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집값 4.7% 하락, 전세는 4.1% 상승 전망

8 ·31 부동산종합대책의 여파가 내년으로 이어지면서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8일 ‘2006년 주택·부동산시장 전망’을 통해 내년 집값은 4.7%의 하락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올해 4.0%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토지의 경우 상승폭이 둔화돼 1% 내외의 상승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가도 주택경기의 위축으로 매매수요가 줄고 임대수요가 증가하면서 4.1%의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은 이 같은 주택가격 영향 요인으로 △정부정책에 따른 효과 △매우 낮은 전세매매비율 △부동산과 관련된 주변 여건의 변화 등을 꼽았다.

매매시장 하락의 주요 원인은 다주택자의 매물 출하

건산연은 8 ·31 대책의 영향으로 다주택 보유자들이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 처분에 들어가면서 주택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주택을 보유하는 경우 보유세 부담을 임대료에 전가해 전세가격의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서울 강남권과 분당, 용인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지난 2003년 말 이후 가격 조정을 거치고 있어 투자성 유동자금이 빠지더라도 여전히 실수요가 존재하고 있어 매매가의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매매값은 전국적으로 4.4분기 1.0% 하락에 이어 내년에는 4.7%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지방에 비해 실수요층이 뒷받침되어 있어 하락률이 전국 평균치를 밑도는 3.9%대에 그칠 것이라고 건산연은 내다봤다.

건산연은 내년 입주물량이 31만호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예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나 시장의 물량이 풍부해 주택전세가격의 하락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어 8 ·31 부동산 제도 개혁방안에 대해 “수요와 공급을 모두 아우르는 부동산 제도의 전반적인 내용을 포괄하고 있어 과거에 비해 체계적인 정책”이라고 진단한 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지속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 투기적 성격의 수요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시적인 정책의 효과가 아닌 장기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향후 추진과정에서의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건산연 강민석 연구원은 “궁극적으로는 8 ·31대책에 따른 세금부담이 강화되고 주택경기가 위축되면서 내년에도 전반적인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토지시장 역시 대책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상승률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회복을 위해 “투명하고 원활한 부동산 거래를 유도해, 시장의 순환문제를 해결하고 지나친 수요자 중심의 공급을 저해하는 공급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