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달 돕는 알파-시누클레인의 변형이 원인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뇌 세포들 간의 신경 전달을 돕고 있는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볼로냐 대학의 브루노 사모리 교수가 이끄는 이탈리아 연구팀은 정상적일 때는 뇌 세포들 간의 신경 전달을 돕는 이 단백질이 특정한 조건하에서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들의 퇴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이탈리아 ANSA 통신이 15일 전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나노 테크놀러지를 활용해 단백질 덩어리들로부터 성공적으로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만을 분리시켜 개별 단백질의 특징과 구조, 영향 등을 세밀하게 조사했다.

그 결과, 알파-시누클레인은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지니고 있음을 알아내게 됐다.

연구팀은 알파-시누클레인이 신경세포의 퇴화를 촉진시키는 쪽으로 작용하는 `특정한 조건들'과 관련해 유전자가 변형되거나 독성물질에 노출될 경우 그런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약 10년전부터 알파-시누클레인이 파킨슨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은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와 같이 이 단백질의 `변형'이 주요 요인임을 확인하는데까지는 나가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통해 파킨슨병의 예방 및 조기 치료에 큰 진전이 있을 뿐아니라, 알츠하이머병과 헌팅턴병 등 다른 신경퇴행성 질병의 메커니즘을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ye@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