우 등)가 있기에 설득력이 있다.

 

실제 시장이 상승장일 경우에는 강한 시세분출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충분하다. 그러나 이것 또한 시장이 하락이나 장기간 소강상태로 접어들면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초보자가 매수하기 좋은 물건은 물론 저평가 물건이지만 그 매수시기는 지금과 같은 소강상태가 아니라 시장이 상승장으로 접어들어서 블루칩이나 옐로우칩지역의 물건을 찾기가 어려워질 때이다. 

 

그때부터 소위 저평가 물건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때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매수하면 되는 것이다. 아직 방향을 잡지 않은 상황에서 장미빛 전망만 보고 베팅하기에 지금의 시장상황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다.

 

 

정부정책으로 인해 소강상태가 길어지면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게 된다. 그러한 때에 정부가 취하는 자세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힘이 정부정책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부가 취하는 일련의 부동산 정책들이 지금껏 실패를 거듭했다고는 하지만 그러한 시행착오 끝에 계속이어지는 정책들이 시리즈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을 무시하고 앞서간다는 것은 초보자의 영역이 아니다. 소강상태에서도 주목할 만한 정부의 정책들이나 의지가 표명된다면 초보자는 시장을 더 지켜보아야 하는 것이다.

 

반대로 이러한 소강상태로 인해 여론이 들끓고 거기에 정부가 정책의 완화를 표명하는 일련의 조치들이 나오게 된다면 시장은 방향전환의 시기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정부가 최근 실거래가 공개방침을 강화하는 자세 하나만 보더라도 정책의 완화보다는 강력한 의지를 느끼게 하기 때문에 시장을 좀 더 지켜보아야 하는 것이다.

 

시장초보자들에게 있어서 소강상태는 기회이자 위험이다.

그 소강상태에서의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참으로 많은 것이 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참으로 소중한 시기이기도 하다.

 

아무쪼록 이 글이 시장초보자들에게 현명한 선택을 하는데 참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