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전 세계 집값을 끌어올렸던 저금리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집값이 하락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값 하락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며 솔직히 앞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나라도 집값이 과도하게 떨어지는 것을 원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물론 개인이 자기 판단으로 집을 샀다가 집값이 떨어지면 망하고 손해를 보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집 문제는 개인이 단순히 손해를 보는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내수경제의 침체를 불러와 나라 경제전체로 미치는 파급효과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정부가 일정부분 개입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달 31일 미국의 연준이 다시 기준금리를 0.25% 인하할 것이라고 합니다. 서브프라임으로 촉발된 부동산시장의 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모든 대통령후보들이 지금의 부동산정책을 반시장적 정책이라 생각하여 조정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부동산이 계속 침체를 한다면 다음 정권이 집값 하락으로 인한 내수경기침체의 부작용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다음 정권이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이어받아 조정을 하지 않거나 하겠다고 해도 미세조정에 그친다면 아마도 실망매물이 쏟아지면서 일본식 대폭락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때는 우리도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 다음 정권을 어느 후보가 잡던 이런 사태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현 정권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은 아마도 다음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시작하여 내년 4월의 총선에서 그 새로운 부동산정책의 로드맵이 드러날 것입니다. 만약 신속히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으면 자칫 실기를 하여 버블이 터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의 부동산 침체는 새벽이 오기 전의 마지막 어둠과도 같은 것일 겁니다.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암울해 보이지만 현명한 자는 그 너머로 터오는 먼동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강남을 잡자고 시작된 현 정권의 부동산 규제와 세금폭탄은 누차 강조했듯 전월세의 폭등을 가져오지 않았습니까?

전월세가 갑자기 오르자 서민들이 너도나도 내집마련에 서둘러 나서면서 강북 및 소외된 지역의 집값까지 연쇄적으로 올려놓았습니다.

지방에 기업도시 혁신도시를 지어 지역균형개발을 하겠다고 천문학적 포상금을 풀어 전국의 땅값을 올려놓고 집값만 잡겠다고 나선 것은 정말로 어리석음의 극치였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 이십년 전에 똑같은 짓을 벌였다가 아직까지도 고생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강남권에 집이 부족하다는데 엉뚱하게도 강남권에서 한시간도 더 떨어진 수도권에다 신도시를 지어대고는 제2의 강남이라고 우겨대는 정부의 공급정책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렇게 지은 집값이 오히려 웬만한 서울시내 기존주택보다 더 비싸지 않습니까?

서울 시내 재건축 용적율 조금만 높여줘도 신도시 몇 개를 짓는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멀쩡한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환경을 파괴하는 심보는 또 뭡니까?

그런 일에 가장 앞장 서서 반대를 해야 할 환경단체들은 기껏 도룡뇽 한 마리 때문에는 수조원짜리 국책공사를 못하게 하면서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수도권 신도시 공사에는 왜 반대를 않는 것입니까?

당신들 눈에는 도룡뇽 한마리가 수도권에 사는 수천만 우리국민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까?

사필귀정이라고 현 정부가 저질러 놓은 부동산정책이 다음 정권에는 반드시 바로잡히길 기대해 봅니다.

(neonet.nss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