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재산세 인상과 지역 간 불균형 문제에 대한 시민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재산세를 포함한 부동산세법 관련 법안 수정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관련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의 견해가 엇갈려 법안 마련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재산세가 작년 대비 전국 평균 18.7%, 서울은 28.8% 인상된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당정회의를 통해 개선책과 보완책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 의장은 "과표 현실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재산세가 고지됐지만 입법 과정에서 미처 꼼꼼히 따져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고 실질소득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세금이 급격히 오르는 것은 경제원리에 맞지 않고 당초 의도했던 세금정책 방향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도 "당정협의를 거쳐 재산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난 부분에 대해 제도적으로 무엇이 잘못돼 이렇게 된 것인지 보겠다"며 "재산세 증가율이 20% 가까이 된다는 것은 세제적인 측면에서 결함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해 부동산 세제 개편을 추진할 뜻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재산세 문제에 손을 대겠다고 나선 것은 재산세의 과도한 인상에 대한 일반 시민의 저항감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남 지역과 다른 지역 간 재산세 불균형도 문제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자치구들이 2004~2006년 구별로 재산세를 10~50%씩 깎아주는 탄력세율을 적용한 결과다.

한나라당이 일단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재산세를 다루는 행안부와 종합부동산세를 책임지고 있는 재정부가 이에 대한 견해를 달리하고 있어 당정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행안부는 지금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단순히 재산세만의 문제가 아니라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부동산세 전반의 문제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참여정부 당시 종합부동산세법을 마련하면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연동하도록 법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재산세를 깎아주면 종부세가 오르는 구조로 돼 있다"며 "따라서 종합부동산세와 함께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정부는 행안부가 책임지고 챙겨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로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행안부가 종합부동산세 문제까지 거론하는 이유는 재산세가 줄어들면 그것을 보전해줘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기철 기자 / 이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