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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늪’에 빠진 집값 |기타도움되는 말...

2011-08-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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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늪’에 빠진 집값

중앙일보 중앙시평/조윤제 서강대 교수·경제학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늙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만 자연의 섭리이니 어쩔 수 없다. 그

러나 늙은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은 근래의 현상이다.

향후 20년간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변수 둘을 들라면 통일 가능성과 인구 고령화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전자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큰 불확실성을 가진 사건임에 비해 후자는 그것이 매년 착착 진행되는 것이 너무나 정확한 계산으로 나올 수 있는 사건이다.

그러나 둘 다 우리 사회의 대비가 되어있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우리가 ‘고령화 사회의 도래’라는 말을 사회적 화두로 올리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세계에 유래가 없는 속도로 고령화에 진입하고 있다.

기대수명의 연장과 출산율 감소가 모두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기대수명은 이미 미국을 앞질렀고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우리의 대비는 너무 늦고 소홀했다.

연금이나 사회복지제도의 보강이 지체되다 보니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2009년 48%로 지난 20년간 세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자살률 또한 지난 20년간 약 세 배로 증가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는데 이의 주 요인이 바로 노인 빈곤과 노인 자살이다.

65세 이상 자살률은 현재 인구 십만 명당 79명으로 15~64세의 자살률 31명의 두 배를 훨씬 넘고 있다.

이는 OECD 평균 노인 자살률의 5배를 넘는다.

연금제도가 잘 발달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식들 교육과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바치다 보니 노후 대비가 되어있지 않은 데다 자식들의 부모 부양 문화가 바뀌면서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나마 우리나라 가장들의 노후대비를 도와온 것이 부동산 가격 상승이다.

부동산가격 상승은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젊은 세대가 노후 세대에 세금을 지불하는 것과 같다.

젊은이들이 가족을 이루고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올라가는 것이나, 이들이 노인들의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것이나 실질적 효과는 비슷하다.

가격 상승은 젊은 세대가 노후 세대에 세금 지불하는 것

차이점은 전자의 경우 젊은 세대가 집과 부동산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만 세금을 많이 내고, 그렇지 못한 빈곤층 노후세대들에 대해서는 전혀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다.

만약 집값을 지금보다 훨씬 떨어뜨리고 대신 젊은 세대에 그만큼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하면 이들의 부담은 같은 반면, 이를 노인층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정부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 아니라 부동산 값이 내리면 기업의 투자비용, 인프라 건설비용, 사무실 및 가게 임대비용이 내려가 그만큼 장기적으로 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고,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을 앞당겨 출산율을 높일 수도 있다.

 소득 대비 집값이 우리보다 높은 나라는 없다. 차세대에 높은 집값과 세금을 동시에 내라고 하면 이들의 미래 삶에 대한 좌절을 초래하게 된다.

정부는 지금 부동산 가격이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비정상적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고 부동산 관련 세제를 완화하려 하고 있다.

물론 부동산 가격의 급락은 금융 부실, 경기 위축 등 단기적으로 고통스러운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하향 안정화는 차세대들의 조세부담 능력을 높이고 우리 경제의 활력과 안정성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고령화 문제는 단순히 복지제도의 확충뿐 아니라 우리 사회 다방면에 걸친 제도개혁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

정부 지출과 국민의 조세부담을 늘리는 데만 기대지 말고 그보다 광범위한 제도개혁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제활력을 잃지 않으면서 고령화 시대를 맞는 지혜가 필요하다.

재정, 세제, 부동산, 노동, 연금, 의료, 여성인력 정책 등 두루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및 보육시설 확대,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 철폐를 서둘러야 한다.

 일본 경제가 1990년대 이후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거시경제 정책과 과도한 환율 절상 등에도 기인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일본 사회가 일하지 않고 소비하지 않는 고령화에 대비한 제도개혁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노동 공급이 빠르게 줄고 생산성 향상이 정체되면서 경제가 장기침체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일본보다 고령화의 진행 속도가 더 빠르다.

7년 후면 인구가 줄어들고 15년 내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지금과 같이 있으면 우리 앞에도 장기침체의 늪이 기다리고 있다.

조윤제 서강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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