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강북 재개발 폭탄 돌리기 언제까지

강북 재개발 지분 시세가 강남 재건축 지분 시세를 앞지르고 있다. 3.3㎡당 지분 가격이 강남권은 2500만~5500만원 선에 거래되는 데 반해 강북 재개발 지분 가격은 3000만~9000만원을 호가한다.

덩달아 강북권 뉴타운지역 아파트 분양가도 뛰고 있다. 실제로 합정동 서교자이 분양가는 3.3㎡당 최고 3515만원, 아현뉴타운 분양가는 3.3㎡당 최고 3000만원 이상으로 나타나 강남권 아파트 가격 이상으로 책정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강북권 지분 가격은 폭탄 돌리기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정상적으로 보면 강북 아파트 가격이 강남 아파트 가격만큼 오르거나 강북 재개발 지분 가격이 강남북 아파트 가격 격차를 반영한 만큼 내려야 한다"면서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강북 재개발 지분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경고했다.

◆ 강북 지분이 강남보다 비싸

= "여기가 강남보다 더 좋아질 거예요."

용산, 뚝섬, 뉴타운 등 강북 재개발 지분 매수 문의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중개업소에서 이런 얘길 종종 듣는다. 최근에는 견본주택에서도 들을 수 있다.

실제로 강북 지분 호가는 이미 강남 지분값보다 비싸졌다. 지분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역시 용산구다. 33㎡ 기준 3.3㎡당 지분 호가는 한강로 일대 9000만원, 한남뉴타운 5000만원, 효창동 3500만원에 달한다.

용산이 아닌 다른 강북 재개발 지역도 마찬가지다. 3.3㎡당 지분 가격은 뚝섬 한강변 7500만원, 아현뉴타운 4000만원, 장위뉴타운 3700만원이다. 대부분 강북 뉴타운 지분 가격도 3.3㎡당 3000만~3500만원에 달한다.

이는 비슷한 크기의 강남권 재건축 지분 시세와 맞먹는 수준이다. 강남 재건축 지분 중 가장 비싸다는 개포주공1단지가 최고 3.3㎡당 5500만원 선으로 한강로 일대보다 싸고 한남뉴타운과 비슷하다. 가락시영1단지는 3.3㎡당 3500만원, 목동신시가지1단지가 3300만원, 고덕주공2단지가 2500만원 선이다.

지분 가격이 비슷하다면 웃돈은 강북이 더 붙은 셈이다. 지분 가격은 감정가에 웃돈을 합한 것인데 감정가는 보통 강북이 강남보다 낮기 때문이다. 물론 강북 재개발이 강남 재건축보다 더 높은 용적률을 부여받아 같은 크기 지분이면 조금 더 큰 평형을 배정받을 수는 있다.

일반아파트의 경우 같은 돈이면 강북에서 더 큰 집을 얻을 수 있는 것과 같다. 반면 강북 재개발 지분의 감정가가 낮은 만큼 추가분담금은 더 많이 나온다.

결국 강북 새 아파트 가격이 강남 새 아파트 가격과 큰 차이 없는 수준으로 올라야 말이 된다. 하지만 강북 재개발 지역은 용적률이 높은 만큼 과밀하게 개발돼 주거 환경 격차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일반분양가와 조합원분양가 차이가 없어진 만큼 조합원 분양에서 유리한 점도 없어졌다.

◆ 정책이 강북 지분 거품 원인

= 강북 재개발 지분 투자를 부추긴 것은 대출 규제와 세금 등 정책 요인이 크다. 특히 지분 자체 크기가 작아 3.3㎡당 가격이 높아도 소액 투자가 가능했다.

가장 인기 있는 33㎡ 다세대 지분은 3.3㎡당 6000만원이 돼야 6억원이다. 웬만하면 세금 중과 대상이 안 된다. 대출은 전세를 끼고도 집값의 40%까지 무리 없이 받을 수 있어 실투자금은 보통 1억원 안팎이면 됐다.

강북뉴타운 지분 가격 급등은 정부와 지자체의 엇박자 정책 때문이기도 하다. 정부는 강남 재건축을 규제해 가격 상승세가 꺾인 반면 서울시는 강북 재개발에 각종 인센티브를 주면서 그만큼 지분 가격이 뛰었다.

하지만 강남북 지분 가격이 비슷해진 지금 강북 재개발에도 강남 재건축 같은 규제를 둬야 할 판이다. 실제로 전용 60㎡ 이하 신축 다세대 현금 청산, 신축 다세대에 분양권 1개만 배정 등 규제도 확대되는 등 규제 강화가 잇따르고 있다.

매일경제 2008-07-08 04:11:00

[박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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