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을 기준으로 주택가격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부동산 뉴스는 많은 시사점을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정부가 6억원 이상의 주택을 고가주택으로 간주하며 종부세와 양도세를 부과하고 대출기준을 높여 나간 이후에 주택시장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소위 트렌드가 변하고 있습니다. 중대형으로 대변되는 고가주택들에 대한 수요가 중소형 저가주택으로 이동하였고, 강남축을 중심으로 한 고가주택들의 수요가 강북축 저가주택으로 급격히 이동을 하면서 올해들어 6억원 이하 주택가격은 평균 10.1% 상승하였고, 6억원 이상 고가주택들은 평균 1.3% 하락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기준되버린 6억원

 

이런 현상이 2007년 이후 1년 반 이상 지속되는 것을 보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고 수요자들은 여전히 6억원 이하의 주택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두가지 의미의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실제 내집마련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자기자금의 비율을 높이면서 안전하게 주택을 매수하려고 하니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주택 투자자들이 각종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롭고 가격 상승폭이 미미하여 비교적 적은 자금으로 단기간의 수익을 줄 수 있는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6억원 이하의 주택은 상승랠리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주도권이 6억 이상 아파트로 넘어갈 것인가? 아니면 두 곳 모두 동반 상승 또는 하락할 것인가?

지금 시점이 그러한 방향을 가늠하는 시기라고 보입니다. 주택시장 전반적으로 상승을 이끌어줄 동력은 별로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가 최근 부동산 시장을 억누르던 규제들을 하나 둘 완화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시장이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꿈틀 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이 시점에서 더욱 더 냉정하게 시장을 보아야 합니다. 그저 시장에 휩쓸려 가다가는 또 한번 혹독하고 냉정한 시장에서 쓰라린 실패자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은 지칠줄 모르고 일어나는 주택수요입니다. 세계 주택경기가 이미 침체되었고 그 하락폭이 갈수록 깊어지는데도 한국 주택시장은 평균적으로는 그 하락폭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상승한 것은 우리만의 독특한 주택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빚을 내서라도 내집마련을 하면 언제가는 돈이 된다는 주택시장 불패라는 신념아닌 신념이 자리잡고 있으며, 주택으로 인한 재산불리기가 가장 빠르고 쉬웠던 최근까지의 경험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만큼 확실하고 안전한 재테크 수단은 없다)들이 모두를 주택시장으로 유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6억 원이하의 주택들이 짧은 기간에 급상승 하고 6억원 이상의 주택들이 하락하면서 시장은 어느 정도 균형을 찾았습니다. 아직도 6억원 이하의 소유자들은 그 갭을 좁히는 것 이상의 상승을 바라고 있는 듯 하지만 시장은 냉정합니다. 시장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의사가 시장의 균형가격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고 지칠줄 모르고 상승만할 줄 알았던 강북권 소형아파트가 최근 소강상태에 있는 것은 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냉정을 잃은 사람들은 소위 추격매수에 불을 당기게 되어 있습니다. 6억원 이하 주택 특히 강북권 소형아파트들이 돈이 된다더라하는 소문에 너도 나도 달려들었던 사람들이나 매도시기를 계속 늦추었던 사람들은 요즘의 소강상태를 보면서 불안한 마음을 가질 것입니다. 2006년 말에 버블세븐을 매수하였던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시장의 동력을 예의주시하는 것이 냉정을 잃지 않는 하나의 예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분위기보다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야

 

6억원 이하의 주택들이 급상승한 후에 시장을 이끌 동력은 무엇인지? 과연 그 동력이 유효한 것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저로서는 이제 위에 언급했던 6억원 이하 주택들의 상승 동력은 소진되었다는 생각입니다. 1년 반 동안 상승폭이 상당했고 거래량도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추가적인 상승동력(전체적인 주택경기 활황 또는 개발호재 등)이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지금의 소강상태를 유지하다가 하락 또는 약보합 시장이 될 것입니다.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들이 1년 반 이상 하락추세였던 것은 시장의 상승 동력이 소진되었기 때문입니다. 고가에 대한 부담과 각종 규제들이 그 동력을 빼앗아 버렸습니다. 이제 6억원 이상 주택들이 상승동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규제완화와 바닥에 대한 공감대일 것입니다. 여기에 경기상황이 좋아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정부가 쉽사리 규제완화의 원칙을 세워놓고도 규제를 완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와같이 가격상승의 부담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섣불리 6억원 이상의 주택들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도 냉정한 생각이 못됩니다. 어차피 규제완화는 이루어질 것이고 다시 상승할 것이라면 지금 가격이 하락할 때 매수하자는 생각은 너무도 단순한 생각입니다. 그러기에는 시장 외적인 변수도 우호적이지 못하고 규제완화가 원하는 수준만큼 될지 의문시되며, 바닥이라는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혼란한 시기에 이리 저리 휩슬리지 않고 시장의 상승, 하락 요인을 체크하여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은 시장에서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멈출줄 알고, 기다릴줄 아는 냉철함이 지금 시장이 요구하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