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일이 뭘까?
세상에서 지금 내가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즐겁게 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여행도 하고 ……. 끝이 없다.
그럼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은 뭘까?
편하면서도 돈 많이 벌고, 장래성도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세상에 좋은 직업도 많겠지만 내 생각에는 직업이면서도, 취미이고, 부업인 조건을
갖춘 직업은 어떨까 싶다.

에이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어?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꽤 많은 직업이 그런 조건을 충족 시킨다.
여행 전문가나 종교인, 가수, 예술가 등이 그런 직업이 아닐까 싶다.
자기 좋아서 하는 골프선수나 운동선수도 마찬 가지다.
스스로 이런 질문에 봉착한 나는 몇 날을 같은 질문에서 헤어나지 못한 적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직업이 '부동산 전문가' 였다.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면 직업으로 손색이 없고, 가끔 좋은 부동산을 소개받아
투자하면 부업으로서 손색이 없으면서도 지금처럼 글도 쓰고 기사도 모으면서 즐거운
시간이 된다면 취미로도 그만이라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바로 그거다!
가장 가까운 사람 중에 최근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몇몇 사람들에게 전화도
하고 상담도 받고 인터넷으로 조사를 해보니 썩 쉽지는 않지만 딱 3달 후에 시험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3달 이면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다시 1년을 기다려
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당장 착수하기로 마음을 먹고 다음날 부터 학원도 다니며 열심
히 공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쉬는 시간에 도서관에서 신문을 보던 중 '○○아파트 재개발 확정'하는
기사를 접하고 바로 가방을 싸서 현지 부동산중개소를 찾아서 시세를 묻고 물건을 탐
색 했다.
글쎄요 어제까지는 얼마였는데 오늘은 좀 올랐습니다.
좋습니다 계약할 테니 물건을 찾아주세요. 하자 여기저기 전화를 해댔지만 물건은 없
었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훨씬 올라버린 가격만 제시할 뿐 물건은 없다는 것이었다.
3일째 되는 날은 여러 부동산을 다니며 스스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물건을 찾으니
어렵게 구할 수가 있어서 즉시 계약했다.
그래 봐야 발표 전 시세에서 고작 몇 백만 원 오른 정도의 가격이었다.
그때가 서울의 아파트분양가가 1,000만원을 막 돌파하던 무렵이었고, 강남의 20년 이
상 된 아파트들이 이제 막 재건축을 시작하면서 신문이나 뉴스에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시절이었다.

아파트건축시 당시 건축비가 평당 300~400만원 정도인 것은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으니 분양가 1,000만원에서 건축비와 비용, 이익 등을 빼면 나머지가 땅값과 재건
축 허가권의 가격이라는 뜻이다.
내 짧은 지식으로도 주변의 분양가가 정해지면 재건축 대상아파트의 대지지분 가격을
쉽게 계산할 수 있었지만 사람들은 허가 직전의 낮은 가격대비 훨씬 올라버린 가격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산수에 취미가 많은 나는 금시 그 가격이면 두 배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즉시
또 한 채를 더 사서 두 채를 만들었다.
같은 시기에 구입한 재개발 대상 노후 강남소형아파트들은 그 뒤로도 계속 올랐는데 분
양가가 오르면 재개발아파트가 오르고, 재개발아파트가 오르면 분양가가 다시 오르는
시소게임을 하면서 투자액대비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씩 오르는 상승의 시초였을 뿐
이었다.

당시 창원에서 최초로 재건축 아파트는 대지지분 12평, 건물평수 10평인 20년된 아
파트가 1,000만원하던 것이 우리나라에 아파트재건축이라는 단어가 도입되면서 금시
3,000만원 까지 올랐다가 신문기사 하나하나에 춤을 추며 마침내 1억을 돌파하기도
했었으나 최초 상승시점 부터 5년쯤 지나자 허가지연으로 7,000만원 까지 떨어진 상
태에서 거래가 없던 중에 이번엔 설이 아닌 허가확정보도가 있었다.
나는 7,200만원과 7,500만원에 구입하면서 융자 2,000만원, 전세금 1,200만원을 안고
각4,000만원 남짓에 구입해서 분양시 까지 2년여 후에 각 1억 정도의 이익을 남겼었다.
우와 아저씨 돈 많이 벌었네!

에이 아니어요. 그때 강남에 딱 그 만큼 투자한 사람들은 10억씩 벌었는데요 뭐~얼!
그 재건축아파트 들이 입주하기 전후로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은 지방과 수도권의
가격차별화가 시작되었다.
그 전에는 비싸면 비싼 대로 싸면 싼 대로 상승률 만큼은 지방이나 수도권이나 비슷했
었다. 그러나 지금은 지방은 공급과잉, 수도권은 공급 절대부족으로 가격차가 심해지
고 있다.

언제나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서 때를 기다리는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때 내 생각은 '평생 복덕방 하는 할아버지 보다 1년에 한두 번 복덕방에 들르는 복부
인이 훨씬 부자로 산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내 생각이 좋은 직업이 무엇이냐에 미쳤을 때 부터 3개월 동안 열심히 공부한
결과 좋은 성적으로 시험에 합격하고 사무소를 열었으나 역시 직업으로서의 부동산
은 지식보다는 다분히 장사 수완에 의해 성패가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나는 직업으로서의 부동산 보다는 부업과 취미로서의 부동산을 택하고 싶다.

프로암스 수석 컬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