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통해 바라본 신도시 수요변화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가 넘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2005년부터는 총 인구 자체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베이비 붐 세대들의 은퇴시기를 앞두고 상담을 하다보면 월고정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구입문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령화에  따른 주택 전반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면서 단독가구 또는 대형 평형의 주택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소형평형에 대한 수요는 늘 것이다. 독신율, 이혼율 증가 등으로 단독가구는 꾸준히 늘고 있어 임대가 쉽고 수익률도 높은 원룸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임대 문화가 주를 이룬 상황에서 집을 굳이 투자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시세차익이 아닌 임대수익위주로 형성되는 일본 주택시장의 경우 일본 정기예금 금리가 1% 인데 반해 원룸 임대수익은 이보다 높은 5~7%의 임대 투자수익률 올릴 수 있다.

따라서 여유자금이 많은 중년층이 노후 대비용으로 원룸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일본 국민들은 부동산을 직접 구입하기보다는 부동산펀드 등을 통해 간접 투자하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부동산투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와 달리 은행 예•적금에 여윳돈을 넣어두거나 주식, 국채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직접투자 대신 리츠 상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을 정도다. 부동산펀드뿐 아니라 부동산의 소유권을 표준화한 소액단위로 분할한 뒤 그 지분을 자본시장에 유통시키는 증권화 상품도 3~5%의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신도시만 놓고 볼 때 인구의 고령화 현상도 기존 도시보다 심각한데 1970년 센리 신도시의 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2.8%로 오사카 부의 5.2%에 비해 절반 수준이었지만 지난2006년말 기준 센리 신도시가 18.8%로 오사카 부의 14.8%를 앞질렀다.

주민의 연령층이 다양하게 뒤섞여 있는 기존 도시와 달리 신도시는 비슷한 연령층이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로 입주했기 때문에 고령화 문제가 단기간에 급속히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젊은 층이 신도시를 외면하면서 빈집뿐만 아니라 빈 상가도 급속히 늘고 있다. 우리나라 신도시 기획자들이 꼭 한번 가본다는 도쿄 도의 다마(多摩) 신도시에 있는 후지미다이(富士見台)단지는 전체 335채 중 30%정도로 정도가 빈집이다.
30년이나 훨씬 지난 신도시 아파트들은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라 일본 정부는 신규 주택단지 개발 위주의 신도시 정책보다 기존 주택단지 재건 지원 위주로 바뀌고 있다.

재건축이 되더라도 주거지로서 신도시의 인기가 떨어져 추가 입주자를 모집하기 어려워졌고 재건축 비용을 모두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최고령 사회, 부동산 시장 영향

지난 2005년에는 생산가능인구 7.9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지만, 2050년에는 1.4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낮은 출산율과 수명 연장으로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급속한 고령화사회를 겪게 될 전망이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출산율, 사망률, 기대수명 등 여러 인구통계를 기초로 이처럼 힘겨운 노인부양의 부담을 예고하고 있다. 인구는 2018년 4천934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고, 2022년부터는 여자 인구가 남자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5년을 기준으로 하면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9.1%수준이었는데, 2018년에는 14.3%에 달해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또한 2026년에는 그 비율이 20.8%에 달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다.
205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38.2%에 달해 선진국 평균인 25.9%보다 훨씬 높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될 전망이다. 한국의 기대수명도 늘어나 지난 2005년 78.6세에서 2030년 83.1세, 2050년 86세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여성의 경우에는 2050년 기대수명이 88.9세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은 2005년 71.7% 수준에서 2030년 64.4%로 떨어질 것이다. 2050년에는 비율이 53% 수준까지 낮아져 인구 절반 정도만 생산활동에 참여해 경제를 떠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 대비 유소년층 비율은 지난 2005년 26.8%이던 것이 2030년 17.7%, 2050년 16.8%로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낮은 출산율로 인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18년 4천934만 명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2030년에는 4천863만 5천 명, 2050년에는 4천234만 3천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남아선호 현상 퇴색 등에 따라 인구 성비가 점차 균형점을 찾고 2022년부터는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11퍼센트 안팎이던 농•어촌 등 비도시지역 인구가 급격한 도시지역이동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80퍼센트 이상이 2020년경에는   도시지역에 살것으로 추측된다.

출생률 감소로 2011년 이후 대학입시 경쟁은 다소 완화되었고 초ㆍ중ㆍ고ㆍ대학 등에 재학하는 학령인구도 점차 줄어들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0년후에는 인구 1천 명당 주택수는 370가구로, 2003년의 270가구보다 100가구가 늘어날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10년후를 미리 예측해  투자전략을   점검하는 게  남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길이다. 

고령화에 따른 신도시 미래  

1950년대 말 일본은 고도 성장기에 진입해서 대규모 개발,즉 뉴타운(우리나라의 신도시에 해당)이 추진된다. 센리, 타마, 지바뉴타운, 고호지 뉴타운 등의 개발이 본격화 된다.

꿈의 주택단지라는 처음의 선전문구와 달이 시간이 갈수록 인구감소와 도심보다 빠른 고령화 현상 등의 문제가 속출해 올드 타운으로 변모해서 근린상가가 점차 폐점하고 치안, 방범등의 문제로 쇠퇴기를 맞았다. 인구급성장기에는 지방에서 유입하는 인구가 교외에 정착했지만 인구 고령화시기에는 지방으로부터 수도권 인구 유입은 거의 없고 수도권 안에서 도심으로 인구가 급속히 유입된다. 저 출산 고령화 문제는 경제발전의 속도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경제 발전의 속도가 빠른 나라일수록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미국 -유럽 국가에 비해 훨씬 압축 성장한 일본의 고령화 속도도 빠를 수밖에 없다. 일본보다 더 단기간에 압축 성장을 이룬 한국의 고령화가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것은 당연하다.

성공하는 신도시 “압축도시론”

양적 팽창위주의 신도시 정책은 인구 성장기의 정책으로 중심시가지의 쇠퇴를 가져오고 도시유지비용의 증가를 가져온다.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일본도 교외형 신도시 개발전략을 포기하고 도심개발로 선회하고 있다.  주거단지와 업무시설을 함께 고밀도로 개발하는게 오히려 환경적이라는 ‘압축도시론’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도쿄와 나리타공항 사이에 위치한  ‘마큐하라 신도심’은 다마 뉴타운과는 다른 전략으로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곳은 주거 중심이 아닌 업무, 문화, 교육, 연구시설을 갖춘 ‘복합신도시로 개발했다.   초대형 국제전시장과 쇼핑센타 문화, 교육 연구시설등을 골고루 갖춘 복합 신도시로 개발했다. 일본대기업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들이 입점하면서 젊은 충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활력을 찾고 있다.              
 
 변두리지역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람이 떠나 도시가 활력을 잃는 것은 아니다. 도쿄(東京) 도 무사시노(武藏野) 시에 위치한 ‘올드 타운(Old Town)’ 기치조지(吉祥寺)의 경우 신문사 여론조사에서 2005년 이후 3년 연속 ‘살고 싶은 곳’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기치조지가 선망의 대상 주택지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전철역을 중심으로 걸어서 30분 이내에 재래 상가, 현대식 대형 쇼핑시설, 작은 동물원 겸 자연공원이등 없는 게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1기 신도시의 경우도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업무시설과 쇼핑. 교육문화등을 집중적으로 유치하는 압축도시 형태로 나아간다면 일본의 마큐하라와 기치조지(吉祥寺) 못지않는 인기 주거지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