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약가점ㆍ분양가상한제 D - 한달 ◆

오는 9월 1일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 시행을 앞두고 부동산시장에서는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막판 눈치작전이 한창이다.

공급자인 건설사들은 `매를 먼저 맞지 않겠다`며 분양신청을 미리해둔 사업지에서 물량을 털어낼 조짐이고, 수요자인 국민도 청약가점에 따라 청약지역과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향방을 두고도 하락론과 반등론이 첨예하게 맞선 상황이다.

◆ 업계-정부, 가격인하폭 이견

= 정부가 분양가상한제에 적용될 기본형 건축비 산정 기준을 발표함에 따라 분양가상한제가 분양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분양가가 낮아진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인하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정부는 민간택지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최대 20%까지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고 주장한다.

서종대 건교부 주거복지본부장은 "기본형 건축비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와 택지비 인하 효과를 고려하면 민간택지 분양 아파트는 최대 20%가량 분양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건설사들은 인하 효과는 10%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택지는 강제수용을 통해 택지를 싸게 확보할 수 있지만 민간업체는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적인 인하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분양가상한제로 공급되는 주택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존에 공급된 주택 가격을 밀어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장기가격, `안정론` 대 `반등론`

=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단기적인 분양가 인하효과와 함께 관심을 끄는 것은 이 제도가 원래 목적대로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지 여부다.

정부에서는 "분양가상한제와 여러 부동산 규제 정책이 함께 가기 때문에 다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박는다. 눈앞에 싸게 공급되는 아파트가 있는데 왜 비싼 아파트로 관심이 쏠리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축소론`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20개 대형 건설사 중 9월부터 올해 말까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공급계획을 세운 건설사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공백론`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신조 내외건설 사장은 "보통 민간과 공공부문 공급 비율이 6대4 정도"라며 "민간부문 공급 감소가 확실한 상황에서 공공부문이 어느 정도 공급을 늘려 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전에 사업승인을 획득하지 못한 업체들은 사업을 연기하거나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민간 주택공급 감소는 2008년 이후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다각도 보완책 필요

= 분양가상한제 성공 여부는 민간택지 안정적 공급과 주택 질 저하를 막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이 공통적인 시각이다. 현재로서는 이런 염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조영주 효림회계법인 회계사는 "정부의 토지 원가 산정이 공공택지를 기준으로 했다는 점에서 현실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민간택지는 상당한 금융비용이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해 조달 금리를 반영하는 등 실제 소요되는 경비에 대해 인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업체 간부는 "주택 공급 시장을 가격제한 일변도 정책을 통해 획일적으로 가격 인하를 유도하면 주택 질 저하는 피할 수 없다"며 "주택시장을 고급 주택시장과 일반 주택시장으로 나눠서 이원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