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21 세제 개편은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 정부의 의도에 상당한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도대체 고가주택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해주고 또 다주택도 증여로 인한 절세 출구를 마련해 주면서 유독 서민들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는 거주요건 강화라는 추가적인 규제가 들어갔는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말로는 실수요자를 위한 정부의 의지라고 하는데 당장 실수요자에게 혜택이 가는 것 보다는 그동안 투자수요로 인기를 끌던 용인,화성,인천 등 등의 지역 뿐만 아니라 미분양 대책에도 불구하고 장기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지방까지 생각지도 못한 날벼락을 맞은 형국이다.

▶ 1주택 시대를 여는 거주요건 강화

필자는 분명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세제 정책이 지금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그리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견해에는 동감하나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정부가 이번에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완화하면서 거주요건을 강화시킨 것은 이러한 논리를 저변에 깔고 있다.

 

1주택자에게 세금을 감면해주고 장기보유자들에게 세금 면제를 해주면서 이제 거주를 하라는 것이다.

 

실수요자면 당연히 거주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거기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수도권 외곽이든 지방이든 다 거주 요건을 채우라는 것이다. 그 적용시기가 문제이지 그 논지는 정당성이 있다.

이제 주택시장은 또 하나의 커다란 변수가 등장한 것이다. 전혀 예견치 못했던 이러한 변수들은 앞으로도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고 시장참여자들은 정신 못차릴 정도로 혼돈에 빠져들 것이다.

이제 주택을 매수하는 전략이 상당 부분 수정되어야 하는 시점이 왔다.

 

과거에는 내가 거주할 집을 마련하는 전략보다 우선 자산증식이 되는 집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된 전략이었다.

 

일단 자신은 불편하게 전/월세를 살아도 돈이 되는 곳에 매수한 내집은 어김없이 올라주었고 거주하지 않아도 보유기간만 채우면 세금도 내지 않았기에 그 집을 팔아서 평형을 넓히고 자신이 원하는 지역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전략을 수정해야 할 때가 왔다. 실거주하고 장기 보유하면 세금을 면제해주는 대신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그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 다주택자들의 위기

특히 다주택자들은 이제 달리 방법이 없다. 그동안 다주택자들도 정부가 양도세 감면이라는 카드를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것은 지나친 기대였다.

 

이젠 팔지 않으면 종부세 부담은 가중되고 다주택은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지 몰라도 증여라는 방법으로 절세할 수가 있어 한시름은 놓겠지만 그것 또한 궁극적으로는 다주택을 해체시키는 것이며 이것으로 인해 예전처럼 다주택이 활성화될 메리트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대세는 1주택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

 

더욱 종부세 완화도 1주택자들 위한 방안은 기대되나 다주택을 위해서 나올 것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다주택자들이 그렇게 믿었던 MB정부에 와서 다주택 시대는 종막을 고해야 하는 운명에 놓이게 된 것이다.

기존 다주택자들이 이러한 상황이라면 신규 다주택은 그야말로 꿈도 꾸지 못하게 될 것이다.

 

 거주요건만 채우려고 해도 여기저기 주민등록만 옮기기에도 정신 못차릴 것이고 어디 그 주택들이 예전처럼 쑥쑥 올라주기라도 한다면 그래도 남는 것은 있겠지만 그것 또한 이제는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작금의 주택시장은 향후 다주택 또는 1 고가 주택 매물이 출회되어도 받아주는 사람이 없는 호가하락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상황이 된 것이다.

다주택이 제동이 걸린 것은 참여정부의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그리고 실거래가 신고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 세가지 정책은 다주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익들을 거의 몽땅 거두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주택자들은 정권이 바뀌면 그들을 꽁꽁 묶었던 족쇄에서 벗어날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 다주택에 대한 근본적인 규제의 틀은 바뀌지 않았다.

 

다만 어느 정도 숨통은 틔이고 있지만 그것이 그들이 기대했던 것은 아니기에 그 실망감은 생각이상으로 클 것이다.

이제 다주택자들은 9월말 종부세제 개편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역시 큰 기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종부세 세대별 합산이라는 조치가 나와야 다주택자의 숨통을 틔여줄 것인데 바로 그것은 정부가 다주택을 다시 용인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는 것이기에 그 가능성은 정말 희박하다.

▶1주택 시대의 양면

이제 주택마련은 무주택자의 수요와 갈아타기 수요로 충족될 것이다.

 

투자수단으로서 메리트를 잃어가고 있는 주택시장에 과연 그동안 뒷짐을 지던 실수요자들이 뛰어들 것이냐라는 문제가 남아 있지만 시장이 정상을 찾아가기 위한 홍역은 어차피 치루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우선 실수요자들은 철저히 거주지역(특히 직장근접이나 학교 근접) 위주의 내집마련을 하게 될 것으로 보여 그동안 투자수단으로 매수가 앞섰던 수도권 지역들 중에 서울 접근이 불편한 지역들은 상당한 하락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신도시 불패론도 무너질 것이다.

 

일단 지금 나오고 있는 신도시들 중에 광교,송파를 제외하고는 자체 지역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건설되는 한강,동탄2,양주,세교,검단 신도시들은 그 성공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며, 그 외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들도 과거에 지어만 놓으면 팔려나가던 시절을 눈물겹게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지방시장은 더욱 더 암울하다. 그나마 수도권의 투자수단이 유입되어 버티었던 지방 시장은 자체 수요만으로는 버텨낼 방법이 없다.

 

 지금으로서는 가격 인하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힘을 못쓸 판이다. 건설사들은 이제 부도를 막기위해서 정부가 미분양을 매수해주기만을 기다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 結

다주택은 이미 2005년 8.31 대책부터 종말을 고한 투자수단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정책이 가져올 파급효과보다는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한 시기였던 탓에 대부분이 감지를 하지 못한 것 뿐이다.

 

2006년도에 다시 한 번 화려한 상승이 이루어지고 2년동안의 침체가 나타나서야 조금씩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제 다주택이 그다지 메리트가 없다는 것을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다주택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이제 어느 누구도 다주택을 옹호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다주택자에게 우호적이라고 할 수 있는 현 정부가 거주요건 강화라는 철퇴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다주택자의 진출은 극도로 제한될 것이다.

 

결국 다주택의 메리트가 사라지면 상당 기간 주택시장은 수요기근으로 허덕일 것이다.

 

서울 및 일부 수도권 인기지역(과천 및 1기 신도시와 인구밀집지역인 인천,부천,수원,성남 그리고 판교,송도,광교 등 인기신도시 정도)에 국한되어 실수요 시장만이 명맥을 유지할 것이며, 기타 지역들은 당분간은 다주택자들이 쏟아내는 물량으로 인해 상당한 하락압박을 받으며 고통의 시간을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들은 이러한 시기에 굳이 선취매하며 시장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

 

 인기지역에 있어서도 철저히 급매물 위주의 접근이 필요하며, 향후 다주택자들의 공백으로 발생하는 수요공백 시장을 여유있게 지켜보면서 내집마련의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홍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