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분양가 상한제 도입 검토에 따라 재건축 투자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재건축 조합원들은 분양가를 높이는 방법으로 개발 비용을 일반 분양자에게 전가시켜왔지만 앞으로는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상한제 적용을 사업승인 기준으로 할지,일반 분양신청 기준으로 할 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 초기 재건축들은 어느 기준을 적용하든 해당돼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반등시기도 그만큼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초기 저층 단지들 직격탄=이번 조치로 아직 사업 초기단계의 저층(5층 안팎)단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아파트는 증가하는 용적률이 많고 층수가 낮아 일반 분양분이 많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일반 분양가를 높일 수 없게 돼 조합원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단지나 송파구 가락 시영,강동구 둔촌 주공및 고덕 주공,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등 사업 초기 단계의 저층 아파트들이 이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락시영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저층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사실상 통제돼 수익률 하락이 불 보듯 뻔하다”며 “아직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는 단지에 대해 용적률 증가 혜택 없을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1대1 중층 재건축 그나마 타격 덜하지만=1대 1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분양분이 저층보다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서초구 잠원동 강모(45)중개업자는 “1대 1 재건축 단지들은 일반 분양분이 저층보다 많지 않아 상한제를 적용한다해도 사업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용적률이 200% 미만인 중층 단지의 경우 일반 분양분이 제법 차지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강남구의 한 중개업자는 “종전 용적률과 늘어나는 용적률 간의 차이가 큰 단지의 경우 저층 단지보다는 타격이 덜하지만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 사업 추진에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건축 일반 분양분 로또되나=일반 분양자들은 분양가가 낮아지는 만큼 상당한 시세차익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 일반 분양분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당첨이 될 경우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강남구의 한 중개업자는 “재건축 일반 분양은 또다른 로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서울지역에서 무주택 우선 요건을 갖춰 당첨가능성이 높은 통장 소유자의 경우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강남 한복판의 재건축 아파트에 싼 값에 입성할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일반 분양이 끝나 입주를 앞두고 있는 송파구 주공 1~4단지, 잠실시영 등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도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재건축 투자 일단 관망하라=강남권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단지들은 아파트 오름세를 주도해온 노른자위 단지들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이들 아파트는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보인다.

저층 아파트 단지들이 약세로 돌아설 경우 일반 아파트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아파트 매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수요자들이라면 일단 관망을 하는 게 좋다.

이번 대책의 파장이 어느 정도일 지 알수 없는 만큼 매수를 보류하고 추이를 지켜보라는 얘기다.


스피드뱅크 부동산 연구소장 박원갑 (www.spee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