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가는 길 쭉~ 용인 수지에 둥지틀까

신봉동 동일하이빌

경기도 수원과 용인의 경계를 이루는 광교산. 봉우리에 올라 용인을 바라본다.

산 줄기 사이로 아파트 숲이 자리 잡았다. 예전엔 산골 계곡이었을 땅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셈이다.

용인 신봉동에는 광교산 가장자리를 타고 교각이 놓이고 있었다. 2009년 상반기 개통 예정인 서울~용인간 고속도로가 놓일 버팀목이다.

용인 수지의 아파트 숲은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 방향으로 스스로를 복제하며 광교산 골짜기 안쪽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먼저 동천동. 광교산이 손곡천의 물길을 흘려보낸 곳에 삼성 래미안 2393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동천동 주민들과 분당 남부 지역 주민들은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 고기JCT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천동 래미안

다음은 신봉동. 신봉천을 따라 동일하이빌 1300가구를 비롯해 5개 업체가 3000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그 남쪽 성복동에는 성복천을 따라 GS자이 2957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성복동 GS자이는 경사지에 성토를 해서 평평하게 만들어 아파트를 짓는다고 한다. 단지 앞으로 도로를 내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 성복IC로 연결될 예정이다.

더 남쪽 상현동에는 현대 힐스테이트 860가구의 보금자리가 예정돼 있다.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 상현IC와 가깝다.

도대체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아파트 숲을 끌어당기는 자석 노릇을 하는 것일까.

상현동 힐스테이트

이유는 강남이다.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는 강남 헌릉로와 직통으로 연결된다. 삼성ㆍ포스코ㆍ현대자동차 등 국내 유수 기업의 본사가 밀집한 강남으로 연결되는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가 생긴다는 소식에 건설사들은 도로 주변으로 아파트 터를 경쟁적으로 확보했다.

지금까지는 용인 수지 주민들은 23번 도로를 타고 분당을 거쳐 강남으로 가야 했다. 그러나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가 뚫리면 용인 수지 지역에서 곧바로 고속도로를 타고 강남으로 갈 수 있게 된다.

2015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도 강남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신분당선이 뚫리면 용인 수지에서 강남역까지 30분이면 주파가 가능하다.

하지만 용인 수지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아파트들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광교산 줄기에 자리잡아 터가 좁고 일부 땅은 경사졌다. 용인이 분당을 이길 수 없는 이유다.

동천동 래미안은 1종에서 3종 주거지역까지 총 4개 블록, 48개 동에 걸쳐 109㎡(33평형)~337㎡(102평형)까지 58개 타입을 선보인다. 옥외무선랜, 무인택배시스템 등 2006년 초에 발표한 새 래미안 컨셉트가 처음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경사지에는 저층 고급 연립주택 56가구를 배치했다는 게 특징이다. '스텝드 하우스'로 이름 붙인 고급 연립주택은 4면 개방형으로 단독주택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광교산이 가지를 쳐 만든 응봉산 자락에 자리잡은 성복 자이는 맞은편 LG빌리지 주민의 거센 반대로 우여곡절을 겪은 곳이다. LG빌리지 주민들은 응봉산 경사지를 성토해 아파트를 지을 경우, LG빌리지 저층부에서는 응봉산의 푸른 녹지 조망권이 없어지고 성토 부분을 바라보게 된다는 점 때문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GS건설 측은 "GS자이가 들어서면 LG빌리지와 함께 대단위 GS타운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릴 것"이라고 설득해 사업이 성사됐다. 성복동에는 수지 자이2차 500가구, 성복자이 1차 822가구, 성복자이 2차 1442가구, 성복자이 4차 894가구 등이 예정돼 있다. 최소 분양면적이 129㎡(39평형)로 중대형 위주라는 점이 특징이다.

상현동 힐스테이트도 최소 분양면적이 126㎡(38평형)로 중대형 위주로 구성돼 있다. 159㎡(48평형)가 405가구로 주력평형이다.

분양가는 용인시와 건설업체 간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어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용인시는 3.3㎡당 1400만원대를 바라고 건설사는 1600만원 이상을 바라는 모습이다.

동천 래미안ㆍ상현 힐스테이트ㆍ성복 자이 등은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12월 전에만 분양하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다만 신봉동 도시개발지역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동일하이빌 등 5개사는 분양이 12월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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