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7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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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성(山東省) 웨이아이(威海)시.

한국과 가장 가까운 산둥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항구도시다. 한중(韓中)수교 2년 전에 이미 인천항을 오가는 바닷길을 먼저 열었을 정도로 한중 경제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해온 곳이다.

전날 평택항에서 출발해 14시간 배를 타고 웨이아이항에 도착한 것은 지난 2일 오전 10시. 우리나라처럼 3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항구도시는 활력이 넘쳐 보였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인구 20만명의 작은 어촌 마을이던 이 곳은 지금은 천지가 개벽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눈부신 발전을 했다. 인구가 290만명으로 늘었다. 다운타운 인구만 100만 명을 넘는다.

이 곳에 보금자리를 튼 외국투자기업만 2천여 곳이 넘는다. 그 중 한국기업이 1천150여개로 절반이 넘는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기업도 이 곳에 진출할 만큼 한국과의 관계가 밀접하다. 전체 외국인중 한국인이 90%인 3만 여명에 이른다. 웨이하이는 말 그대로 한중 교류·교역의 중심 기지인 셈이다.

경기도와 서해(경기만)을 사이에 둔 중국 동북부의 모든 항구도시 대부분은 이 곳처럼 상전벽해했다.

중국은 불과 20년만에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국이 됐다. 지난 3월말 현재 보유한 달러 등이 3조3천5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해외투자액은 680억 달러에 이른다. 최근 중국 상무부는 해외투자를 연평균 17% 늘려 오는 2015년에는 1천500억 달러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의 해외투자 장려책인 쩌우추취(走出去·외국으로 나가자)의 방향은 20년전 ‘혈맹(血盟)’ 타이베이(대만)와 절연하면서 새로 손을 잡은 이웃나라 한국을 비켜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중국투자 유치 실적은 6억5천100만 달러로, 전년보다 57% 늘었지만 중국 해외투자의 0.9%에 불과하다.

지난 20년간 경기지역 지자체들도 경쟁적으로 중국과 연을 맺었다.

지난해 현재 경기도는 광둥(廣東), 랴오닝(僚寧), 산둥(山東), 허베이(河北), 텐진(天津), 장쑤(江蘇) 등 중국의 6개 성(省)과 자매결연했다. 31개 시·군도 역시 22개 성 62개 시(市)·현(縣)과 자매결연 및 우호협력관계를 맺었다.

이런 인연을 앞세워 자본 유치에 뛰어들었지만 양해각서(MOU) 수준이 아닌 실제 투자로 이어진 것은 손에 꼽을 정도다. 고양 한류월드에 호텔을 짓겠다며 호기있게 MOU에 사인해준 중국 기업이 안면을 바꾼 게 대표적인 예다. 중국 전문가들은 “대(對)중국 교류에 대한 비전과 추진전략 없이,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에 목적을 두고 진행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 자본이 ‘통 큰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인 화성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 안에 중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해줘 차이나 머니(China Money)가 뛰어놀 큰 판을 새로 짜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연이 지난 2월 발표한 ‘차이나 파워 경기도의 대응방안’이란 정책 제안에서 중국인 전용 복합휴양시설 건립을 제안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경기도가 평택항 배후지역을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시화멀티테크노밸리, 화성 바이오밸리, 유니버설스튜디오, 평택항,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이어지는 서해안 루트를 열어 신(新)실크로도를 완성해야 한다. 중국과 가장 가까운 지리적 잇점과 국내 최대 지자체라는 위상을 앞세워 이 루트에 차이나 머니를 유치해야 한다.

경기연 통일통북아센터 신종호 연구위원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산업구조 고도화 방침에 따라 기존 저부가가치 제조업보다 첨단기술·녹색·문화산업을 중시하고 있다”면서 “경기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신성장 동력산업의 육성이 필요하고, 기존 제조업의 고급화, 현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 중국과의 교류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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