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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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준공업지역 특화공간으로 대변신 채비
산업ㆍ주거ㆍ문화 복합공간 개발 추진
소규모 영세공장과 산업시설이 몰려 있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 한때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지만, 전통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무너지면서 지금은 열악한 동네로 전락했다. 이처럼 낡고 허름한 공장과 노후 주택이 공존하는 준공업지역이 앞으로는 산업·주거·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특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최근 강서·구로·금천·도봉·성동·양천·영등포구 일대 27.71㎢(시 전체 면적의 4.6%, 여의도 면적의 3배)에 걸쳐 있는 준공업지역을 산업과 주거·문화 기능이 조화된 미래형 복합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서울시 준공업지역 종합발전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서울 준공업지 발전계획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에서 대표적 낙후지역으로 전락한 준공업지역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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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성 맞춘 특화공간으로 탈바꿈=종합발전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들 준공업지역을 ▶산업기능이 밀집된 지역(공공지원형) ▶주거와 산업기능이 혼재된 지역(산업정비형) ▶역세권 등 중심 기능이 필요한 지역(지역중심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눠 각 지역 특성에 맞게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 준공업지역이 정비되면 산업공간은 지금보다 21% 가량 늘어난다. 일자리도 늘어 9만명이 새로 직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연말까지 이런 내용을 담은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할 예정이다
산업시설이 밀집한 공공지원형 지역은 산업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된다. 법적 용적률이 최대 1.2배(최대 480%)까지 완화되고 세제 감면 및 자금융자 혜택 뿐 아니라 도로·공원·주차장 등의 기반시설에 대한 공공지원도 이뤄진다. 영등포구 양평동과 문래동, 구로구 신도림동, 성동구 성수동 등 4곳이 대상이다. 서울시는 내년 중 이들 지역을 산업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할 계획이다.
아파트 등 주거시설과 공장이 엉켜있는 산업정비형 지역에선 주거와 산업 부지를 분리하는 작업이 우선 이뤄진다. 산업부지에는 간선가로변 등에 산업시설을 우선 배치해 산업축을 조성한다. 흩어진 산업시설을 한 데 모아 산업집적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산업시설은 아파트형 공장·연구소·업무시설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 지역은 용적률이 250%에서 300%로 완화된다.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은 장기전세주택(시프트)으로 지어 공급된다. 서울시는 이들 지역에서 개발 행위는 최소 1만㎡ 이상 대규모로 이뤄지도록 해 난개발을 막을 방침이다.
역세권이나 간선도로에 접한 지역은 지역중심형으로 개발된다. 이들 지역은 산업시설을 중심으로 주거·문화·전시·상업시설이 어우러진 복합개발 형식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공동주택이 포함된 건축물은 용적률을 현행 250%에서 400%까지 높일 수 있게 된다.
늘어난 용적률 중 전체 건축물 연면적의 20% 이상에는 문화시설·컨벤션·호텔 등 지역 활성화에 필요한 전략시설물이 들어선다. 성수·구로동 일부 준공업지역이 대상이다. 다산서비스 이종창 사장은 “강서구 가양동 CJ공장이나 금천구 시흥동 대한전선 부지 등이 이같은 지역중심형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주거와 공장이 뒤섞여 환경이 열악하고 정비가 시급하면서 지역 발전 선도효과가 기대되는 지역은 우선정비대상구역으로 지정해 개발에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대상 구역은 영등포구 문래동2가, 구로구 신도림동, 금천구 가산동, 성동구 성수동2가 등 4곳이다. 서울시는 이들 지역에 대해 연말까지 도시환경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구역지정을 거쳐 본격 개발할 예정이다.
◇어디를 주목해야 하나=서울시의 이번 발전계획 확정으로 성수동2가와 문래동 등 시내에서 대표적 낙후지역인 도심의 준공업지역 개발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들 지역은 한강 초고층 아파트 개발(성수동2가), 서남부 르네상스(문래동, 신도림동, 가산동) 등에 이어 또 하나의 호재를 얻게 된 셈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준공업지역은 대부분 매머드급 부지로 낙후된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해 개발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준공업지 개발 방안에 따라 가장 주목받는 곳은 서울 서남권 지역이다. 서울시내 준공업지역의 80%가 서울 서남권에 밀집돼 있어 이번 개발계획의 최대 수혜지역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현재 영등포 문래동, 구로 신도림동 등 준공업지역 대부분 지역은 낡은 공장이 자리잡고 있는데다 영세한 업체들이 산재해 있어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준공업지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이후 이 일대 땅값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영등포구 문래동과 금천구 가산동 일대 땅값은 3.3㎡당 평균 1000만원대 중반을 넘어섰다.
우선정비대상구역 대상 4곳에 포함된 성동구 성수동2가도 개발 수혜지역이다.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로의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성수지구와 가까워 동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개발 기대감에 이 일대 지가(아파트형 공장 부지)는 3.3㎡당 2000만원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준공업지역과 인근 지역 부동산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준공업지역 개발계획이 발표된 2년 전에 비해 많게는 두 배 가량 급등한 곳도 적지 않다”며 “중장기적으로 개발계획이 좀 더 구체화되기 전까지 부동산 가격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토지 거래가 쉽지 않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서울시는 준공업지역 전체에 대해 지난해 7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660㎡를 초과하는 부동산을 거래할 때 자치구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더욱이 해당 지역이 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발표로 인한 부동산 시장 변화에 대해 지가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준공업지역 내 토지거래허가 대상 기준을 대폭 낮추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땅값이 급등하는 등 이상징후가 감지되면 토지거래 허가기준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소형 지분에 대해서도 토지거래허가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부동산 매입 수요가 줄어 투자 자금이 장기간 묶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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