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부동산시장으로 몰려들었던 시중 유동성은 주식시장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3월 218조254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5월에는 217조356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주식형펀드 자금은 올초 46조7350억원에서 이달 24일 현재 71조4707억원으로 늘었다.
 

시장에서는 증시 활황과 부동산 침체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활황이 지속되는 한 부동산시장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도 분당급신도시와 제2롯데월드 등 시장 불안요인을 제압하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공급측면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2기신도시 10곳에서 공급물량이 쏟아지고, 수요측면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청약가점제 등으로 특정시기 특정주택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규제로 대출 받아 집 사는 관행이 사라져 가는 것도 시장안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
 

게다가 수만가구에 달하는 처분조건부대출 매물은 집값하락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처분조건부 대출 7만여건(대출금 기준 약 8조원) 중 연내 집을 처분해 상환해야 하는 대출은 4만6000여건(약 5조2600억원)에 달한다.
 

반면 부동산 값이 오를만한 재료는 많지 않다.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방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하반기 집값 불안요인이 있다면 그 진원지는 정치권"이라고 말했다. 달리 말하면 부동산시장 내부에서는 집값불안을 초래할 만한 변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춘희 건교부 차관도 "부동산시장은 심리적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투기억제책과 공급확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면 집값 흐름은 확실하게 안정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부가 이달초 지방투기과열지구를 일부 해제하고 조만간 추가해제 방침을 밝힌 것은 '더 이상 부동산시장 불안은 없다`는 선언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오를만큼 오른데다 보유세 양도세 강화로 투자수익이 줄어들면서 부동산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획기적인 규제완화책이 나오지 않는 한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