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급적 믿을 만한 시공사와 시행사를 택해야 한다. 특히 임대분양을 받을 경우에는 운영회사의 경영 노하우에 상가 활성화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에 시행사의 능력과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윤모씨(58세)는 퇴직금으로 처음 상가를 분양받고자 하는데 분양광고를 보니 시행사와 시공사, 그리고 분양 대행사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도통 헷갈린다. 계약은 시행사와 할지 분양대행사와 할지 또 분양대행사와 계약을 할 때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없는지 따져보자.

◆ 시행사

우선 모든 부동산개발의 주체는 시행사이다. 시행사는 토지를 소유하고 사업을 시행하는 주체로 사업 시행의 모든 권한과 책임을 지고 건물이 준공되면 보존등기권자로서 최초의 건물주가 된다. 분양 계약서 작성과 분양대금 납입 등도 시행사의 서명 날인이 있어야만 유효하고 추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다. 채산성이 나쁜 사업장일수록 자금력 없는 시행사이므로 사고를 낼 가능성이 크다.

상가는 분양보증대상이 아니며 부도가 났을 때 건설사나 은행 등의 채권이 선순위로 돼 있다. 피분양자들 대부분은 채권 확보가 사실상 어려우므로 투자하기 전에 시행사를 살펴본 뒤에 해야 한다.

상가 분양 투자자들은 분양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근저당권 설정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토지등기부등본을 확인해 토지 부분의 몇 퍼센트나 설정이 되었느냐가 중요하다. 시행사 명의로 등기가 완료됐는지, 또는 신탁회사에 신탁등기가 됐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토지가 시행사 명의로 등기 이전된 데다 신탁등기까지 완료됐다면 분양 이후 공사기간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소송 상황에서도 이 토지는 결코 압류 등의 조치를 당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토지 가격 20억에 설정이 90% 정도면 시행사의 재무구조가 좋지 못한 것이다.

굿모닝시티 시행사는 자금관리를 담당하는 은행의 감독과 통제가 없었기 때문에 3천5백억원대의 분양대금을 멋대로 횡령, 전용 할 수 있었다. 따라서 금융기관의 자금관리계약을 체결한 상가에만 투자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발행한 건축허가 서류를 열람하고, 상가로 건축허가가 났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서울의 대표 상권인 명동의 모 쇼핑몰은 시행사 측이 분양 완료 후 신경을 쓰지 않아 투자자들이 막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 따라서 자칫 상권형성이 되지 않으면 원금보전도 어렵다. 유동인구가 많다고 해서 상가가 반드시 잘되는 것은 아니다.

시행사의 마케팅 능력에 따라 상권활성 여부가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다. 즉, 시행사의 부지매입 여부, 마케팅 전략, 사업 경험을 따져서 선택해야 한다. 상가를 개발, 분양하는 시행사는 무엇보다 자금력이 뛰어나야 한다. 자금력이 떨어지는 시행사는 초기 분양에 실패하거나 중도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면 상가 건립이 지연되거나 중간에 부도를 낼 위험성이 높다.

◆ 시공사

시공사는 시행사의 발주나 계약에 따라 건축공사만을 전담하는 회사이다. 시공사의 경우는 건설능력이 뛰어나고 좀더 많이 알려진 건설회사가 좋다. 도금사업이라 회사는 시공 책임밖에 없더라도 건설 도중에 시공사가 변경되는 상가에는 투자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시공사가 변경되는 경우는 건축비 인상이나 건축허가 지연 등으로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공사가 자주 바뀌는 것은 분양대금 관리를 둘러싼 마찰, 건축비 인상, 건축허가 지연, 과장광고 등 자칫 계약자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테마상가 분양 시에 채임준공 방식을 내세우는 이유는 건설회사의 신뢰도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준공은 시행사의 부도나 횡령 등으로 공사가 중단돼도 시공사가 준공을 책임져 주는 방식이다. 이때 분양계약서와 별도로 계약자들에게 ‘책임 준공 보증약정서’를 발행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준공보증약정서에는 ‘착공일로부터 몇 개월 안에 공사를 끝낸다’는 정도의 내용만 있을 뿐, 공사완료 기한이 언제인지를 명시하는 경우는 드물다. 분양이 순조롭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분양률이 저조해 시행사가 시공사에게 공사대금을 제때 지불하지 못할 경우 자칫 책임준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건축을 맡은 시공사의 준공보증약정서를 확인해야 한다. 이 약정서에 서명한 시공사는 분양이 완료되지 않아 건축비가 모자라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자사의 자금으로 준공을 완료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극단적으로 상가 1실만 분양되더라도 반드시 건물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책임시공은 단순한 시공에 대한 책임일 뿐, 반드시 준공 때가지 공사를 끝내겠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분양대행사

분양대행사는 분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시행사와 계약한 분양전문회사이다. 분양대행은 통상 분양업무의 마케팅에 관한 업무를 주로하며 분양과 계약에 따른 모든 책임은 시행사에 있다.

계약서도 시행사 명의로 돼 있으며 분양사 명의는 없다. 분양대행사와 계약을 한다는 것은 곧 시행사에서 발부한 계약서를 단순히 업무 대행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시행사의 서명 날인이 없다면 2중 계약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분양권 매입 시에는 계약서를 가지고 시행사의 확인을 거친 뒤 명의 변경이 가능하다면 매입하도록 한다.

※이승주 디자인 franet 이사가 매주 '아파트를 버리고 상가에 투자하라‘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